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역사적 개신교 교회 압류 추진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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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경 기자
mklee@cdaily.co.kr
국제사회 “종교 자유 탄압 중단해야”
©Sina Drakhshani/ Unsplash.com

이란 정부가 수도 테헤란에 남아 있는 몇 안 되는 역사적 개신교 교회 가운데 하나인 성 베드로 복음주의교회(St. Peter Evangelical Church)를 압류하고, 교회 부지에 거주하는 주민들을 강제 퇴거시키려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국제사회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복수의 외신에 따르면 이란 당국은 테헤란 성 베드로 복음주의교회를 국유화할 방침을 세우고, 교회 부지에 거주하는 20가구에 퇴거를 요구했다. 또한 교회가 소유한 1만㎡ 규모의 정원은 이미 압류됐으며, 현재 이란 혁명수비대(IRGC) 소속 관계자 4명이 해당 부지를 점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란 장로교회와 연관된 미국 기반 사역자인 사산 타바솔리(Sasan Tavassoli)는 미국 매체 더 프리 프레스(The Free Press)를 통해 이란 당국자들의 발언을 전하며 “그들은 ‘우리는 오랫동안 미국을 두려워했지만 미국이 왔다가 우리를 때렸고, 우리도 미국을 때렸다. 이후 미국은 물러났다. 이제 우리는 더 이상 미국을 두려워하지 않는다’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미국 반명예훼손연맹(ADL) 산하 중동 소수종교 태스크포스는 지난 2일(이하 현지시간) 성명을 발표하고, 성 베드로 복음주의교회 압류 시도와 이란 정부의 개신교 공동체 탄압을 강력히 규탄했다.

태스크포스 공동의장이자 전 미국 국제종교자유위원회(USCIRF) 위원장인 나딘 마엔자(Nadine Maenza)는 “이란이 자국에 남아 있는 마지막 역사적 개신교 교회 가운데 하나인 성 베드로 복음주의교회를 압류하려 하고 있으며, 예배자들과 교회 지도자들에게 퇴거를 거부할 경우 투옥하겠다고 경고한 것으로 알려졌다”며 “국제사회는 분명하고 단호한 대응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교회 압류와 철거는 기독교인뿐 아니라 바하이교도, 유대인, 수니파 무슬림 등 종교적 소수자들을 대상으로 한 조직적 탄압의 연장선”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지난 6월 세계개혁교회커뮤니언(World Communion of Reformed Churches)은 이란 제2의 도시 마슈하드에 있던 이란복음주의교회 건물이 이란 정권의 명령으로 압류된 뒤 완전히 철거됐다는 보고를 받았다고 밝힌 바 있다.

같은 태스크포스 소속이자 전 USCIRF 부위원장인 조니 무어(Johnnie Moore) 목사는 “평화롭게 예배드리는 교회의 성전을 불도저로 밀어버리고 교회를 압류해야 하는 정권은 강한 것이 아니라 두려움을 드러내는 것”이라며 “그들이 허가할 수 없는 신앙, 통제할 수 없는 양심, 지배할 수 없는 사람들을 두려워하고 있다는 고백과도 같다”고 비판했다.

이어 “수년간의 징역형 위협 속에서도 가정과 지하 공간에서 예배를 이어가는 이란 개신교인들은 세계에서 가장 용기 있는 사람들 가운데 하나”라며 “그들의 묵묵한 인내는 이란 이슬람공화국이 주장하는 정당성을 정면으로 반박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독교 박해 감시단체 오픈도어(Open Doors)가 발표한 ‘2026 세계 기독교 박해 순위(World Watch List)’에 따르면 이란은 세계에서 기독교 박해가 가장 심한 국가 10위에 올랐다. 이란의 기독교인들은 가정교회 단속뿐 아니라 장기 구금, 강도 높은 심문, 가족과 지역사회의 적대적 대우 등에 지속적으로 노출돼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한편 영국에 본부를 둔 종교자유 감시단체 아티클18(Article 18)은 올해 초 발표한 보고서에서 이란 보안당국이 반정부 시위를 진압하는 과정에서 최소 19명의 기독교인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반정부 시위는 2025년 12월 시작돼 2026년 1~2월까지 이어졌으며, 기독교인 사망 사건은 지난 1월 8일과 9일 밤 시위 과정에서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

미국 국무부도 지난해 12월 30일 페르시아어 공식 X(옛 트위터) 계정을 통해 시위 영상을 공개하며 “평화적 시위대가 협박과 폭력, 체포를 당하고 있다는 보고에 깊은 우려를 표한다”며 “기본적인 권리를 요구하는 것은 범죄가 아니며, 이란 정부는 국민의 권리를 존중하고 탄압을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