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태 클리닉 앞 침묵 시위 여성 무죄… ADF “체포 자체가 문제”

로즈 도허티(오른쪽에서 두 번째)가 법률 고문 및 지지자들과 함께 글래스고 보안관 사무소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ADF

스코틀랜드의 할머니 로즈 도허티(Rose Docherty)가 낙태 클리닉 ‘완충구역(buffer zone)’ 법 위반 혐의에 대해 무죄 판결을 받은 가운데, 검찰이 항소를 포기하면서 표현의 자유를 둘러싼 논란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영국 크리스천투데이(CT)에 따르면, 스코틀랜드의 완충구역 법은 낙태 시술 시설 반경 200미터 이내에서 낙태를 원하는 사람에게 영향을 미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도허티는 지난해 해당 구역 안에서 “강요는 범죄입니다. 원하신다면 이야기해 드리겠습니다(Coercion is a crime, here to talk, only if you want)”라는 문구가 적힌 팻말을 들고 조용히 서 있었다는 이유로 체포됐다.

글래스고 치안법원은 지난 4월 27일(이하 현지시간) 도허티에게 적용된 두 건의 형사 혐의를 기각했으며, 이는 표현의 자유를 위한 승리라는 평가를 받았다.

검찰청(Crown Office)은 일주일 내 항소 여부를 결정할 수 있었지만, 결국 항소하지 않기로 했다.

그러나 도허티와 지지자들은 이번 결정에 신중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는 핀란드 정치인 파이비 라사넨(Päivi Räsänen) 사례의 영향 때문으로 풀이된다.

라사넨은 전통적인 기독교 성 윤리를 옹호하는 소책자를 공동 집필했다가 성소수자(LGBT) 혐오 조장 혐의로 기소됐으나 무죄를 선고받았다. 하지만 검찰이 항소를 결정하면서 재판은 7년간 이어졌고, 결국 지난 3월 유죄 판결이 내려졌다. 라사넨은 유럽인권재판소(ECHR)에 항소할 계획이다.

도허티와 라사넨 모두 국제 법률단체인 국제 자유수호연맹(ADF)의 지원을 받아왔다.

국제 자유수호연맹은 도허티와 협력해 “경찰의 체포와 처우가 반복되지 않도록 하기 위한 모든 선택지를 검토하고 있으며, 경찰을 상대로 한 법적 대응 가능성도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또한 자유수호연맹(ADF)는 도허티가 무죄 판결을 받았지만, 이번 사건이 스코틀랜드 완충구역 법에 따라 체포된 두 번째 사례라고 지적했다. 첫 번째 체포 당시에는 당국이 기소를 진행하지 않았다.

도허티는 “이번 결정에 매우 기쁘다”며 “합의된 대화를 제안하는 행위는 스코틀랜드 어느 공공장소에서도 범죄가 아니며, 그 장소가 완충구역 안에 있더라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이어 “오늘날 사회에는 외로움의 확산과 강압 문제가 존재한다”며 “누구든 자유롭게 받아들이거나 거절할 수 있는 대화의 제안은 누군가에게 큰 도움이 될 수 있으며, 결코 범죄화돼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녀는 영국 전역에서 완충구역 법을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해당 법이 “평화로운 표현을 검열하는 데 사용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한 향후 반복적인 체포나 추가 기소를 막기 위한 방안을 법률팀과 함께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제 자유수호연맹(ADF) 법률 고문인 제러마이아 이군누볼레(Jeremiah Igunnubole) 변호사는 “지난달 이뤄진 로즈의 표현의 자유 승리가 검찰의 항소 포기 결정으로 더욱 확고해졌다”며 “이번 결정은 스코틀랜드와 영국 전역에서 표현의 자유를 위한 승리”라고 평가했다.

이어 그는 “로즈는 결국 무죄가 인정됐지만 애초에 체포돼서는 안 됐다”며 “재판 과정 자체가 처벌이 되었고, 이는 표현의 자유 전반에 심각한 위축 효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를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