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교회 시대 한국교회, 어떻게 신뢰 회복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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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복음주의신학회 제86차 정기논문발표회, 교회의 공공성과 사회적 책임 재조명
한국복음주의신학회 제86차 정기논문발표회에 참석한 주요 관계자들과 발표자들이 25일 합동신학대학원대학교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날 행사에서는 ‘탈교회 시대, 교회의 돌봄과 섬김’을 주제로 한국교회의 공공성과 사회적 책임 회복을 위한 다양한 논의가 진행됐다. ©한국복음주의신학회 제공

한국복음주의신학회(회장 강규성)가 25일 오전 합동신학대학원대학교(총장 안상혁)에서 제86차 정기논문발표회를 개최했다. 이번 발표회는 ‘탈교회 시대, 교회의 돌봄과 섬김’을 주제로 진행됐으며, 한국교회가 직면한 탈교회 현상 속에서 교회의 공공성과 사회적 책임을 어떻게 회복할 것인가에 대한 다양한 신학적·실천적 논의가 이어졌다.

이날 주제 강연에서는 손 신 박사(아신대)와 노원석 박사(인천제2교회 목사)가 각각 발제자로 나서 탈교회 시대의 교회 역할과 방향성에 대해 발표했다. 발표자들은 공통적으로 교회의 본질적 사명과 사회적 신뢰 회복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돌봄과 섬김이 단순한 부수적 활동이 아니라 교회의 정체성을 검증하는 핵심 요소임을 밝혔다.

◈ 탈교회 시대, 교회의 돌봄과 섬김은 선택 아닌 본질적 사명

손 신 박사가 ‘탈교회 시대, 교회의 돌봄과 섬김: 한국 탈교회 현상에 대한 종교사회학적 분석과 국내외 지역사회 돌봄 사례 비교를 통한 기독교사회복지 기반 목회실천 전략’이라는 주제로 발제하고 있다. ©한국복음주의신학회 제공

손 신 박사는 복음주의 선교 이해를 바탕으로 교회의 사명을 설명하며 “하나님의 영광을 궁극적 목적으로 삼는 ‘대소명’과 하나님 사랑 및 이웃 사랑의 ‘대계명’, 그리고 모든 민족을 제자 삼으라는 ‘대명령’이 통합적으로 이해되어야 한다”며, 트리니티복음주의신학교 선교학자 크레이그 오트(Craig Ott)의 견해를 인용해 “교회의 사명은 모든 사람 가운데 변혁적 교회들을 세움으로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손 박사는 이러한 신학적 토대 위에서 탈교회 시대의 교회가 돌봄과 섬김을 사회학적·사회복지적 관점에서 분석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대명령을 단순한 종교적 명령으로 축소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 현실 속에서 대계명과 결합해 실천해야 한다”며 “이를 통해 궁극적으로 하나님의 영광을 지향하는 것이 교회의 사명”이라고 했다.

특히 “탈교회 현상에 대해 단순한 교회 출석 감소가 아닌 종교의 공적 정당성과 교회의 사회적 신뢰가 동시에 약화되는 구조적 변화”라며 “동시에 한국 사회는 초고령사회 진입, 고독사 증가, 치매 확산, 가족 돌봄 기능 약화 등 복합적인 사회 변화에 직면해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상황 속에서 교회가 던져야 할 질문은 ‘어떻게 다시 사람을 모을 것인가’가 아니라 ‘어떻게 다시 신뢰받는 공동체가 될 것인가’라고 밝혔다.

◈ 교회의 공공성 회복 위한 구조적 전환 필요성 제기

손 박사는 “탈교회 시대 교회의 돌봄과 섬김을 실질적으로 구현하기 위해서는 구조적 전환이 필요하다”며 “교회가 기존의 프로그램 중심 봉사활동에서 벗어나 지역 돌봄 생태계에 참여해야 한다. 행정복지센터, 복지관, 보건소, 치매안심센터 등과 연계된 지역 네트워크 속에서 교회가 초기 접촉기관이자 연계자로서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고 했다.

또한 “개별 교회 중심 사역에서 벗어나 연합 법인, 사회적협동조합, 위탁 운영 등 구조화된 모델로 전환해야 한다”며 “이를 통해 교회의 돌봄 사역이 일회성 활동이 아닌 지속 가능한 공공서비스로 자리 잡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자원봉사 중심 돌봄에서 전문 인력 중심 체계로의 전환도 필요하다. 사회복지사, 간호사, 상담사 등 전문 인력과 함께 운영 매뉴얼, 개인정보 보호 지침, 위기 대응 체계 등을 갖추어야 돌봄의 신뢰성을 확보할 수 있다”며 “데이터 기반 운영과 투명성 확보 역시 중요하다. 돌봄 활동의 성과를 수치와 사례로 설명하고, 예산과 운영을 공개하는 것이 신뢰 회복의 핵심 조건”이라고 덧붙였다.

끝으로 그는 “이러한 전환을 통해 교회가 ‘모이는 공동체에서 연결하는 공동체로’, ‘행사 중심에서 생명망을 지키는 공동체로’ 변화해야 한다”며 “교회의 규모에 따라 대형교회는 공공 인프라 구축, 중형교회는 연합 플랫폼 형성, 소형교회는 지역 밀착형 돌봄 거점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 ‘가나안 성도’와 탈교회 현상… 교회의 자기 성찰 요구

노원석 박사가 ‘탈교회 시대, 교회의 돌봄과 섬김’이라는 주제로 발제하고 있다. ©한국복음주의신학회 제공

노원석 박사는 ‘가나안 성도’ 현상을 중심으로 탈교회 시대의 특징을 설명했다. 그는 “가나안 성도’가 교회에 출석하지 않지만 신앙을 유지하는 사람들을 의미하며, 이는 단순한 이탈이 아니라 제도적 교회와의 결별이라는 점에서 ‘탈교회’ 현상으로 규정할 수 있다”고 밝혔다.

