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슬리의 성화론, 사랑의 완성 향해 끊임없이 나아가는 삶”

웨슬리신학세미나서 이후정 박사, 웨슬리 성령론·성화론·새 창조 비전 조명
(왼쪽부터) 이후정 박사, 김성원 소장. ©웨슬리신학연구소 제공

서울신학대학교 웨슬리신학연구소(소장 김성원)는 지난 23일 이후정 박사(전 감리교신학대학교 총장, 석좌교수)를 초청해 '웨슬리의 성령이해, 체험에서 사랑의 완전으로'를 주제로 신학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날 세미나는 김성원 교수(웨슬리신학연구소 소장)의 사회로 진행됐으며, 웨슬리 신학의 핵심인 성령론과 성화론, 그리고 오늘날 한국교회에 주는 신학적 의미를 중심으로 발표와 질의응답이 이어졌다.

이후정 박사는 발제를 통해 존 웨슬리 신학을 관통하는 핵심은 성령의 역사라고 강조했다. 그는 "웨슬리의 성화론은 독립된 교리로 이해할 것이 아니라 성령의 사역 안에서 이해해야 하며, 성령의 역사는 개인의 구원과 성화에 머무르지 않고 교회와 사회, 더 나아가 창조세계 전체를 새롭게 하는 '새 창조(New Creation)'의 비전으로 확장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웨슬리가 평생 추구했던 ‘성경적 기독교(Scriptural Christianity)’를 소개하며 "이것은 단순히 성경을 강조하는 표어가 아니라 초대교회가 경험했던 살아있는 성령의 역사를 오늘의 교회 안에서 회복하려는 비전이었다"고 설명했다.

더불어 "당시 영국교회가 형식주의와 영적 침체에 빠져 있던 상황에서 웨슬리가 강조한 것은 교리나 제도의 회복이 아니라 성령께서 실제로 역사하시는 교회의 회복이었다"며 "오늘날 한국교회 역시 무엇보다 성령의 생명력을 회복하는 일이 중요하다"고 했다.

◆ 웨슬리 성령론의 핵심 ‘성령의 직접적인 증거’와 성화의 의미 조명

이후정 박사는 웨슬리 성령론의 핵심 가운데 하나인 ‘성령의 직접적인 증거’에 대해 비중 있게 설명했다. 그는 이를 웨슬리 신학의 가장 독창적인 공헌 가운데 하나로 평가하며, 신앙의 확신은 인간의 감정이나 이성적 추론에서 비롯되는 것이 아니라 성령께서 신자의 마음에 직접 증거하시는 내적인 확신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웨슬리가 말한 믿음은 하나님에 대한 지식을 받아들이는 수준을 넘어 하나님을 실제로 경험하고 인식하는 영적 감각(sensus spiritualis)에 기초한다"며 "이러한 성령의 증거는 사랑과 기쁨, 평화 등 성령의 열매를 통해 삶 속에서 확인되며, 궁극적으로 신자의 삶을 변화시키는 실제적인 능력으로 나타난다"고 덧붙였다.

이어 웨슬리 성령론의 또 다른 특징으로 하나님의 내주하심과 은혜의 역사를 제시했다. 그는 "웨슬리에게 성령은 단순한 교리적 개념이 아니라 신자 안에 거하시며 생명을 주시는 하나님의 임재"라며 "은혜 역시 단순히 죄를 용서하시는 하나님의 호의가 아니라 인간을 새롭게 변화시키고 하나님의 형상을 회복시키는 성령의 능력으로 이해해야 한다. 이러한 이해는 인간의 변화를 강조한 동방교회의 신학 전통과도 연결된다"고 설명했다.

성화에 대한 설명에서는 웨슬리가 말한 ‘기독자 완전’에 대한 오해를 바로잡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이후정 박사는 "기독자 완전은 더 이상 성장할 필요가 없는 완성된 상태나 죄가 전혀 없는 상태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며 "오히려 성령의 은혜 안에서 하나님의 형상을 회복하며 사랑 안에서 지속적으로 성장해 가는 역동적인 과정으로 이해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성화는 인간의 노력만으로 이루어지는 윤리적 개선이 아니라 성령께서 신자의 인격과 삶을 변화시키시는 과정이며, 웨슬리가 말한 기독자 완전의 궁극적인 목표 역시 죄 없음 자체가 아니라 하나님과 이웃을 향한 사랑이 온전히 이루어지는 데 있다"면서 "결국 웨슬리의 성화론은 사랑의 완성을 향해 끊임없이 나아가는 삶으로 이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성령의 역사, 개인을 넘어 교회와 창조세계까지 회복하는 새 창조의 비전”

이후정 박사는 "성령의 역사는 개인의 성화에만 머무르지 않는다"며, 웨슬리가 말한 새 창조는 교회와 사회는 물론 창조세계 전체의 회복을 지향하는 비전이라고 설명하며 "성령의 사역은 하나님의 나라가 완성되는 종말론적 소망과도 긴밀하게 연결돼 있다"고 했다.

