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최근 헌법을 개정하며 영토 조항을 처음으로 신설하고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핵 사용 권한을 명문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북한 헌법 개정은 조문 체계와 표현 전반에 걸쳐 변화가 이뤄진 것으로 파악됐다.
6일 대북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은 지난 3월 최고인민회의에서 헌법을 개정하고 제2조에 영토 조항을 신설했다. 개정 헌법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영역은 북쪽으로 중화인민공화국과 러시아 연방, 남쪽으로 대한민국과 접하는 영토와 이에 기초한 영해와 영공을 포함한다”고 규정했다.
이어 “국가 영역에 대한 그 어떤 침해도 허용하지 않는다”는 조항을 함께 명시해 영토 주권에 대한 입장을 분명히 했다. 북한이 헌법에 영토 개념을 명문화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북한 헌법 개정 구조 변화…표현 정비와 체계 재편
이번 북한 헌법 개정에서는 기존 표현과 서술 방식에도 변화가 나타났다. ‘북반부’, ‘조국통일’ 등 기존 용어가 삭제됐으며, 대남 적대 기조를 직접적으로 드러내는 문구도 포함되지 않았다.
이는 2024년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통일 및 민족 관련 표현 사용을 제한하도록 지시한 방침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헌법 서문에 포함돼 있던 김일성·김정일 관련 업적도 삭제됐으며, ‘김일성·김정일 헌법’이라는 표현 역시 제외됐다. 대신 국호, 영토, 공민 등 기본 조항 중심으로 구성하는 일반 국가 헌법과 유사한 구조가 도입됐다.
◈김정은 권한 강화…국가수반 지위 명문화
북한 헌법 개정에서 두드러진 변화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권한 강화다. 개정 헌법은 국무위원장을 기존 ‘최고영도자’에서 ‘국가수반’으로 규정하고 국가대표성을 부여했다.
또한 국가기관 배열 순서에서도 국무위원장을 최고인민회의보다 앞에 배치해 위상을 강화했다. 주요 간부 임면 권한 범위가 확대됐으며, 최고인민회의의 국무위원장 소환권은 삭제됐다.
이 같은 변화는 헌법상 권력 구조를 재정비하고 국가수반 중심 체계를 보다 명확히 한 것으로 해석된다.
◈핵 사용 권한 명문화…군사 체계 변화 반영
북한은 이번 헌법 개정에서 핵무력 운용과 관련한 권한도 명시했다. 개정 헌법은 핵무력 지휘권이 국무위원장에게 있으며, 필요 시 핵무력 지휘기구에 사용 권한을 위임할 수 있도록 규정했다.
이는 핵무력 운용 체계를 헌법 수준에서 규정한 것으로, 군사 정책의 제도화를 반영한 조치로 평가된다.
◈북한 헌법 개정 의미…체계 변화와 평가
전문가들은 이번 북한 헌법 개정이 표현과 구조 측면에서 변화가 나타난 점에 주목하고 있다. 기존 지도자 중심 서술을 축소하고 일반 국가 헌법과 유사한 형식을 강화한 것이 특징으로 지적된다.
이정철 서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헌법에서 특정 지도자 명칭을 삭제하고 구조를 정비한 것은 국가 문서로서의 형식을 고려한 변화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