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마하라슈트라주에서 강력한 반개종법 시행을 앞두고 기독교인 여성 22명이 18세 학생을 개종시키려 한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고 있다.
이번 사건은 마하라슈트라주가 새로운 반개종법을 시행하기 불과 며칠 전에 발생했다.
현지 보도에 따르면, 마하라슈트라주 타네 지역 울하스나가르에 거주하는 46세 사티야바티 발크리슈나 쿤체는 팔가르 지역 모코하다 하위지구의 와카드파다 마을에서 해당 학생에게 성경을 비롯한 종교 서적을 건넨 것으로 알려졌다. 쿤체는 이 책들이 질병을 치료하고 병을 예방할 수 있다고 말했다는 혐의도 받고 있다.
학생은 책을 받지 않고 마을 주민들에게 이 사실을 알린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 주민들은 쿤체가 힌두교 신들과 종교 관습에 대해 부정적인 발언을 했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쿤체와 또 다른 지역 주민인 쿠숨 시브람 캄브디를 종교적 감정을 훼손한 혐의와 관련한 주요 조사 대상자로 지목했다. 사건은 지난 8월 25일 접수됐다.
현재까지 체포된 사람은 없으며, 경찰은 추가 조사를 위해 22명의 여성을 석방했다. 이들 가운데 상당수는 인도 남부 도시 하이데라바드 출신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건은 마하라슈트라주에서 ‘2026년 종교의 자유법(Maharashtra Freedom of Religion Act, 2026)’이 8월 28일부터 시행된 직전에 발생했다는 점에서 기독교계의 우려를 낳고 있다.
칼리안 교구의 마르 토마스 엘라바날 은퇴 주교는 이번 사건의 시점에 우려를 표했다. 그는 가톨릭교회가 강제 개종을 지지하지 않는다면서도, 시민에게는 자신이 원하는 신앙을 실천하고 전파할 헌법상 권리가 있다고 밝혔다.
기독교인들의 시민권을 옹호하는 단체인 가톨릭 세속 포럼(Catholic Secular Forum)의 설립자 조지프 디아스는 이번 사건을 매우 우려스러운 일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이미 마하라슈트라주 형법에 강제 개종을 다루는 규정이 존재하는 상황에서 새로운 법이 필요한지 의문을 제기했다.
현재 인도에서는 13개 주가 종교 개종을 제한하는 법률을 시행하고 있다. 이들 주 가운데 상당수는 나렌드라 모디 총리가 이끄는 힌두 민족주의 성향의 인도국민당(BJP)이 집권하고 있다.
기독교 단체들은 이러한 반개종법이 종교적 소수자에 대한 괴롭힘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법률의 합헌성에 대해 인도 대법원에 문제를 제기한 상태다.
마하라슈트라주의 기독교인은 전체 인구 1억2천950만 명 가운데 약 0.96%인 100만여 명으로 추산된다. 최근에는 개종 혐의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마하라슈트라주 교회들이 예배 참석자들에게 강요에 의해 교회에 참석한 것이 아니라는 내용의 동의서에 서명하도록 요구하기 시작한 것으로 전해졌다.
새 법은 결혼이나 사기, 강요, 유인, 부당한 영향력 등을 통한 종교 개종을 규제한다. 상습적으로 위반한 혐의를 받는 경우 최대 10년의 징역형에 처해질 수 있다. 또한 개종을 희망하는 사람은 사전에 관할 지역 행정관에게 60일 전에 통보해야 하며, 이를 위반할 경우 최대 7년의 징역형이 부과될 수 있다.
기독교계에서는 이 법이 기도 모임 등을 가장한 개종 활동이라는 혐의를 제기하는 데 악용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팔가르 인근 바사이에 있는 샘 마타이 목사는 최근 6개월 동안 날라소파라, 바이안더, 팔가르, 바사이-비라르 지역의 교회들이 힌두 민족주의 단체 회원들이 예고 없이 교회에 들어오는 과정에서 11차례 공격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인도의 반개종법은 1980년대부터 등장하기 시작했으며, 최근 12년 동안 모디 총리가 이끄는 정당의 정치적 영향력이 확대되면서 법 집행도 더욱 엄격해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우타르프라데시주는 2020년 자체 반개종법을 도입했다. 현지 법률지원 단체에 따르면 현재까지 기독교인과 관련된 약 200건의 사건이 계류 중이며, 800명 이상의 목회자와 신도들이 체포되거나 구금된 것으로 집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