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 유권자 96.3% “기독교 가치 드러내는 교육감 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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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형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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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학미션, 20일 영락교회서 ‘2026 한국교회 학부모기도회’ 개최
학부모기도회에 모인 학부모들 모습. ©노형구 기자

대한민국 근대화와 인재 양성의 요람이었던 기독사학들이 제도적 변화와 행정 규제 속에 건학이념을 구현하지 못하는 고사 위기에 처했다는 진단이 나왔다. 한국교회 학부모와 유권자들은 오는 6월 3일 지방선거에서 기독교 세계관의 관점으로 올바른 정책을 펼칠 교육감 후보를 선출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사학법인미션네트워크(이사장 이재훈 목사, 이하 사학미션)가 주최하고 영락교회, 온누리교회, 소망교회, 중앙성결교회, 오륜교회 등 9개 단체가 주관한 ‘2026 한국교회 학부모기도회’가 20일 오전 서울 중구 영락교회에서 개최됐다. 이날 행사는 최근 개정 사립학교법과 각종 교육 정책으로 인해 기독사학이 마주한 냉혹한 현실을 공유하고, 정파적 진영 논리를 떠나 다음 세대에게 올바른 가치관을 물려주기 위한 교계 차원의 공동 대응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를 위해 이날 모인 참석자들은 또한 기독사학의 회복을 위해 간절히 기도했다.

현재 기독사학들이 직면한 가장 큰 현실적 고충은 ‘교원 임용권의 제한’이다. 개정 사립학교법에 따라 사립학교 교사 신규 채용 시 1차 필기시험을 시도교육청에 의무적으로 위탁하게 되면서, 학교의 설립 목적과 기독교적 건학이념에 동의하는 교사를 선발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실제로 종교 교육을 담당할 교사나 기독교적 가치관을 바탕으로 학생을 지도할 교사를 뽑지 못해 성경 수업과 학내 종교 활동이 위축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학생 배정 제도’의 모순 역시 기독사학의 존립을 위협하는 주요 요인이다. 현행 고교평준화 제도하에서는 기독교 교육을 받기를 원하지 않는 학생이 기독사학에 강제 배정되는 일이 빈번하게 발생한다. 이로 인해 학내에서 종교의 자유와 관련한 갈등이 끊이지 않는 반면, 오히려 기독교 교육을 간절히 바라는 학부모와 학생은 추첨에서 떨어져 기독사학에 진학하지 못하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와 함께 학내 가치관 교육의 붕괴도 심각한 수준이다. 일부 시도에서 시행 중인 학생인권조례 등으로 인해 학교 내부에서 성경적 규범에 기초한 생활 지도나 도덕 교육을 실시할 때마다 법적·행정적 마찰을 빚고 있으며, 기독교 사학의 고유한 정체성인 ‘채플(예배)’ 선교 활동마저 인권 침해라는 명목으로 강한 제재를 받고 있다. 교계 전문가들은 이러한 현상이 지속될 경우 사립학교의 자율성이 완전히 소멸되어 국공립학교와 다를 바 없는 ‘평준화된 일반 학교’로 전락할 것이라고 경고한다.

이재훈 목사. ©노형구 기자

이날 기도회에서 ‘지속가능한 기독교학교의 미래를 위하여(시편 78:1-8)’라는 제목으로 설교를 전한 이재훈 목사(온누리교회 담임)는 기독교 학교가 대한민국 발전과 복음화에 기여한 역사적 의의를 짚어내는 한편, 무신론적 세계관에 노출된 다음 세대를 구하기 위한 교회의 공적 책임을 강력히 역설했다.

이재훈 목사는 “한국전쟁으로 폐허가 된 대한민국에서 과거 ‘1교회 1학교 운동’ 등을 통해 세워진 기독교 학교들은 나라의 교육과 산업 발전에 지대한 기여를 해왔다”라며 “영락교회 설립자인 한경직 목사님이 수많은 기독교 학교를 세운 것도 그것이 곧 본질적인 선교라고 믿으셨기 때문이며, 오늘날 우리 모두는 이러한 기독교 학교와 신앙 선배들의 지도 아래 지금의 자리까지 올 수 있었다”라고 역사적 배경을 상기시켰다.

