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크리스천데일리인터내셔널(CDI)은 파키스탄 내 기독교 등 소수 종교 미성년 소녀들에 대한 납치 및 강제 개종, 강제 결혼 문제가 유럽연합(EU) 의회에서 공식적으로 다뤄진다고 7월 8일(이하 현지시각) 보도했다.
네덜란드 쥬빌리 캠페인의 조셉 얀센 옹호 담당관은 오는 14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소수 종교 미성년 소녀 보호를 위한 국제회의가 개최된다고 밝혔다. 이번 회의는 유럽 보수개혁당(ECR) 소속 베르트-얀 루이센 의원과 유럽 국민당(EPP) 소속 마테이 토닌 의원이 공동 주최하며, 회의 다음 날인 15일에는 파키스탄 소수 종교 탄압을 규탄하는 긴급 결의안 표결이 진행될 예정이다.
이번 회의에서는 파키스탄의 13세 기독교 소녀 마리아 샤바즈 사건이 집중적으로 조명된다. 앞서 파키스탄 연방 헌법재판소는 지난 2월 3일 마리아가 자신을 납치한 것으로 지목된 30세 무슬림 남성 셰흐리야르 아흐마드와 맺은 결혼을 합법으로 인정하는 판결을 내렸다. 이에 대해 현지 기독교계와 인권 단체들은 해당 판결이 유사 범죄를 조장할 수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13세 기독교 소녀 사건 조명 및 피해자 가족 직접 증언
회의에는 쥬빌리 캠페인의 앤 부왈다 전무이사, 국제 인권 변호사 술레마 제한기르, 마리아 가족의 법적 대응을 돕고 있는 국제자유수호연맹(ADF)의 카르멘 코레아스 법률 고문 등 인권 전문가들이 연사로 참여한다. 특히 마리아 샤바즈의 부모를 비롯해 파키스탄 강제 개종 및 강제 결혼 피해자 가족들이 직접 증언에 나서 현지의 지속적인 인권 침해 실태를 고발할 계획이다.
국제 인권 단체들은 파키스탄에서 미성년 소녀들이 납치되어 무슬림 남성과 강제 결혼하는 사례가 반복되고 있으나 사법 당국이 법적 연령을 무시하고 가해자를 옹호하는 판결을 내리고 있다고 지적해 왔다. 얀센 담당관은 파키스탄이 유엔 아동권리협약과 여성차별철폐협약 등 다수의 국제 조약 당사국으로서 아동을 보호할 법적 의무가 있음을 강조했다.
또한 EU가 일반특혜관세제도 플러스(GSP+) 무역 지위 유지를 위한 인권 조건으로 파키스탄에 소수 종교인 및 아동 보호 강화를 지속적으로 요구해 왔다고 설명했다. 그는 마리아 샤바즈 사건 등이 파키스탄 정부의 국내 아동 보호법 및 국제 인권 의무 이행 의지를 시험하는 사례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유엔 인권 전문가 규탄 및 파키스탄 기독교 박해 실태 조사
유엔 인권이사회가 임명한 독립 전문가 패널 역시 지난 4월 파키스탄 정부에 강제 개종과 강제 결혼을 근절할 것을 촉구했다. 전문가들은 전국적인 법정 혼인 최저 연령을 18세로 지정하고 강제 개종을 독립된 범죄로 처벌할 것을 권고하며 현지 법 집행 기관의 소극적인 수사 태도를 비판했다.
유엔 통계에 따르면 2025년 파키스탄에서 발생한 파키스탄 강제 개종 및 강제 결혼 피해자의 약 75%는 힌두교도, 25%는 기독교인으로 파악됐다. 보고된 피해 사례의 80%가 신드주에서 발생했으며, 피해자의 연령대는 주로 14세에서 18세 사이인 것으로 나타났다. 빈곤과 사회적 소외가 겹치면서 소수 종교 여성과 소녀들의 피해가 가중되고 있는 상황이다.
전문가 패널은 이러한 인권 침해가 비무슬림 여성과 소녀들에 대한 파키스탄 사회의 구조적인 종교 탄압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한편 국제 선교 단체 오픈도어스는 2026년 세계 감시 목록에서 파키스탄을 기독교인 박해 심각 국가 8위로 지목하며 미온적인 법 집행과 처벌 면제 관행이 파키스탄 기독교 박해와 반기독교적 폭력을 방치하고 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