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키스탄 법원, 납치된 기독교 소녀 양육권 '제3자' 인계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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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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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제 개종 및 조혼 피해 16세 소녀 생면부지 무슬림 여성에게 인도...가족 측 "명백한 위법" 고등법원 항소 예고
©Hamid Roshaan/ Unsplash.com

미국 크리스천데일리인터내셔널(CDI)은 파키스탄 사법부가 무슬림 남성에게 납치돼 강제 개종과 혼인을 당한 16세 기독교 소녀의 양육권을 친가족이 아닌 생면부지의 무슬림 여성에게 인계하는 판결을 내려 논란이 확산하고 있다고 7월 22일(이하 현지시각) 보도했다. CDI는 해당 판결이 피해 아동이 강압에 의해 조작된 진술을 했다는 이전 재판부의 판단을 정면으로 뒤집은 결정이며 현지 기독교계와 인권 단체들의 강력한 반발을 사고 있다고 밝혔다.

피해자 가족을 대리하는 하니프 하미드 변호사에 따르면, 펀자브주 카네왈 지역에 거주하던 16세 학생 메흐나즈 나딤은 지난 5월 15일 자택에서 무슬림 남성 안사르 사이드에게 납치됐다. 피해자의 아버지는 즉각 관할 경찰서에 파키스탄 형법상 미성년자 납치 및 강간 혐의로 용의자들을 고발했다.

경찰은 피해자의 휴대전화 통화 기록과 기지국 데이터를 추적한 끝에 지난 5월 29일 시알코트의 한 호텔에서 용의자 사이드를 체포하고 메흐나즈를 구조했다. 하미드 변호사는 구조 직후 진행된 의료 진단에서 성적 학대 증거가 발견되었으며, 수사 당국은 용의자가 결혼을 미끼로 미성년자를 유인해 납치한 것으로 결론 내렸다고 밝혔다.

강압에 의한 진술 번복과 엇갈린 파키스탄 법원 판결

사건의 쟁점은 구조된 피해자의 법정 진술 과정에서 불거졌다. 지난 6월 4일 첫 번째 심리를 맡은 자파르 이크발 치안 판사 앞에서 메흐나즈는 자발적으로 이슬람으로 개종하고 사이드와 혼인했다고 진술했다. 그러나 하미드 변호사는 미성년자인 피해자가 법적으로 유효한 혼인 및 개종 동의 능력이 없으며, 납치범의 협박에 의한 강압적 진술이라고 변론했다.

이크발 치안 판사는 변호인단의 주장을 수용했다. 그는 이 사건이 펀자브주 강간 방지법 및 아동결혼제한법에 해당한다고 판단하고, 피해자의 진술이 강압에 의해 이루어졌음을 인정했다. 이에 따라 법원은 용의자를 구속하고 메흐나즈를 정부 운영 보호 시설로 인계했다. 이후 보호 시설에서 아버지를 면회한 피해자는 자신이 용의자에게 속았음을 깨닫고 가족의 품으로 돌아가기로 합의했다.

하지만 사건은 두 번째 심리에서 전혀 다른 국면을 맞았다. 지난 6월 23일, 메흐나즈는 돌연 보호 시설 퇴소를 요청하며 가족에게 돌아가는 것이 두렵다는 이유로 자신이 신뢰하는 사람과 떠나게 해달라고 법원에 호소했다. 하미드 변호사는 미성년자를 연고가 없는 타인에게 맡길 수 없다고 강력히 반대했으나, 사건을 넘겨받은 무함마드 소하일 안줌 치안 판사는 다음 날 소녀를 샤지아 마이라는 무슬림 여성에게 인계하라고 명령했다. 해당 여성은 피해자와 어떠한 혈연이나 법적 관계도 없는 제3자였다.

펀자브주 아동결혼제한법 무색 라호르 고등법원 항소 예고

하미드 변호사는 이번 법원의 결정이 1890년 제정된 보호자 및 피후견인법을 명백히 위반한 판결이라고 비판했다. 관련 법령에 따르면 법원은 아동의 양육권을 친부모나 적합한 친척에게 복원하거나 국가의 보호 관할권을 행사해야 하며, 미성년자를 생면부지의 타인에게 넘겨줄 법적 근거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또한 이번 판결은 최근 펀자브주가 선포한 아동결혼제한법 개정안의 취지도 무색하게 만들었다. 지난 5월 11일 발효된 펀자브주 아동결혼제한법 개정안은 남녀 혼인 최저 연령을 18세로 상향하고, 모든 법적 판단의 최우선 고려 사항을 '아동의 최선의 이익'으로 규정하고 있다. 특히 납치나 강압이 연루된 사건에서 미성년자의 표면적인 동의는 양육권 결정의 근거가 될 수 없도록 명시했다.

하미드 변호사는 앞선 재판부가 강압에 의한 허위 진술로 판단해 국가 보호 조치를 내렸음에도, 다른 판사가 뚜렷한 근거 없이 피해자를 낯선 인물에게 인도한 것은 사법 시스템의 모순이라고 지적했다. 피해자 가족 측은 아이의 안전이 심각한 위협에 처해 있다며, 이번 양육권 인도 명령에 불복해 파키스탄 라호르 고등법원에 항소할 방침이다.

국제사회 우려 확산 속 반복되는 소수 종교 인권 침해

파키스탄 내 소수 종교 공동체 미성년자를 겨냥한 납치, 강제 개종 및 조혼 사건은 국제사회의 주요 인권 현안으로 떠올랐다. 이번 사건은 파키스탄 기독교 소녀 납치 및 강제 개종 피해의 전형적인 구조를 보여주며 국제 인권 단체들의 우려를 낳고 있다.

지난 7월 9일 유럽의회는 13세 기독교 소녀 마리아 샤바즈의 강제 조혼 사건을 규탄하는 결의안을 채택한 바 있다. 유럽의회는 파키스탄 정부를 향해 아동 혼인 근절 체계를 강화하고, 소수 종교 피해자 가족의 신고를 처리할 국가적 기구를 설립할 것을 촉구했다. 또한 미성년자 연루 사건의 투명한 조사와 가해자 처벌을 강력히 권고했다.

또한, 국제사회의 지속적인 압박에도 불구하고 파키스탄 사법부가 아동 보호와 소수 종교 인권 보장 의무를 방기하고 있다는 비판은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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