이어 이 목사는 현재 기독사학들이 마주한 교육 정책적 현실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명했다. 이 목사는 “현재 기독교 학교의 건학이념을 위협하는 정책들이 시행되면서 학교 현장에서는 함부로 채플(예배)조차 드리지 못하는 심각한 위기에 직면했다”라며 “한국 교육이 추구하는 이른바 ‘위대함’이 도리어 아이들에게 불행을 안겨주고, 하나님을 떠나게 만들며, 완고하고 패역한 세대로 키워낸다면 그것을 과연 옳은 교육이라고 할 수 있겠는가”라고 반문했다.

특히 가팔라지고 있는 다음 세대의 교회 이탈 현상을 ‘하나님 없어도 된다’고 가르치는 현대 교육의 결과로 진단했다. 이 목사는 “청소년 10명 중 7명이 대학 부서로 진학하지 않고 교회를 떠난다는 충격적인 소식이 들린다”라며 “성경 본문을 보면 출애굽의 위대한 역사를 잊은 것은 다음 세대가 아니라 부모 세대였다. 전쟁의 폐허를 딛고 부강해진 역사를 부모 세대가 물질적 풍요 속에서 망각하기로 결심하면서, 하나님이 행하신 고귀한 역사가 다음 세대에 전수되지 못했다”라고 지적했다.

학부모들이 기도하고 있다. ©노형구 기자
학부모들이 기도하고 있다. ©노형구 기자

다음 세대가 마주한 영적 환경에 대한 성찰과 기성세대의 회개도 촉구했다. 이 목사는 “지금의 다음 세대는 진화론과 다원주의 등 냉혹한 무신론적 세계관에 정면으로 노출되어 있다”라며 “우리가 그들을 잘 알고 있다는 생각은 착각일 수 있으며, 오히려 교회의 위선적인 모습이 상처를 주었을 것이다. 기성세대가 먼저 아이들에게 용서를 구하고 진정성 있게 다가가야 한다”라고 말했다.

대안으로서 이 목사는 기독교 학교의 영향력 확대를 통한 신앙 교육의 복원을 제시했다. 이 목사는 “과거 1970~80년대 기독교 학교들이 가졌던 영적 영향력을 복원해 많은 청소년이 신앙으로 거듭나게 해야 한다”라며 “일주일에 한두 번 교회 예배당에 머무는 것만으로는 학교 현장에 만연한 무신론적 세계관의 확산을 막을 수 없다”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현재 교육감 선거와 관련한 구체적인 교육 정책들이 유권자들에게 세밀히 알려지지 않고 있는데, 이런 상황에서는 올바른 교육 질서를 바로잡기 어렵다”라며 정책적 관심의 필요성도 덧붙였다.

끝으로 이재훈 목사는 “기독교 학교가 본연의 정체성을 지키고 다음 세대 선교의 사명을 다할 수 있도록 사립학교의 자율성 회복을 위해 유권자와 학부모들이 뜨겁게 기도해야 한다”라며 “다음 세대의 미래와 지속 가능한 기독교 교육을 위해 한국교회가 기도하는 일에 더욱 열심을 내달라”고 당부했다.

함승수 교수. ©노형구 기자

이날 행사에서는 기독 유권자들의 표심과 인식을 정밀하게 분석한 설문조사 결과도 발표됐다. 사학미션이 전국 만 18세 이상 기독교인 5,000명을 대상으로 지난 4월 20일부터 5월 10일까지 진행한 ‘전국 시도교육감 선거-한국교회 유권자 인식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절대다수인 96.3%(4,818명)가 후보의 종교와 상관없이 기독교적 가치를 드러내는 교육감 후보를 지지할 의사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는 ‘적극적으로 지지한다’가 62.9%(3,146명), ‘지지한다’가 33.4%(1,672명)였으며, 부정적인 응답은 3.7%에 불과했다.

