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기 무소속 의원을 둘러싼 경찰 수사가 11개월째 이어지는 가운데 김 의원의 국회의원직 제명을 요구하는 국민동의청원이 올라왔다.
8일 국회 국민동의청원의 ‘공개 전 청원’을 보면 한 청원인은 이날 김 의원에게 제기된 13개 비위 의혹과 관련해 국회가 징계 절차에 착수해야 한다는 내용의 청원 글을 등록했다. 국회법 제155조에 따라 징계 절차를 개시하고 윤리특별위원회 심사를 거쳐 김 의원을 제명해 달라는 내용이다.
청원인은 경찰 수사가 미진해 결론을 내리지 못한 것이 아니라 이미 나온 결론을 발표하지 않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수사 결과를 계속 기다리기보다 국회가 직접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보완수사권 폐지와 중대범죄수사청 출범으로 권력형 범죄 수사가 사실상 경찰의 몫이 됐다고 주장했다. 경찰의 판단이 최종 결론으로 이어지는 수사 구조에서 김병기 의원 사건이 첫 시험대가 됐다는 게 청원인의 설명이다.
◈ “송치 여부도 결정 안 돼”…국회 직접 대응 촉구
청원인은 고발이 이뤄진 지 1년이 다 돼가지만 송치 여부조차 결정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서울경찰청이 조속한 사건 처리 의지를 밝혔지만 국가수사본부가 이를 뒤집었으며, 국가수사본부장이 교체된 이후에도 상황은 달라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수사 결론이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올 때마다 지방선거와 경찰 지휘부 교체, 전당대회 등의 정치 일정이 앞에 놓이면서 처분이 미뤄졌다고도 했다. 이에 따라 더는 수사기관의 결론만 기다리지 말고 국회가 직접 나서야 한다고 요구했다.
청원인은 수사기관은 정치권을 살피고, 정치권은 수사 결과를 기다린다는 이유로 침묵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국회법 제155조에 규정된 징계권은 형사 절차의 결론을 기다려야만 행사할 수 있는 권한이 아니라 국회가 독자적으로 행사할 수 있는 권한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수사기관을 견제하는 제도를 정비한 주체가 국회라면 그 과정에서 발생한 공백 역시 국회가 책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국회가 스스로를 바로 세울 수 있다는 점을 증명해 달라고 당부했다.
◈ 국민동의청원 공개·상임위원회 회부 절차
해당 글은 정식 공개에 앞서 국민의 사전 동의를 받는 ‘공개 전 청원’ 단계에 등록됐다.
국민동의청원에 등록된 글은 30일 이내에 100명의 찬성을 받아야 공개 요건 검토 대상이 된다. 사전 동의 기준을 충족하면 국회가 일주일 이내에 청원 요건을 심사한다.
심사를 통과한 청원은 일반에 공개된다. 이후 국회 상임위원회 안건으로 회부되려면 공개일부터 30일 이내에 5만 명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
◈ 경찰, 13개 의혹 수사…“큰 틀에서 마무리 단계”
서울경찰청 공공범죄수사대는 지난해 9월부터 김 의원을 둘러싼 13개 비위 의혹을 수사하고 있다.
수사 대상에는 김 의원 차남의 취업 청탁과 숭실대 특혜 편입 의혹, 전직 보좌관에 대한 인사상 불이익 의혹, 공천 헌금 수수 의혹 등이 포함됐다. 김 의원은 관련 의혹이 불거진 뒤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했으며 현재 무소속 신분이다.
경찰은 김병기 의원 수사가 큰 틀에서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고 밝혔다. 홍석기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장은 지난 3일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중요 사건일수록 검찰의 보완수사 요구가 나오지 않도록 작은 부분까지 들여다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피의자인 김 의원과 고소인 측인 전직 보좌관은 모두 경찰에 조속한 처분을 요구했다. 최근 김 의원 측 변호인은 불송치 결정을 내려달라는 취지의 의견서를 제출했고, 전직 보좌관은 수사 관련 심의 신청서를 경찰에 제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