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비영리단체 코리아소사이어티가 엔비디아(NVIDIA)의 최고경영자(CEO) 젠슨 황에게 한미 협력 증진에 기여한 인물에게 수여하는 ‘밴 플리트상’을 수여한다고 13일 발표했다.
코리아소사이어티는 1992년부터 매년 한국과 미국 간 이해와 협력, 우호 증진에 공헌한 개인과 단체, 기업 등에 밴 플리트상을 수여해 왔다. 이번에는 대만계 미국인인 젠슨 황이 수상자로 선정되며, 비한국계·비미국계 배경 인물로는 처음으로 이름을 올리게 됐다.
코리아소사이어티는 젠슨 황 CEO가 인공지능(AI)과 반도체 산업 분야에서 보여준 혁신과 리더십이 한미 경제 협력 관계 발전에 크게 기여했다고 선정 이유를 설명했다. 특히 엔비디아와 한국 기업들 간 협력이 글로벌 AI 산업과 첨단 반도체 생태계 형성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에이브러햄 김 코리아소사이어티 회장은 “엔비디아와 한국 기업들은 함께 글로벌 기술 환경의 미래를 만들어가고 있다”며 “이 같은 협력은 차세대 기술 혁신과 한미 협력을 더욱 강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AI와 반도체 산업이 글로벌 경제와 안보의 핵심 분야로 떠오른 가운데, 젠슨 황 CEO의 이번 수상은 AI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한미 기술 동맹의 상징적 장면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한편 밴 플리트상은 한국전쟁 당시 미8군 사령관을 지낸 제임스 밴 플리트 장군의 이름을 딴 상이다. 그는 1951년부터 1953년까지 한국전쟁 기간 미8군 사령관으로 복무하며 가장 오랜 기간 재임한 사령관으로 기록됐다.
밴 플리트 장군은 제2차 세계대전과 한국전쟁 등 여러 전쟁에 참전했으며, 전역 후에도 한국에 대한 깊은 애정을 이어갔다. 그는 미국 정부의 주한 미국대사직 제안을 고사한 뒤 한국 재건과 원조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또한 한인재단(KAF) 활동을 통해 전후 복구 사업을 지원했고, 초급 장교 육성을 위해 육군사관학교를 4년제로 전환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이러한 공로로 그는 ‘한국 육군사관학교의 아버지’로 불렸으며, 서울 화랑대 육군사관학교에는 그의 동상이 세워졌다.
밴 플리트 장군은 한국전쟁 당시 외아들을 한국에서 잃은 뒤에도 한미 우호와 교류 확대를 위해 힘썼다. 그는 미국 사회 주요 인사들과 함께 코리아소사이어티 설립을 추진했고, 이 단체는 아이젠하워 대통령 승인 아래 1957년 공식 출범했다.
코리아소사이어티는 이후 한미 동맹과 민간 교류의 가교 역할을 해왔으며, 1992년부터 수여해 온 밴 플리트상은 한미 협력의 상징으로 자리 잡았다.
역대 수상자에는 지미 카터와 조지 H. W. 부시 전 미국 대통령, 김대중 전 대통령을 비롯해 이건희 삼성 회장, 최종현 SK 회장 등 주요 정·재계 인사들이 포함됐다. 최근에는 방탄소년단(BTS)과 골프선수 박세리 등 문화·스포츠 분야 인사들로까지 확대됐다.
이번 젠슨 황 CEO의 밴 플리트상 수상은 AI와 반도체 산업이 한미 협력의 핵심 축으로 부상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동시에, 기술과 경제 협력이 양국 관계의 새로운 중심으로 자리 잡고 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