노 박사는 “각종 통계와 사회학적 지표를 근거로 개신교 인구 감소와 함께 교회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증가하고 있다”며 “이러한 배경에는 개교회주의와 성장 중심주의 등 교회의 구조적 문제가 자리하고 있으며, 공적 책임을 다하지 못한 데 대한 실망이 반영된 결과”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현대 사회가 극심한 경쟁과 관계 단절 속에서 오히려 ‘사회적 돌봄과 공적 섬김’을 더욱 필요로 하고 있다”며 “따라서 문제는 신앙 자체가 아니라 교회가 사회적 책임을 충분히 수행하지 못한 데 있을 수 있다”고 했다.

그는 “교회가 기존의 성장 중심 패러다임에서 벗어나 지역사회의 필요에 응답하는 공동체로 변화해야 한다”며 “교회가 담장 안에 머무르지 않고 세상 속으로 나아갈 때, 가나안 성도들이 교회의 존재 이유를 다시 발견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인천제2교회의 사례를 통해 교회의 실천적 가능성을 제시했다. 노 박사는 장애아동을 위한 교육 공간 운영, 도서관과 나눔마트, 상담 사역 등을 통해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교회의 모습을 소개하며 “이는 단순한 봉사를 넘어 ‘성육신적 포용’과 ‘동행’의 실천”이라고 평가했다.

◈ 탈교회 시대 대안, ‘총체적 복음’과 지역사회 참여 강조

노 박사는 “탈교회 시대의 대안이 더 정교한 프로그램이나 전도 전략이 아니라 ‘총체적 복음’의 회복에 있다”며 “이는 영혼 구원과 사회적 책임이 통합된 형태로 나타나야 한다는 의미다. 교회가 지역사회의 아픔을 외면하지 않고 삶의 현장에서 함께할 때, 무너진 신뢰가 회복될 수 있다”고 했다.

아울러 “교회가 ‘우리에게 오라’고 외치기 전에 먼저 ‘세상으로 나아가는 교회’가 되어야 한다”며 “자기비움(케노시스)의 자세로 세상을 품을 때, 교회는 다시 사회 속에서 의미 있는 존재로 인식될 수 있다”고 전했다.

이날 발표회에서는 주제강연 외에도 다양한 분과별 주제 발표와 자유 발표가 이어졌다.

분과별 주제발표에서는 ▲구약 분과에 박유미 박사(비블로스성경인문학연구소)가 ‘각자도생에서 연대로: 창 38장 다말 내러티브와 룻기의 비교 연구’ ▲신약 분과에 김주한 박사(총신대)가 ‘탈교회 시대 성도 돌봄에 대한 바울의 목회적 답변’ ▲조직 분과에 오세조 목사(루터대학교회)가 ‘탈교회 시대의 교회됨과 공공성’ ▲역사 분과에 김성욱 박사(웨신대)가 ‘탈교회 시대에 교회의 역할: 헬무트 틸리케(H. Thielicke)의 신학을 중심으로’ ▲실천 분과에 송경아 박사(아신대)가 ‘리처드 백스터의 우울 이해를 통해 본 기독교 심리학의 전통과 현대적 함의’ ▲상담 분과에 김태수 박사(백석대)가 ‘아가페 상담: 교회의 돌봄과 섬김을 위한 기독교상담 방법론’ ▲윤리 분과에 이춘성 박사(한국기독교윤리연구원)가 ‘찰스 테일러의 ‘세속의 시대’를 통해 본 한국교회의 탈교회 현상’ ▲선교 분과에 허경화 박사(총신대)가 ‘탈교회 시대 Z세대 군장병들의 군선교 인식 분석’ ▲음악 분과에 이선영 박사(총신대)가 ‘칼 필립 엠마누엘 바흐의 ‘구세주의 최후의 수난’에 관한 음악적 내러티브에 대한 고찰’이라는 주제로 각각 발제했다.

분과별 자유발표에서는 ▲구약 분과에 안석일 박사(총신대원)가 ‘역대기 저자의 출애굽에 대한 이해는 무엇이었나?’ ▲신약 분과에 김진미 박사(아신대)가 ‘히브리서 11:35의 τὴν ἀπολύτρωσιν과 더 좋은 부활에 대한 함의’ ▲조직 분과에 차민석 목사(율로기아교회)가 ‘포스트모던 시대의 관계적 삼위일체론: 지지울라스와 라쿠나를 중심으로’ ▲역사 분과에 임모세 박사(고신대원)가 ‘직분간의 평등 재조명’ ▲실천 분과에 이영찬 박사(한국침신대)가 ‘사도행전 2장에 나타난 베드로의 전도설교 분석’ ▲상담 분과에 이은혜 박사(총신대)가 ‘성경적 교정상담 프로그램 참여 경험에 나타난 수형자의 정체성 변화와 관계 회복’ ▲윤리 분과에 조현우 박사(한국침신대)가 ‘라깡의 욕망의 그래프에 대한 지젝의 해석을 바탕으로 믿음과 윤리의 관계를 고찰’ ▲선교 분과에 조남준 박사(오픈도어선교회)가 ‘고난받는 교회를 향한 선교적 돌봄의 실천: World Watch List 2026 분석을 중심으로’ ▲음악 분과에 양정식 박사(서울신대)가 ‘찬양의 본질: 회중예배를 위한 성경적, 신학적 토대와 그 함의(含意)’라는 주제로 각각 발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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