분석 발표를 맡은 함승수 교수(명지대, 사학미션네트워크 사무총장)는 “이번 설문조사는 한국교회 성도들의 교육감 선거에 대한 이해도, 참여 경험, 투표 의향 및 정책 고려 여부 등을 확인하기 위해 진행되었다”라며 “조사 결과 교육감의 역할과 권한에 대한 이해도가 높을수록 교육감 선거에 참여할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라고 밝혔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기독교인 유권자의 절대다수인 90.4%(4,521명)가 이번 교육감 선거에 ‘투표할 의향이 있다’고 답해 높은 참여 의지를 보였다. 세부적으로는 ‘반드시 투표할 것이다’가 73.5%(3,677명), ‘가급적 투표할 것이다’가 16.9%(844명)였다.

그러나 교육감의 강력한 권한에 비해 성도들의 구체적인 인식 수준은 아직 보완이 필요한 상황이다. 기독교인 유권자의 약 1/3(33.3%)은 올해 교육감 선거가 치러진다는 사실 자체를 모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함 교수는 “응답자들이 교육감이 교육, 인사 권한을 가지고 있다는 점은 대체로 알고 있으나, 학교선택권이나 교원선발 1차 권한 등 구체적인 사항에 대해서는 대부분 모르고 있다”라며 “교육감의 성향에 따라 자녀들의 교육방향이 결정되고 기독교학교의 존립이 영향을 받을 수 있음을 성도들에게 적극적으로 공유할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특히 눈여겨볼 점은 교육감 제도와 권한에 대해 잘 아는 유권자일수록, 단순히 후보가 기독교인인지 여부 같은 '가치 중심'의 판단에만 치우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함 교수는 “교육감 제도 및 정책에 대한 이해 수준이 높을수록 유권자가 감정적 판단에서 벗어나 정책의 내용과 교육감으로서의 역량, 도덕성을 중심으로 후보를 냉철하게 판단하는 경향이 뚜렷하게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기독교인 유권자들은 투표 기준 1순위로 ‘후보자의 정책’(41.7%)을 꼽았으며, 이어 ‘도덕성’(33.7%), ‘정치적 배경(정당/이념)’(11.1%), ‘종교’(8.1%), ‘경력’(5.4%) 순으로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왼쪽부터) 김운성 영락교회 담임, 이재훈 온누리교회 담임, 이영선 원로장로(한국기독교학교연합회 이사장) ©노형구 기자
학부모들이 기도하고 있다. ©노형구 기자

한국교회의 역할과 관련해 유권자들은 교육감 후보의 정책을 분석한 자료를 제공받기를 강력히 희망했다. 선거 관련 자료 제공 형식(최대 2개 복수 선택)으로는 ‘유튜브 등 영상 자료’가 68.8%(3,442명)로 가장 높았고, ‘카톡 및 SNS 자료’ 53.9%(2,694명), ‘요약본 형식의 팸플릿 자료’ 47.1%(2,355명) 순이었다. 교회가 해야 할 구체적인 일로는 ‘교육감 후보 정책 분석집 제작’이 58.2%(2,910명)로 1위를 차지했으며, ‘교육감 후보 초청 공청회/간담회 개최’ 49.3%(2,466명), ‘교육감 선거 관련 학부모 기도회 개최’ 47.8%(2,389명) 등이 뒤를 이었다.

함승수 교수는 “교육감 선거 참여는 단순한 정치적 성향의 문제가 아니라 교육에 대한 이해, 다음 세대에 대한 책임 의식, 기독교 교육의 가치 인식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라며 “한국교회는 교육감 선거를 단순한 정치 참여의 차원이 아니라 다음 세대를 위한 신앙적 책임과 공적 사명의 관점에서 바라볼 필요가 있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함 교수는 “교회는 성도들이 감정적 판단이나 정파적 구도에 휩쓸리지 않고 교육정책의 내용과 후보자의 철학을 비교해 책임 있는 선택을 할 수 있도록 돕는 객관적이고 공정한 정책 분석 자료를 제공해야 한다”라며 “이를 통해 성도들의 교육 시민의식을 높이고 객관적 정책 분석과 기도 운동, 책임 있는 투표 참여를 함께 전개함으로써 다음 세대를 세우는 공적 사명을 지속적으로 감당해 나가야 한다”라고 제언했다.

