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수본, 신천지·통일교 관계자 32명 기소…이만희 구속·한학자 불구속

정당 입당 강요·조세포탈·불법 정치자금·횡령 등 수사…8개월 만에 수사 마무리
국민의힘 당원 집단 가입 의혹 등 정교유착 의혹을 받는 이만희 신천지예수교증거장막성전(신천지) 총회장이 지난 6월 4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검찰청에 위치한 합수본 사무실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고 있다. ©뉴시스

신천지와 통일교의 정교분리 원칙 위반 및 각종 비리 의혹을 수사해온 정교유착 비리 합동수사본부가 이만희 신천지 총회장을 구속기소하고 한학자 통일교 총재를 불구속기소하는 등 모두 32명을 재판에 넘겼다.

정교유착 비리 합동수사본부는 31일 약 8개월간 진행한 수사 결과를 발표했다. 합수본은 신천지와 관련해 정당 가입 강요, 조세포탈, 교회 자금 횡령 등을 수사해 16명을 기소했고, 통일교 관련 불법 정치자금 기부와 횡령 등의 혐의로도 16명을 재판에 넘겼다.

신천지 16명 기소…이만희 등 4명 구속

합수본은 특정 정당 가입을 조직적으로 강요한 혐의 등으로 이만희 총회장과 고동안 전 총회 총무 등 신천지 관계자 4명을 구속기소했다. 전·현직 간부 4명은 불구속기소했다.

합수본은 이 총회장 등이 교단 현안을 해결하기 위해 정치권에 영향력을 행사할 목적으로 신천지의 위계질서와 수직적 조직문화를 이용해 각 지파에 정당 가입 목표 인원을 할당한 것으로 판단했다.

수사 과정에서는 2021년 6월부터 2024년 4월까지 수만 명의 신도가 특정 시기에 특정 정당에 대거 가입했고, 일부 신도는 본인의 자유의사와 달리 가입을 강요받은 정황이 확인됐다고 합수본은 밝혔다.

합수본은 지난 1월부터 6월까지 신천지 총회 본부와 주요 간부 주거지, 특정 정당 당사 등 56곳을 압수수색하고 관련자 약 200명을 조사했다.

신천지 차원의 조세포탈 혐의도 수사 대상에 포함됐다.

합수본은 신천지가 2016년부터 2020년까지 전국 70개 지교회 매점을 신도 개인 명의로 위장 운영하고 현금 매출을 숨기는 방식으로 법인세와 부가가치세 약 75억원을 포탈한 것으로 보고 이 총회장 등 3명을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조세포탈 혐의 등으로 불구속기소했다.

또 고동안 전 총회 총무 등 3명은 교회 자금 약 60억원을 빼돌린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합수본은 이와 별도로 시몬지파 신학부장과 고양시장 예비경선 출마를 앞뒀던 민주당 소속 후보의 지지자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기소했다.

이들은 6·3 지방선거를 앞둔 지난해 8월 신도 30여명을 민주당에 가입시킨 혐의를 받는다. 다만 합수본은 총회장이나 총회 차원에서 특정 정당 가입을 강요한 정황은 확인되지 않아 조직적 입당 강요 사건과는 별도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통일교 16명 기소…정치인 132명에 불법 후원 혐의

통일교와 관련해서는 정치권 영향력 확대를 위해 교단 자금을 정치자금으로 사용한 혐의 등이 수사됐다.

합수본은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과 송광석 전 세계평화국회의원연합 회장, 전 천주평화연합 회장 이모씨 등 3명을 정치자금법 위반 및 업무상 횡령 혐의로 불구속기소했다.

이들은 2019년 9월부터 지난해 1월까지 통일교 조직을 활용해 국회의원 등 정치인 132명에게 약 1억8800만원의 정치자금을 불법 기부한 혐의를 받는다.

범행에 가담한 통일교 산하 지구장 등 간부 6명도 같은 혐의로 약식기소됐다.

합수본은 윤 전 본부장과 송 전 회장이 공모해 통일교 자금 2370만원을 국회의원 등 47명에게 제공하고, 윤 전 본부장과 이 전 회장이 공모해 1억20만원을 국회의원 등 92명에게 기부한 혐의 등이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 정치자금 사건에서 한학자 총재와 정원주 전 비서실장은 직접 범행에 관여했다는 증거가 충분하지 않다고 보고 불송치 및 기록 반환으로 사건을 종결했다.

한학자 총재, 교단 자금 횡령 혐의로 불구속기소

별도의 교회 자금 횡령 사건에서는 한학자 총재와 정원주 전 비서실장, 윤영호 전 본부장, 전 통일교 중앙행정실장 등 4명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혐의로 불구속기소됐다.

합수본은 이들이 통일교 자금 약 60억원을 허위 회계처리해 인출한 뒤 ‘예물비’ 등의 명목으로 빼돌려 총재 개인 금고에 보관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총재와 윤 전 본부장은 다른 사건으로 이미 구속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는 상태라고 합수본은 설명했다.

통일교가 전·현직 국회의원들에게 수천만원대 금품을 전달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공소시효 완성과 증거 부족 등을 이유로 대부분 불송치 또는 불기소 판단이 내려졌다.

합수본은 한 총재가 전재수 부산시장에게 한일해저터널 사업과 관련한 청탁을 목적으로 명품시계와 현금을 전달했다는 의혹도 수사했다.

합수본은 전 시장이 경기 가평 통일교 천정궁에서 한 총재를 만난 시점을 특정했지만 실제 금품 수수 여부와 액수를 입증하지 못했고 일부 혐의는 공소시효가 지난 것으로 판단했다.

임종성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김규환 전 미래통합당 의원의 정치자금법 위반 등 혐의 역시 무혐의 처분됐다. 이에 따라 한 총재 등의 뇌물공여 혐의도 불기소됐다.

다만 전 시장 보좌진 4명이 압수수색에 대비해 지역구 사무실 PC를 초기화하고 저장장치를 훼손한 사실은 확인돼 증거인멸 혐의로 불구속기소됐다. 합수본은 이 과정에서 전 시장의 지시가 있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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