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파키스탄 강제 개종·강제결혼 근절 촉구… 소수종교 소녀들 인권위기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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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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힌두·기독교 소녀들 납치·개종·조혼 피해 지속… 국제사회 “구조적 차별 멈춰야”
파키스탄 정의평화국가위원회(NCJP)는 새 보고서를 통해 파키스탄 내 강제 개종을 범죄화할 것을 다시 촉구했다. ©NCJP

미국 크리스천데일리인터내셔널(CDI)은 파키스탄에서 소수종교 여성과 소녀들을 대상으로 한 강제 개종과 강제결혼 문제가 다시 국제사회 우려의 중심에 섰다고 4월 27일(이하 현지시각) 보도했다. 유엔 인권이사회(UNHRC)가 임명한 독립 전문가들은 최근 파키스탄 정부를 향해 강제 개종과 조혼 관행 근절을 위한 실질적 조치를 강화할 것을 촉구했다.

전문가 패널은 지난 22일 발표한 성명에서 특히 힌두교와 기독교 등 소수종교 공동체 소녀들이 이슬람주의 강압과 사회 구조적 취약성 속에서 반복적으로 피해를 입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강제 개종과 강제결혼 방지를 위해 전국 모든 주와 자치구에서 법정 혼인 연령을 18세로 통일하고, 강제 종교 개종을 별도 범죄로 규정하며, 인신매매 및 성폭력 관련 법 집행을 강화해야 한다고 권고하며 모든 피해 의혹에 대해 신속하고 공정한 수사와 가해자 책임 규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법 집행기관이 피해 가족들의 고소를 묵살하거나 적절한 수사를 하지 않고, 피해자의 연령조차 제대로 판단하지 않는 경우가 빈번하다”고 우려했다.

생존자 보호 지원 확대 요구

유엔 전문가들은 피해 생존자들을 위한 실질적 보호체계 마련도 주문했다.

성명은 안전 쉼터, 법률 지원, 심리 상담, 사회 재통합 프로그램 등 성인지적 접근을 반영한 포괄적 지원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또 성별 불평등, 빈곤, 사회적 배제, 종교적 편견, 소수자 차별과 같은 구조적 요인들이 여전히 제대로 다뤄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종교 또는 신념의 자유와 평등은 누구에게나 차별 없이 보장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제 개종 피해 지속… “미성년 동의는 성립될 수 없다”

패널은 파키스탄 내 소수종교 여성과 소녀들에 대한 납치와 강제 종교 개종 사례가 광범위하게 이어지고 있다고 경고했다.

특히 결혼을 매개로 이뤄지는 개종이 자유로운 의사와 완전한 동의에 기반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며, 미성년자가 관련된 경우 이런 조건은 법적으로 성립할 수 없다고 밝혔다.

성명은 “종교 변경은 강요 없이 자유롭게 이뤄져야 하며 결혼 역시 온전한 자유 의사에 근거해야 한다”며 “아동 피해자의 경우 이러한 조건은 성립될 수 없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처벌 없는 관행이 이 문제를 지속시키고 있다고도 지적했다. 지난해 보고된 강제 개종 결혼 피해자의 약 75%가 힌두교도였고 25%는 기독교인이었다고 패널은 밝혔다. 피해 대부분은 신드주에서 집중적으로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14세에서 18세 사이 청소년 소녀들이 가장 취약한 집단으로 지목됐으며, 일부는 그보다 더 어린 경우도 있었다고 전했다.

빈곤과 사회적 소외가 위험 키워

보고서는 빈곤과 사회적 주변화가 소수종교 여성과 소녀들의 위험을 더욱 키우고 있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이 여성들과 소녀들은 지속적인 공포 속에서 살아가며 강요를 경험하고 종교 자유와 자기결정권을 박탈당하고 있다”며 이러한 현실은 멈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이러한 반복적 침해는 단순 개별 사건이 아니라 비무슬림 여성과 소녀들에 대한 구조적 차별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일부는 무슬림 남성과 결혼하기 위해 사실상 개종을 강요받는 구조에 놓여 있다는 설명도 덧붙이며 강제 개종과 강제결혼 문제가 단순 종교 갈등이 아니라 여성 인권과 아동 보호 문제라는 점을 다시 부각했다.

파키스탄 교계 “강제 개종 범죄화해야” 입법 촉구

이와 함께 파키스탄 정의평화국가위원회(NCJP)도 강제 개종 범죄화 입법을 다시 촉구했다.

최근 발표된 보고서 『Captive Souls: The Untold Story of Pakistan’s Minority Girls』는 2021년부터 2025년까지 기독교 소녀 피해 사례를 분석하며 협박, 기만, 경제적 압박 등을 통한 조직적 강제 개종 실태를 고발했다.

보고서는 많은 피해자들이 차별과 폭력, 사회적 배제 또는 채무 압박에서 벗어나기 위해 사실상 개종으로 내몰린다고 지적했다.

NCJP 사무총장 나임 유사프 길은 파키스탄에 강제 종교 개종을 명시적으로 처벌하는 법이 없다며 국가 차원의 공식 인정이 개혁의 첫걸음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개종 사건 절차적 보호장치, 개종 최소 연령 도입, 강요 행위 엄벌, 독립 검증기구, 피해자 지원 체계, 신속 재판을 위한 특별법원 설치 등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13세 기독교 소녀 판결 논란 확산

CDI는 해당 논란이 최근 법원 판결로 더 커졌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파키스탄 연방헌법재판소가 납치 혐의를 받는 30세 무슬림 남성과 13세 기독교 소녀 마리아 샤바즈의 이슬람식 혼인을 인정한 지난 2월 3일 판결도 강하게 비판했다.

공식 서류상 피해자가 법정 혼인 연령 미만이었음에도 혼인을 인정한 판결은 아동 보호 법 적용의 일관성 문제를 드러냈다는 지적이다.

가톨릭 주교회의 의장 샘슨 슈카르딘 주교와 NCJP 관계자들도 공동 성명을 통해 아동결혼 금지법 적용이 선택적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들은 “18세 미만 결혼 금지 법률이 일관되게 적용되지 않고 있다”며 “이 같은 선택적 법 집행은 매우 우려스럽다”고 밝혔다.

종교 자유와 여성 인권 시험대… 국제사회 주목

교회 지도자들은 사법 독립 존중과 별개로 강제 개종과 미성년 결혼 사건은 헌법과 국제 인권 기준에 부합하도록 투명하게 다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유엔 권고는 종교 자유 문제를 넘어 여성 인권과 소수자 보호 문제로도 읽히고 있다.

파키스탄은 오픈도어선교회의 2026 세계 기독교 박해지수에서 세계 8위로 분류됐으며 강제 개종과 납치, 미흡한 법적 보호가 핵심 우려로 지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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