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와 이란이 스위스에서 예정됐던 핵 관련 실무 협상을 연기하고, 30일 카타르 도하에서 호르무즈 해협 통항 문제를 논의하기로 했다.
양국은 21~22일 스위스에서 첫 대면 협상을 했지만 핵 문제와 제재 해제는 본격 논의하지 못했다. 대신 레바논 전선 확전을 막기 위한 ‘충돌 방지 메커니즘’과 호르무즈 해협 ‘핫라인’ 설치에 합의했다.
당초 양국은 이후 핵, 제재 해제, 경제 재건, 이행 감독 등 4개 분야 실무 협상에 들어갈 계획이었으나, 현장 긴장이 이어지면서 일정이 미뤄졌다. 이스라엘과 헤즈볼라의 교전이 계속됐고, 호르무즈 해협에서도 미·이란 충돌이 재발했다.
첫 협상은 포괄적 핵합의의 출발점으로 평가됐지만 핵 개발 제한과 제재 해제는 다뤄지지 않았다. 대신 전선 확산 방지에 초점이 맞춰졌다.
호르무즈 해협은 중동 원유 수송의 핵심 통로로, 이란의 통항 차단 시 국제 에너지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친다. 양국은 우발적 충돌 방지를 위한 장치 마련에 합의했지만 긴장은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다.
이란은 MOU 제5항을 근거로 해협 통항 관리에서 자국 역할을 강조하고 있다. 해당 조항은 60일간 상선의 안전한 통항을 위해 노력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그러나 미국과 국제사회는 이를 통제권 인정으로 보지 않는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미국이 국제수로의 자유로운 항행을 강조하고 있다고 전했다. 오만과 국제해사기구도 별도 항로를 제시하며 이란 영향력을 제한하려는 움직임을 보였다.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을 핵심 협상 지렛대로 보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이란이 필요 시 해협에서 긴장을 다시 높일 능력을 유지하려 한다고 분석했다.
해협 통제권을 확보하면 향후 군사적 위기에서 이를 정당한 권리로 주장할 수 있다는 점도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반면 미국은 이를 인정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워싱턴포스트는 양국이 MOU가 이란에 선박 통과 결정권을 주는지에 대해 이견을 보인다고 전했다. 마이크 왈츠 주유엔 미국대사는 이란의 해협 공격을 강하게 비판하며 미국의 대응 의지를 강조했다.
이 문제는 핵협상과도 연결된다. 이란은 해협 영향력을 협상력으로 활용하려 하고, 미국은 해상 교통의 자유를 우선시하고 있다.
이란은 MOU 제1항에 포함된 레바논 전선 종전 문제도 강조하고 있다. 이스라엘과 레바논은 휴전 기본협정에 합의했지만, 이스라엘과 헤즈볼라 모두 즉각 종전에 반대하고 있어 긴장이 이어지고 있다.
이란 외무부는 레바논 주권 보호와 이스라엘군 철수를 최종 합의의 전제로 제시했다.
MOU 제1항은 모든 전선에서 군사작전 중단과 주권 보장을 규정하고 있다. 이란은 미국이 이스라엘의 군사행동 중단을 강제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결국 도하 회담에서는 호르무즈 해협과 레바논 문제가 핵심 의제가 될 전망이다. 핵과 제재 해제 협상이 지연되면서 ‘60일 협상’이 공전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뉴욕타임스는 부수적 쟁점 해결에 시간이 소모될수록 핵합의 진전이 어려워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