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내 기독교인 표적 증오 범죄 급증 “올해만 벌써 88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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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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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자유데이터센터 실태 보고서 발표, 예루살렘 성지 훼손 및 경찰 소극적 대응 도마 위
이스라엘. ©기독일보 DB

이스라엘 내에서 기독교인을 겨냥한 종교 혐오 범죄가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미국 크리스천데일리인터내셔널(CDI)은 이스라엘 종교자유데이터센터(RFDC)가 이달 예루살렘에서 발표한 실태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들어 이스라엘 기독교인 대상 괴롭힘 및 폭행 사건은 88건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고 6월 15일(이하 현지시각) 보도했다.

특히 2분기에만 전체의 70퍼센트가 넘는 63건이 집중적으로 발생했다. 센터 측은 이 같은 추세가 이어질 경우 181건의 피해 사례가 접수되며 역대 최다를 기록했던 2025년의 수치를 올해 무난히 넘어설 것으로 전망했다. 피해가 집중된 지역은 아르메니아 총대주교청이 위치한 예루살렘 구시가지와 시온산 일대인 것으로 확인됐다.

보고서에 명시된 주요 범죄 유형은 길거리 침 뱉기와 폭언, 무덤과 묘비 훼손, 십자가 및 성상 파괴 등이다. 이와 함께 기독교 성지를 모독하는 인종차별적 낙서 행위도 지속적으로 보고되고 있다. 조사에 참여한 이스카 하라니 연구원은 팔레스타인 매체 펠레스틴 뉴스를 통해 범죄 발생 건수가 예상을 크게 웃돌고 있다며, 이스라엘 종교 혐오 범죄가 현지 기독교 공동체에 일상적인 위협으로 자리 잡았다고 지적했다.

성직자 폭행 및 성물 훼손 잇따라 경찰 수사는 미온적

CDI는 구체적인 이스라엘 기독교 박해 사례도 잇따라 공개됐다고 밝혔다. 지난 4월 동예루살렘에서는 예루살렘 프랑스 성서 고고학 연구소 소속의 48세 수녀가 무차별 폭행을 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폐쇄회로(CC)TV에 녹화된 영상에는 가해자가 수녀를 돌바닥에 내동댕이친 후 발로 차는 장면이 담겼으며, 이로 인해 피해자는 얼굴 등에 찰과상을 입고 병원 치료를 받았다. 이스라엘 경찰이 용의자를 체포했으나 신원은 공개하지 않았다.

같은 달 레바논 남부에서는 이스라엘 군인이 십자가에 매달린 예수상을 고의로 훼손하는 영상이 유포돼 논란이 일었다. 이스라엘 군 당국은 사건 직후 해당 군인을 직위 해제 조치했다. 또한 최근 예루살렘 다마스쿠스 게이트 인근에서는 유대인 청년 3명이 라틴 총대주교청 소속 신부에게 침을 뱉고 모욕하는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이러한 예루살렘 기독교인 공격의 심각성에도 불구하고 이스라엘 경찰의 대응은 소극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스라엘 종교행동센터(IRAC)의 우리 나로프 법무팀장은 행사에서 경찰이 대부분의 사건을 처벌 없이 종결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센터 자료에 따르면 2012년부터 2021년 사이 접수된 25건의 고발 중 19건이 용의자 미확인 및 수사 부적합 등을 이유로 내사 종결됐다. 예루살렘 소재 성 엘리자베스 수녀회의 스타니슬라프 콜라코프스키 신부는 수도원을 향해 돌과 쓰레기를 던지는 등의 폭력 사태가 지속적으로 반복되고 있다고 증언했다.

배타적 극우 민족주의 확산 성지 내 기독교 공동체 생존 위협

관련 단체들은 이스라엘 기독교 박해 범죄가 증가하는 원인으로 사회 내 팽배해진 배타적 민족주의를 지목하고 있다. 예루살렘 로싱 교육대화센터는 이전 보고서를 통해 2025년 한 해 동안 물리적 폭행 61건, 교회 자산 훼손 52건 등 총 155건의 피해 사례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로싱 센터는 보고된 사례가 전체 사건의 빙산의 일각이라며, 다양성을 억압하는 정치 사회적 분위기 속에서 팔레스타인 출신 기독교인들이 가장 큰 위협을 받고 있다고 진단했다.

현지 언론인 펠레스틴 뉴스 역시 이러한 이스라엘 종교 혐오 범죄의 이면에 이스라엘 사회 내 강경 종교 세력과 극우 민족주의 운동의 영향력 확대가 자리 잡고 있다고 분석했다. 매체는 당국이 범죄를 방관한다는 교계의 비판이 커지고 있으며, 이로 인해 성지 내 기독교 공동체의 미래에 대한 우려가 확산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스라엘 외무부는 최근 성명을 통해 기독교인 공격이 국가의 건국 이념인 공존과 종교의 자유에 위배된다며 모든 종교의 자유를 수호하겠다고 밝혔으나, 실질적인 범죄 근절 대책은 내놓지 않고 있다.

이번 조사를 주도한 이스라엘 종교자유데이터센터는 기독교 공동체에 대한 피해를 이스라엘 건국 가치에 대한 위반으로 간주하고 이를 기록하는 비정치적 단체다. 현재 이스라엘 영토 내에 거주하는 기독교인은 약 18만 명으로 추산되며, 이들 중 약 80퍼센트는 아랍계 출신으로 전체 아랍계 인구의 7퍼센트를 구성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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