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와 목회, 교회는 무엇을 준비해야 하나”

한기윤·고신 울산남부노회, 공동 컨퍼런스 개최
AI 시대 목회와 교회교육, 기독교 윤리 등을 주제로 열린 울산남부노회 신학위원회 컨퍼런스 참석자들이 강연을 경청하고 있다. 이날 컨퍼런스는 울산한빛교회에서 개최됐으며, 목회자들과 교회 지도자들이 AI 시대 속 교회의 역할과 목회 방향성에 대해 논의했다. ©한기윤 제공

한국기독교윤리연구원(원장 신원하, 이하 한기윤)과 함께하는 울산남부노회(고신) 신학위원회 컨퍼런스가 26일 오전 울산 남구 소재 울산한빛교회에서 ‘AI와 목회’를 주제로 개최됐다. 이날 컨퍼런스는 울산남부노회 노회원과 한기윤 후원 교회 목회자, 그리고 AI 시대 속 목회의 방향성과 교회의 역할을 고민하는 목회자들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이번 컨퍼런스에서는 인공지능(AI) 시대를 맞아 교회와 목회 현장이 직면한 변화와 과제를 신학적·윤리적 관점에서 조망하는 발제들이 이어졌다. 행사에는 신원하 박사(한국기독교윤리연구원 원장), 강성호 박사(고려신학대학원 기독교윤리학), 이춘성 박사(한국기독교윤리연구원 선임연구원, 분당우리교회 협동목사)가 각각 강연자로 나서 AI 시대 속 인간 이해와 죽음, 목회윤리, 교회교육의 방향성 등을 주제로 발표했다.

신원하 박사가 울산한빛교회에서 열린 울산남부노회 신학위원회 컨퍼런스에서 ‘인공지능(AI) 시대에서의 노화와 죽음: 신학적 이해와 기독교 윤리적 성찰’을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한기윤 제공

신원하 박사는 ‘인공지능(AI)시대에서의 노화와 죽음: 신학적 이해와 기독교 윤리적 성찰’을 주제로 발표하며 초고령사회와 AI 기술 발전 속에서 교회가 어떻게 인간의 노화와 죽음을 바라봐야 하는지를 설명했다. 그는 2026년 현재 대한민국이 초고령사회에 진입한 상황을 언급하며, AI 시대의 초고령사회는 단순히 의학과 복지의 문제가 아니라 인간 존재와 생명의 의미를 다시 묻는 시대라고 진단했다.

신 박사는 통계청의 ‘2025 고령자 통계’를 인용하며 대한민국이 이미 초고령사회에 들어섰다고 설명했다. 이어 노년 건강과 삶의 질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커지는 가운데, 최근 급속히 발전한 인공지능 기술이 인간의 노화와 죽음에 대한 인식 자체를 변화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현대 사회가 이제 단순한 의학적 노화의 문제를 넘어, 생명공학과 AI 기술이 인간의 수명과 죽음, 그리고 인간 존재의 종말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를 진지하게 질문하는 시대에 들어섰다고 설명했다. 특히 AI 기술이 인간의 노화를 질병처럼 규정하고 죽음을 기술적으로 극복 가능한 대상으로 바라보는 흐름 속에서, 교회는 기독교적 생명 이해와 부활 신앙을 더욱 분명히 붙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 “AI가 제시하는 가짜 영생 아닌 부활 신앙 붙들어야”

신원하 박사는 네덜란드 신학자 헤르만 셀더하위스(Herman Selderhuis)의 설명을 인용하며 인생을 짧은 경주에 비유했다. 그는 세상의 경주에는 승자에게만 상이 주어지지만, 영적인 경주에서는 죽음이라는 결승점을 통과한 모든 성도에게 부활이라는 영생의 상이 주어진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기독교 신앙 안에서 노화와 죽음은 끝이 아니라 부활과 영생으로 나아가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은 죽음 이후의 생명을 보여주는 사건이며, 오늘을 살아가는 성도들에게도 노화와 죽음을 넘어서는 소망이 된다고 말했다.

