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조계에 따르면 A씨는 재작년 3월 기초연금을 신청했지만 지급 대상에서 제외됐다. 지방자치단체가 A씨 명의로 등기돼 있던 교회 토지와 건물, 약 13억원 규모의 부동산을 개인 재산으로 간주해 소득인정액에 포함했고, 이로 인해 수급 기준을 초과했다는 이유에서였다.
하지만 해당 부동산은 개인 자산이 아니라 교인들의 헌금과 교회 자금으로 마련된 교회 공동 재산이었다. 다만 대출과 담보 설정의 편의를 위해 일시적으로 담임목사 명의로 등기됐고, 대출 정리 이후 다시 교회로 귀속된 것으로 확인됐다.
토지와 건물은 처음부터 예배당 용도로 사용돼 왔고, 근저당 설정과 해지 역시 교회를 중심으로 이뤄졌다. 초기 채무자 명의만 A씨였을 뿐 이후 채무 주체도 교회로 변경됐던 점이 재판 과정에서 확인됐다.
법원은 이러한 사실관계를 토대로 지자체 처분이 위법하다고 판단했다. 단순한 명의 보유만으로 개인 재산으로 볼 수 없으며, 재산 형성 경위와 실제 사용 주체를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본 것이다.
법원 “명의보다 실질”… 기초연금 판단 기준 제시
이번 판결의 핵심은 해당 부동산을 기초연금 산정의 핵심 요소인 ‘소득인정액’에 포함할 수 있느냐였다. 소득인정액은 본인과 배우자의 소득뿐 아니라 재산을 환산한 금액까지 합산해 산정되며, 기초연금 수급 여부를 결정하는 중요한 기준이다.
재판부는 문제의 토지와 건물이 교회 공동 목적을 위해 형성된 재산이라는 점에 주목했다. 교회 회의록과 등기 자료, 건축 관련 기록 등을 통해 토지 매입과 건축 비용이 건축헌금과 적립금, 교회 대출로 충당된 사실이 일관되게 확인됐다고 판단했다.
특히 A씨가 부동산을 교회에 넘긴 행위를 일반적인 증여로 볼 수 없고, 애초 공동 재산의 명의를 원상 회복한 것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단순히 명의가 개인 앞으로 돼 있다는 이유만으로 이를 개인 자산으로 평가해 기초연금 지급을 제한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판단했다. 실질 소유와 공동 목적 사용이라는 요소가 더 중요하다는 점을 분명히 한 셈이다.
이번 판결은 종교단체 재산뿐 아니라 명의신탁이나 공동체 목적 재산과 관련한 복지 행정 판단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줄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기초연금 산정 논란… 실질 판단 중요성 커져
이번 사건은 기초연금 산정에서 재산 평가 기준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다시 보여줬다. 기초연금은 만 65세 이상 가운데 소득인정액이 일정 기준 이하일 경우 지급되며, 전체 노인 하위 70% 수준을 기준으로 수급 대상을 정한다.
올해 기준 단독가구는 월 소득인정액 247만원, 부부가구는 395만2000원 이하여야 기초연금을 받을 수 있다. 이 기준을 초과하면 수급 대상에서 제외된다.
문제는 재산이 단순히 명의상 본인 앞으로 있다는 이유만으로 평가될 경우 실제 생활 형편과 괴리가 생길 수 있다는 점이다. 이번 판결은 바로 이 지점에서 실질 판단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특히 종교시설이나 공동체 목적 재산처럼 개인이 사실상 처분하거나 사적으로 사용할 수 없는 재산까지 개인 자산으로 산정하는 것은 제도 취지와 맞지 않는다는 해석에 힘이 실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