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이 아닌 마음을 듣는 사람의 이야기

[신간] 사랑의 또 다른 이름 경청
도서 「사랑의 또 다른 이름 경청」

메신저는 늘 열려 있고 스마트폰의 알림은 끊임없이 울리는 시대. 하루에도 수없이 많은 말이 오가지만, 역설적이게도 사람들은 점점 더 “아무도 내 이야기를 들어주지 않는다”고 호소한다. 빠른 반응은 넘쳐나지만 깊은 ‘경청’은 증발해 버린 이 시대의 결핍을 정확히 짚어낸 신간, 『사랑의 또 다른 이름 경청』이 출간되었다.

저자 박성희는 이 책을 통해 경청이 단순한 대화의 ‘기술’이 아니라, 관계를 살리는 ‘태도’이자 삶의 방향임을 조용하지만 단호하게 역설한다.

예수님의 걸음을 멈추게 한 가장 오래된 사랑의 언어

우리는 누군가의 말을 들을 때조차 속으로는 이미 내가 할 대답을 준비하고, 온전히 공감하기보다는 문제를 다급히 해결하려 든다. 저자는 이러한 우리의 메마른 듣기 방식에 성경 속 예수님의 모습을 거울처럼 비춘다.

늘 바쁜 길 위에 계셨지만 한 번도 서두르신 적이 없었던 예수님. 예루살렘으로 향하는 긴박한 길 위에서 눈먼 소경 바디메오의 외침에 걸음을 멈추신 장면이나, 사마리아 여인에게 먼저 물을 청하시고 간음한 여인 앞에서 침묵으로 응답하신 순간들은 모두 ‘경청’이 사랑이 작동하는 가장 완벽한 방식임을 보여준다. 바디메오 앞에서 예수님의 걸음이 멈춘 것은 그분의 능력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사랑이 충분했기 때문이다.

가정부터 리더십까지, 삶의 현장으로 들어온 통찰

"경청은 단순히 귀를 여는 일이 아니다. 그것은 속도를 늦추는 일이며, 내 중심에서 잠시 내려오는 일이다. 말을 멈추고, 판단을 멈추고, ‘지금 이 사람은 무엇을 말하고 있는가’가 아니라 ‘이 사람의 마음은 지금 어디에 있는가’를 묻는 일이다."

이 책의 미덕은 깊은 신학적 통찰을 가정, 부부, 자녀, 교회, 리더십이라는 아주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현장으로 끌어온다는 데 있다. “가정은 왜 점점 조용해지는가”, “아이는 말보다 반응을 기다린다”, “리더십은 말솜씨가 아니라 귀의 깊이다”라는 본문의 외침들은 신앙 서적의 틀을 넘어, 소통의 부재로 지친 모든 현대인에게 실질적인 위로와 해답을 제시한다.

들었다면 걸어야 한다, ‘삶’으로 확장되는 경청

4부에 이르러 저자는 경청을 단절된 대화의 복원을 넘어 ‘삶’ 그 자체로 확장시킨다. 참된 신앙은 듣는 데서 시작되지만, 결국 들은 대로 따르고 걷는 데서 완성된다는 것이다.

『사랑의 또 다른 이름 경청』은 독자에게 묵직한 질문 하나를 던진다. "나는 오늘 누군가의 말을 끝까지, 사랑으로 들어주었는가?"

말이 줄어들수록 사랑은 깊어지고, 내 중심에서 내려와 귀를 열 때 비로소 삶의 방향이 바뀐다. 누군가의 닫힌 마음을 열고 그의 이야기를 제대로 들어주고 싶은 모든 이들에게, 이 책은 가장 작지만 가장 강력한 변화의 출발점이 되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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