이러한 유권자들의 열망에 부응해 구체적인 정책 검증 절차도 가동됐다. 박상진 교수(한동대 석좌, 사학미션네트워크 상임이사)는 ‘전국 시도교육감 정책 분석’ 발표를 통해 전국 시도교육감 후보자들에게 전달된 ‘2026 교육감 선거-한국교회 유권자 교육정책 평가 질의서’의 원칙과 핵심 의제를 공개했다. 이번 질의서는 특정 후보나 진영을 지지하는 정치적 논의에서 벗어나, 기독교적 관점에서 대한민국 교육 전반의 대안을 제안하기 위해 마련됐다.

박상진 교수. ©노형구 기자

박상진 교수는 발제를 통해 “오늘날 우리나라 교육은 치열한 입시 경쟁과 과열된 사교육 의존, 학교폭력 및 교육 주체 간의 갈등으로 교육 본연의 모습이 상실되고 있다”라며 “이번 교육감 선거가 '교육이 희망이 되는 나라'를 함께 만들어 나가는 출발점이 되어야 한다”라고 질의서 발송의 배경을 설명했다.

이번 정책 질의서는 5대 영역, 총 15개 문항으로 구성됐다. 핵심 의제로는 ▲과도한 선행학습 및 사교육 의존을 줄이기 위한 '학원휴일휴무제' 추진 ▲'학생인권조례' 대신 학교 구성원 모두의 권리와 책임을 담은 '교육 3주체 조례'로의 개정 ▲교사의 교육권 및 지도 권한 보장 등이 포함됐다.

특히 학생과 학부모의 학교선택권 및 사학의 자율성 보장이 주요 화두로 다뤄졌다. 박 교수는 “국·공립학교뿐만 아니라 다양한 건학이념에 따라 특색 있는 교육을 실천하는 사립학교가 필요하며, 종교교육을 원하는 학생과 부모를 위해 종교계 사립학교의 자율성이 보장되어야 한다”라며 “학교 배정 시 종교적 이유에 따른 ‘회피 제도’와 ‘전학 제도’가 도입되어야 하고, 종교계 학교에 맞는 교원을 선발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또한 교육의 공공성과 다양성을 확보하기 위해 학부모의 교육 선택권을 보장하는 ‘교육 바우처 제도’ 도입과 대안교육·홈스쿨링 등 새로운 교육운동에 대한 국가적 지원과 제도적 모색도 함께 촉구했다. 단, 박 교수는 “교육의 다양성 추구가 입시 위주의 수직적 서열화나 교육 양극화로 이어져서는 안 된다”라며 수평적 다양성을 위한 정책 운영을 당부했다.

이번 질의서는 지난 5월 16일 전국 16개 시도교육감 후보자들에게 일제히 발송됐다. 교육감 후보들은 각 문항에 대해 ‘적극 찬성’, ‘찬성’, ‘반대’, ‘적극 반대’ 중 하나를 선택하고 구체적인 입장을 기술하여 답변하게 된다. 후보들의 답변 내용은 교육·정치·도시사회학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로 구성된 전문위원들이 성실성, 타당성, 실천 가능성의 3가지 기준으로 정밀 평가할 예정이다. 선거법 위반 소지를 방지하기 위해 최종 결과에 대한 등급화(A, B, C 등)나 점수화는 진행하지 않는다.

학부모들이 기도하고 있다. ©노형구 기자

사학미션네트워크를 비롯한 기독교학교교육연구소, (사)교육비전, 교육미션센터 등 주관 단체들은 후보자들의 응답을 수합하여 분석한 뒤, 오는 5월 27일 공식 기자회견을 열고 그 결과를 발표할 계획이다. 분석 결과는 기독교계 언론과 한국교회에 투명하게 공유되어 기독교인 유권자들이 후보자의 정책과 철학을 비교해 책임 있는 선택을 할 수 있도록 돕는 지표로 활용된다.

박상진 교수는 “이번 질의서는 특정 후보에 대한 공식적 지지가 아니라, 우리 교육의 정책 제안을 가장 잘 이해하고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후보가 누구인지를 국민들에게 알리기 위한 것”이라며 “한국교회 성도들이 감정적 판단이나 정파적 구도에 휩쓸리지 않고, 다음 세대의 신앙과 가치관을 책임질 교육감을 선출하는 공적 사명을 다해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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