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규장각에 잠들어 있던 공문서 한 장이 130여 년 전 전라도 복음 전래사를 새롭게 조명하고 있다.
남원동북교회에서 열린 제2회 역사 세미나에서 최은수 교수가 미 남장로교 전라도 선교와 관련한 새 연구 성과를 발표하며 기존 선교사 연구를 보완할 중요한 사료들을 공개했다.
이번 발표는 남원 복음 전래 시점과 전라도 선교 기원을 둘러싼 기존 이해를 넓히는 계기가 됐다는 평가를 받았다.
존 로스와 윤치호, 한국 선교 배경 재조명
최 교수는 존 로스의 한국어 성경 번역과 한국인 대상 사역이 장로교 선교부들의 한국 선교 결정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또 미 남부 최초 한국인 유학생으로 알려진 윤치호가 미 남장로교의 한국 선교 결단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소개했다.
이는 초기 한국 선교가 서구 선교부 결정만이 아니라 한국인 지도자와의 관계 속에서 형성됐음을 보여주는 대목으로 해석됐다.
선교사 파송식과 의료선교, 전라도 선교의 시작
세미나에서는 1892년 미국 세인트루이스에서 열린 한국 선교사 7인 파송식과 관련한 새로운 사실도 공개됐다.
레이놀즈 목사가 대표 답사를 전했고 각 선교사에게 기념 찻잔과 받침대가 증정됐다는 기록도 소개됐다.
또 1893년 파송된 드류 우대모 선교사를 통해 의료선교가 전라도 선교의 출발점이 됐다는 점도 강조됐다.
최 교수는 병 고침 사역을 계기로 사람들이 교회로 모여들며 복음 전파의 문이 열렸다고 설명했다.
남원 복음 전래 시점 바꿀 규장각 문서 주목
이날 가장 주목받은 내용은 남원 복음 전래 시점과 관련한 새 사료 발견이었다.
1899년 이용익이 남원 군수에게 보낸 공문에는 선교사 방문을 제한하지 말고 협조하라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소개됐다.
최 교수는 해당 선교사가 미국인이 아닌 영국 선교사였을 가능성을 제기하며, 이 문서가 남원 초기 복음 전래 연구를 다시 보게 하는 자료라고 평가했다.
공적 문서를 통해 선교사 방문 흔적이 확인됐다는 점에서 지역교회사 연구에도 의미 있는 진전으로 받아들여졌다.
역사 유산 보존과 다음 세대 계승 과제
최 교수는 이날 역사 유산 보존을 위한 기독교 역사관 건립 필요성도 강조했다.
그는 역사관이 과거 유물을 보관하는 공간이 아니라 과거와 현재, 미래가 만나는 교육 공간이 돼야 한다고 밝혔다.
김범준 목사는 한국교회 역사 속 신앙적 가치를 발굴하고 후대에 전하는 노력을 지속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