또한 종교개혁자 칼빈의 말을 인용하며 성도들은 죽음을 회피하거나 두려워하는 것이 아니라 직면하고 응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죽음을 외면하지 않을 때 남은 삶을 더욱 소중히 여기게 되고, 하나님 앞에서 살아가는 삶의 태도 또한 달라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신 박사는 “AI 시대를 살아가는 성도들은 인공지능이 제시하는 가짜 영생과 역노화의 기술적 환상에 현혹되지 말아야 한다”며 “십자가와 부활의 복음 위에 굳게 서서 노화와 죽음을 바라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AI가 죽음을 기술적 오류처럼 규정하려 할지라도 성도들은 죽음이 영원한 생명으로 들어가는 관문임을 기억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강성호 박사가 울산한빛교회에서 열린 울산남부노회 신학위원회 컨퍼런스에서 ‘AI 시대 신학적 인간론과 목회윤리’를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한기윤 제공

강성호 박사는 ‘AI 시대 신학적 인간론과 목회윤리’를 주제로 발표하며 AI 시대 속 교회와 목회자에게 요구되는 방향성을 제시했다. 그는 디지털 기술과 AI가 이미 일상 속에 깊숙이 들어온 상황에서 한국교회가 단순한 거부나 맹목적 수용을 넘어 신학적 분별력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 박사는 “교회는 AI 알레르기와 AI 환상이라는 양극단을 넘어야 한다”며 “기술을 무조건 두려워하거나 반대로 맹신하는 태도가 아니라, 성경적 가치와 인간 이해를 바탕으로 분별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를 위해 노회와 교단 차원의 ‘AI와 목회 윤리 학습 공동체’ 형성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또한 AI 기술이 인간을 데이터와 기능 중심으로 환원시키는 흐름 속에서 교회는 인간이 하나님의 형상으로 창조된 존재임을 더욱 분명히 선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AI 시대일수록 관계와 공동체의 깊이 회복해야”

강성호 박사는 AI 시대 교회가 세상 속에서 보여줄 수 있는 가장 중요한 대안은 관계의 깊이와 참된 사랑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디지털 개인주의와 초개인화가 심화되는 시대일수록 교회 공동체 안에서 실제적인 사랑과 돌봄이 회복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AI 시대 노동 환경의 변화와 일자리 문제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한국교회가 단순히 예배당 안의 위로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디지털 격차와 자동화로 인해 어려움을 겪는 이웃들을 돌보는 사회적 사역에도 적극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AI 시대의 약자 문제에 대해 교회의 공적 책임을 언급하며 “디지털 격차의 피해자, 알고리즘 차별의 대상, 자동화로 인해 일자리를 잃은 사람들, AI 의존 속에서 더 깊은 외로움을 경험하는 이들이 오늘날 새로운 사마리아인”이라고 말했다.

강 박사는 “디지털이라는 거대한 파도는 이미 우리 앞에 와 있다”며 “교회가 어떤 가치를 붙들고 어떤 방향을 바라보느냐에 따라 표류할 수도 있고 새로운 길을 열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AI는 결코 하나님의 영광을 비출 수 없으며, 오직 성령 안에서 변화된 공동체만이 세상 속에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춘성 박사가 울산한빛교회에서 열린 울산남부노회 신학위원회 컨퍼런스에서 ‘AI 시대의 교회 교육과 교사, 질문이 생겨나는 삶과 관계를 디자인하라!’를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한기윤 제공

이춘성 박사는 ‘AI 시대의 교회 교육과 교사, 질문이 생겨나는 삶과 관계를 디자인하라!’를 주제로 발표하며 AI 시대 속 교회교육의 본질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교사는 단순히 답을 전달하는 사람이 아니라 질문이 생겨나는 삶과 관계를 설계하는 사람”이라고 말했다. 이어 자료 제작과 활동 구성, 요약 정리 등은 AI의 도움을 받을 수 있지만, AI가 결코 대신할 수 없는 영역은 진짜 대화와 공감이라고 강조했다.

이 박사는 “AI는 공감을 흉내 낼 수는 있지만 학생의 삶 속으로 들어가 함께 책임지고 세워줄 수는 없다”며 “예수님께서 사람들을 삶으로 품으셨던 것처럼 교회 교사들도 다음세대를 삶으로 품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실제 교회 현장에서 비행청소년들을 공동체가 포기하지 않고 품어낸 사례를 소개하며, 관계 속에서 생겨난 질문이 결국 복음의 문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학생들이 “왜 나를 포기하지 않느냐”, “왜 끝까지 품어주느냐”라는 질문을 품게 될 때, 그 질문이 신앙의 시작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그는 AI 시대일수록 대면 문화와 실제적 관계의 중요성이 더욱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디지털 환경이 과잉될수록 오히려 사람들은 진짜 대화와 실제 공동체를 갈망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 박사는 “교회는 아이들과 청년들이 실제로 만나 대화할 수 있는 공간과 분위기를 의도적으로 만들어야 한다”며 “AI를 거부하는 것이 아니라 AI를 잘 활용하되 교사의 본질과 관계의 깊이 안으로 더 들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행사는 발제 이후 질의응답과 토론 순서로 마무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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