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매물을 둘러볼 때 공인중개사에게 별도 비용을 내는 ‘임장비’를 둘러싼 논란이 다시 불거졌다. 다만 한국공인중개사협회는 구체적인 도입 계획이 없다고 밝혔으며, 국토교통부도 도입을 협의하거나 검토한 사실이 없다는 입장이다.
8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김종호 협회장은 지난달 26일 기자간담회에서 등기부등본 열람과 원거리 이동 등에 비용이 발생한다며 ‘임장 기본보수제’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중개업계에서는 실제 매수 의사 없이 투자 공부를 목적으로 여러 매물을 둘러보는 ‘임장 크루’가 늘면서 계약으로 이어지지 않는 현장 안내에 시간과 비용이 과도하게 들어간다는 불만이 제기돼 왔다. 반면 실수요자들은 기존 중개보수 외에 추가 부담이 생길 수 있다고 우려했다.
협회 관계자는 해당 발언이 임장 크루 문제에 대한 회장 개인의 생각이었다며 “아직 구체적인 추진계획이나 협회 차원의 기조가 확정된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법안 발의를 준비하거나 국토부와 협의하는 단계도 아니라고 밝혔다.
국토부 관계자도 “중개보수 자체가 원칙적으로 계약이 성립된 이후에 받는 것이기 때문에 현재 임장비를 받을 수 있는 근거는 없다”고 말했다. 현행 공인중개사법은 중개보수와 권리관계 확인 등에 필요한 실비를 규정하고 있지만, 매물 현장 안내 자체에 별도 정액 보수를 부과하는 명시적 규정은 두고 있지 않다.
김 회장은 지난해에도 임장비를 먼저 받고 계약이 성사되면 중개보수에서 차감하는 방안 등을 거론했지만 제도화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권대중 한성대 경제·부동산학과 석좌교수는 일부 실비를 받지 않는 관행이 무료라는 인식을 굳힌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실제 들어간 비용을 넘어 과도하게 부과해서는 안 되는 만큼 임장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용의 범위와 적정 수준에 대한 사회적 합의와 기준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거래금액에 따른 요율 중심의 중개보수 체계를 손질해 기본 수수료에 권리관계 검토 등 추가 업무의 비용을 반영하자는 의견도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