이어 "오늘의 교회 역시 이러한 새 창조의 비전을 품고 세상을 섬기는 공동체가 되어야 한다"고 했다.

끝으로 그는 "오늘날 교회가 형식과 제도 중심의 신앙을 넘어 ‘영적인 기독교’를 회복해야 한다"며 "하나님과의 살아있는 교제를 성령의 인도하심 가운데 회복하고, 사랑으로 드러나는 거룩한 삶을 살아갈 때 웨슬리가 강조했던 성령의 역사와 새 창조의 비전도 오늘의 교회 안에서 계속 이어질 수 있다"고 전했다.

발제 이후에는 웨슬리의 영적 감각과 새 창조, 한국교회의 성령운동, 목회 현장에서의 성령 체험과 영적 훈련 등을 주제로 질의응답이 이어졌다.

류재성 교수는 웨슬리가 말한 영적 감각을 신학교육에서 어떻게 이해하고 가르칠 수 있는지 질문했으며, 최근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생태신학과 관련해 웨슬리의 새 창조 사상이 창조세계 전체의 회복이라는 관점에서 어떻게 확장될 수 있는지도 물었다.

이에 이후정 박사는 "영적 감각은 논리나 이성만으로 설명할 수 있는 개념이 아니라 성령의 역사 가운데 하나님을 실제로 경험하고 인식하는 신앙의 차원"이라며 "웨슬리가 말한 믿음은 단순한 지식이 아니라 하나님을 인식하는 영적 감각이며, 이러한 체험은 이론만으로 전달되는 것이 아니라 성령의 역사 속에서 형성된다. 새 창조는 개인의 구원에만 머무르지 않고 창조세계 전체의 회복을 지향하는 웨슬리 신학의 큰 비전이라며 앞으로도 지속적인 연구가 필요한 분야"라고 했다.

김성원 소장은 오늘날 한국교회의 성령운동을 웨슬리의 성령 이해에 비추어 어떻게 평가할 수 있는지 질문했다. 그는 한국교회가 오랫동안 성령운동을 강조해 왔지만, 웨슬리가 말한 성령의 역사가 실제 성화와 삶의 변화, 사랑의 열매로 이어지고 있는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한 성령 체험이 일시적인 감정이나 은사 중심에 머무르지 않고 성경에 기초한 균형과 거룩한 삶으로 이어지기 위해 어떤 방향을 지향해야 하는지 견해를 요청했다.

이에 이후정 박사는 한국교회의 성령운동이 초대교회의 생명력을 회복하려는 열망 속에서 발전해 온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모든 성령 체험은 성경을 기준으로 끊임없이 분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웨슬리 역시 열광주의를 경계하며 성령 체험을 언제나 성경 위에서 검증하려 했다"며 "성령운동 역시 은사나 감정적 체험 자체를 목표로 삼기보다 거룩한 삶과 사랑의 실천으로 이어질 때 건강한 열매를 맺을 수 있다"고 답했다.

최종학 목사는 여름 수련회와 부흥집회 등 목회 현장에서 경험하는 성령 체험이 일회성 행사에 그치지 않고 지속적인 신앙 성숙으로 이어지기 위해 필요한 영적 훈련에 대해 질문했다.

이에 이후정 박사는 "웨슬리가 무엇보다 강조한 것은 특별한 체험 자체가 아니라 지속적인 회개와 자기 성찰의 삶이었다"며, 웨슬리의 설교 「신자들의 회개」를 언급하며 "신자의 삶은 끊임없이 자신을 돌아보고 하나님 앞에서 회개하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자기 성찰이 사라질 경우 성령 체험은 감정주의와 주관주의로 흐르기 쉽고 영적 교만에 빠질 위험도 있다"고 경고하며, 웨슬리가 평생 성령 체험을 하나님의 말씀으로 검증하고 설교자 양성에 힘쓴 점을 소개하며 "오늘날 교회 역시 말씀과 기도, 회개를 통해 영적으로 성숙한 목회자를 세우는 일에 더욱 힘써야 한다"고 했다.

질의응답을 마무리하며 김성원 소장은 “우리가 변화와 성화를 소망하면서도 쉽게 변화되지 못하는 이유는 결국 성령을 의지하지 못하기 때문”이라며 “웨슬리가 평생 성령의 역사를 강조했던 것처럼 오늘의 교회도 날마다 성령을 구하며 회개하는 삶을 회복해야 한다”고 했다.

아울러 “성령을 체험하는 것만큼 중요한 것은 그 체험을 자신의 것으로 소유하거나 왜곡하지 않는 것”이라며 “한국교회의 성령운동이 언제나 하나님의 뜻과 성경 위에 바로 설 수 있도록 함께 기도하자”고 참석자들에게 권면하며 세미나를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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