트럼프·시진핑 24일 미중 정상회담… 관세·무역·AI 합의 주목

AP “대중 압박 기대만큼 성과 못 내”… 정상 간 관계가 주요 성과로 부각될 가능성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고율 관세를 앞세운 대중국 압박에서 시진핑 국가주석과의 개인적 관계를 중시하는 방향으로 접근법을 바꾸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중국이 희토류 공급망 지배력을 활용해 대응하면서 미국의 압박 전략이 기대했던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는 평가다.

20일(현지 시간) AP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시 주석을 “훌륭한 신사”라고 표현하며 “우리는 매우 잘 지낸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은 경쟁자이지만 시 주석과 매우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는 첫 대선 출마 당시 중국을 미국 경제의 위협으로 지목했던 태도와 대조된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이 미국의 제조업 기반을 무너뜨리고 중산층을 약화시켰다고 비판하며 강경한 대중국 정책을 내세웠다.

최근에는 민감한 외교·안보 현안에서도 상대적으로 유화적인 발언을 내놓았다. 중국이 이란에 위성사진을 제공했다는 보도에 대해서도 시 주석이 “상당히 합리적으로 행동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 중국, 고율 관세에 희토류로 대응… 미국 외 수출시장 확대

AP는 트럼프 대통령의 태도 변화 배경으로 고율 관세와 수출 제한을 활용한 압박 전략의 한계를 짚었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해 중국에 고율 관세를 잇달아 부과했지만, 중국은 전자제품과 첨단산업에 필수적인 희토류 공급망 지배력을 협상 수단으로 활용했다. 이후 양국은 무역 휴전에 들어갔다.

국제위기그룹(ICG)의 마이클 코브릭 선임고문은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에 대한 접근법을 크게 바꾼 것은 초고율 관세와 수출 제한을 활용하려던 초기 시도가 성공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미국의 관세 부과에도 중국 제조업의 성장세는 이어졌다. 중국은 미국 이외의 수출시장을 확대하며 지난해 전 세계를 상대로 1조2000억 달러의 무역흑자를 기록했다. 저가 전기차 등 중국산 제품의 수출 확대는 미국뿐 아니라 독일과 일본, 한국 등 주요 제조업 국가에도 경쟁 압력으로 작용했다.

미 인구조사국에 따르면 올해 들어 미국의 대중국 상품 무역적자는 전년 동기보다 감소했다. 다만 트럼프 행정부는 일부 중국산 제품이 관세 부담을 줄이기 위해 베트남 등 제3국을 거쳐 미국으로 들어오는 것으로 보고 있다.

◈ 무역 휴전에도 기술 경쟁 지속… 정상회담 실질 성과 관심

미국과 중국은 무역 휴전 기간에도 첨단산업을 둘러싼 경쟁을 이어갔다. 중국은 첨단 반도체에 대한 접근이 제한된 상황에서도 인공지능(AI)과 군사 역량을 확대했으며, 미국은 중국의 희토류 지배력에 대응하기 위한 공급망 구축을 추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과의 경쟁을 이유로 미국의 AI 개발에 속도를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최근 AI 개발 속도를 늦추는 것은 중국을 돕는 일이라며, AI가 “역사상 가장 위대한 경제 발전의 동력”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오는 24일 워싱턴에서 열리는 미중 정상회담에서는 관세와 무역, AI 등 기술 경쟁과 관련한 구체적인 합의가 나올지 주목된다. 다만 정책 합의보다 두 정상의 관계 자체가 주요 성과로 제시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서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중국 담당 선임국장을 지낸 에번 메데이로스 조지타운대 교수는 이번 회담에서 구체적이고 측정 가능한 정책 합의보다 정상 간 관계가 부각될 가능성을 제기했다.

메데이로스 교수는 “트럼프 대통령은 개인적인 관계를 중시하고 시진핑과 잘 지내는 모습을 보여주는 데 큰 의미를 두고 있다”며 “문제는 미국이 중국과의 모든 분야에서 경쟁력을 강화해야 할 바로 이 시점에 이런 접근법이 나타나고 있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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