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공습에 우크라이나 유네스코 세계유산 성당 화재

“문화·신앙 유산 공격”
(본 기사와 관련 없음) ©Pexels/Denys Olieinykov

러시아군의 대규모 미사일·드론 공습으로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키예프)의 대표적 종교 유산인 성모승천대성당(Dormition Cathedral)에 화재가 발생했다.

영국 크리스천투데이(CT)에 따르면, 이번 화재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페체르스크 라브라(Pechersk Lavra) 수도원 단지 내에 위치한 성당에서 발생했으며, 러시아군이 키이우를 겨냥해 수십 발의 미사일과 수백 대의 드론을 동원한 대규모 공습을 감행한 직후 일어났다.

우크라이나 당국은 최근 수주 동안 키이우를 대상으로 이뤄진 공습 가운데 가장 강도 높은 공격 중 하나였다고 밝혔다. 이번 공격은 수도 키이우뿐 아니라 우크라이나 여러 지역의 시설들을 동시에 겨냥한 것으로 전해졌다.

긴급구조대는 화재 진압을 위해 밤새 대응에 나섰다. 11세기에 건립된 성모승천대성당은 우크라이나 정교회의 대표적 성지이자 동유럽 기독교 문화유산의 상징으로 평가받고 있다.

현지에서 공개된 영상에는 성당 지붕에서 불길과 검은 연기가 치솟는 모습이 담겼으며, 소방대원들이 화재를 진압하기 위해 분주히 움직이는 장면도 포착됐다.

우크라이나 당국은 이번 공습으로 키이우에서 최소 수명이 사망하고 다수의 부상자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전국적으로도 여러 지역이 공격을 받아 인명 피해 규모는 더욱 큰 것으로 알려졌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번 공격을 강력히 규탄했으며, 율리아 스비리덴코 총리는 이를 “국민과 문화유산을 향한 잔혹한 공격”이라고 비판했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서방 동맹국들에게 방공망 지원 확대와 러시아에 대한 정치적 압박 강화를 촉구하고 있다.

안드리 시비하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은 “우리는 유네스코와 기타 모든 국제기구를 통해 긴급 절차를 추진할 것”이라며 “국가적 야만 행위에 대한 즉각적이고 적절한 대응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국제기구와 각국 정부가 강력한 반응을 보여주길 기대한다”며 “모호한 표현이나 침묵, 미온적인 조치가 아니라 러시아의 야만 행위를 중단시키기 위한 실질적 행동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벨기에 주재 우크라이나 대사관은 이번 화재로 약 800㎡ 규모의 피해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대사관은 성명을 통해 “키이우 페체르스크 라브라를 겨냥한 공격은 우크라이나의 문화·영적 유산은 물론 인류 공동의 유산에 대한 용납할 수 없는 공격”이라며 “국제사회의 강력한 대응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반면 러시아는 문화재나 민간 시설을 의도적으로 공격한 사실이 없다고 주장해 왔다. 러시아 정부는 이번에도 종교시설을 표적으로 삼지 않았으며, 일부 피해는 우크라이나 방공망 작전 과정에서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1051년에 설립된 페체르스크 라브라 수도원 단지는 우크라이나에서 가장 중요한 종교 유적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1990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됐으며, 전쟁 기간 동안 여러 차례 피해를 입었지만 성모승천대성당 자체가 이처럼 큰 피해를 입은 것은 전쟁 발발 이후 가장 심각한 사례 중 하나로 평가된다.

올해로 4년째를 맞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은 양측의 장거리 미사일 및 드론 공격이 반복되는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으며, 수도 키이우는 지속적으로 주요 공격 목표가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