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앰네스티는 전 세계 144개국의 인권 상황을 심층 분석한 '2025 세계 인권 현황 보고서'를 4월 21일 공식 발표했다. 이번 보고서에서 국제앰네스티는 북한이 김정은 위원장의 지도 아래 러시아 및 중국과의 군사적·경제적 밀착을 가속화하면서도, 정작 내부적으로는 주민들의 기본권을 처참히 짓밟고 외부 세계와의 접촉을 철저히 차단하는 전방위적 사회 통제를 지속하고 있다고 강력히 경고했다. 특히 북한 당국은 법률과 첨단 감시망을 촘촘히 엮어 주민들의 일상을 압박하고 있으며, 단지 외부 문물을 접했다는 이유만으로 극형에 처하는 등 인권 유린의 수위가 갈수록 잔혹해지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북한 인권 상황에서 가장 시급한 문제로 부각된 것은 표현의 자유에 대한 극심한 탄압이다. 북한 당국은 '반동사상문화배격법'과 '평양문화어보호법'을 핵심적인 법적 근거로 내세워 주민들의 사상을 철저히 통제하고 검열을 정당화하고 있다. 외부 정보에 대한 접근은 사실상 원천 봉쇄된 상태이며, 라디오 방송은 전파 방해로 인해 먹통이 되었고 특히 북중 접경 지역 주민들에 대한 감시는 그 어느 때보다 삼엄해졌다. 당국은 사전 통지나 영장도 없이 주민들의 가택을 수색하여 휴대전화나 저장 장치, 인쇄물을 샅샅이 뒤지며 이른바 '반사회주의' 자료를 색출하는 데 혈안이 되어 있는 모습이다.
◈외부와 단절된 '거대한 감옥'... 법률 앞세워 정보 유입 원천 차단
이러한 무자비한 사상 통제는 교육 현장에서도 예외 없이 적용되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학교와 대학은 당국의 엄격한 감시 하에 놓여 있으며, 한국 콘텐츠 등 금지된 외국 매체를 소지한 학생은 즉각 퇴학 처분을 받거나 악명 높은 미성년자 구금 시설로 보내진다. 교사들 역시 학생들에게 외국 문화에 대한 관심을 '국가 반역 행위'로 규정하는 정치사상 교육을 실시하라는 강요를 받고 있다. 특히 당국은 디지털 감시 기술을 총동원해 외부 문물에 민감한 청년층을 집중적으로 단속하고 있으며, 실제로 외국 음악이나 영화를 유포했다는 혐의로 한 남성을 공개 처형하는 등 비인도적인 처벌 사례가 여전히 확인되고 있다.
북한 인권의 또 다른 고질적인 현안인 자의적 체포와 구금 문제도 매우 심각한 수준이다. 북한 당국은 정권 유지를 위해 구금 시설을 주민 통제의 핵심 수단으로 적극 활용하고 있으며, 탈출 시도나 외부 매체 접근과 같은 정치적 사안에 조금이라도 연루된 이들은 공정한 재판 절차는커녕 변론의 기회도 없이 수용소로 끌려간다. 구금된 이들의 소재나 생사조차 알 수 없는 경우가 허다해 가족들은 평생을 강제 실종의 고통 속에 살아가게 된다. 정치범수용소 내에서는 강제 노동과 가혹한 처벌, 그리고 생명을 위협하는 식량 부족이 일상화되어 있으며, 이는 국제 사회가 엄격히 금지하는 명백한 인권 유린이자 비인도적 처우에 해당한다.
◈공포로 유지되는 권력... 자의적 구금과 잔혹한 공개 처형의 실상
조사 과정에서 자행되는 고문과 학대 역시 결코 사라지지 않고 있다. 구금 시설을 경험한 탈북민들의 생생한 증언에 따르면, 당국은 심문 과정에서 원하는 '자백'을 받아내기 위해 구타와 수면 박탈 등 상상을 초월하는 잔인한 고문을 자행하고 있다. 이로 인해 피구금자들은 평생 지울 수 없는 신체적·정신적 후유증에 시달리지만, 독립적인 외부 감시 기구의 접근이 원천 차단되어 있어 실제 수용 시설 내부의 처참한 상황을 정확히 파악하는 데는 여전히 한계가 따르고 있다. 특히 사형 제도의 경우, 국제법상 극형에 해당하지 않는 경미한 행위에 대해서도 불투명한 절차를 거쳐 집행되고 있어 국제 사회의 우려는 더욱 깊어지고 있다.
북한 당국은 주민들의 마음속에 공포를 심어 체제 유지를 도모하고자 공개 처형을 통치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 처형 현장에는 어린 아동을 포함한 일반 주민들이 강제로 동원되어 참관해야 하며, 처형이 끝난 뒤에는 관련 내용을 주입하는 강연회나 학습회에 의무적으로 참석해야 한다. 이러한 공포 정치는 주민들의 이동의 자유마저 철저히 앗아갔다. 행정 구역 간 이동을 위해서는 까다로운 여행증 발급 절차를 거쳐야 하며, 곳곳에 설치된 검문소의 감시망은 더욱 강화되었다. 특히 중국에서 강제 북송된 탈북민들은 북한으로 돌아가는 즉시 고문과 구금, 그리고 목숨을 위협받는 가혹 행위에 그대로 노출되어 있는 실정이다.
◈무너진 보건과 만성적 식량난... 사회적 약자 향한 구조적 차별 심각
주민들의 생존권과 직결된 경제적·사회적 권리 또한 벼랑 끝에 몰려 있다. 보건 의료 서비스는 만성적인 자원 부족으로 인해 사실상 붕괴된 상태이며, 병원에는 기본적인 의약품이나 장비조차 구비되지 않아 환자 가족이 시장에서 직접 물자를 구해와야 하는 상황이 빈번하다. 유니세프 등 국제기구의 예방접종 캠페인으로 일부 아동들이 혜택을 받기도 했으나, 국제 인력의 입국 제한으로 인해 사업의 독립적인 모니터링이나 사후 평가는 여전히 제약을 받고 있다. 식량 불안 문제 역시 비료와 연료 부족, 노후화된 농기계에 이상 기후까지 겹치면서 농촌 지역 주민들을 중심으로 극심한 생활고를 야기하고 있다.
사회적 약자인 장애인에 대한 인권 침해와 구조적 차별 역시 이번 보고서에 상세히 기록되었다. 북한 내 장애인들은 교육과 보건, 고용 등 사회 전반에서 철저히 배제되고 있으며, 뿌리 깊은 사회적 낙인 속에 고통받고 있다. 특히 심리사회적 혹은 지적 장애를 가진 이들은 본인의 동의와 관계없이 수용 시설에 강제로 격리되기도 하며, 해당 시설 내에서의 방치와 감독 부재 등 학대 의혹도 끊이지 않고 있다. 국제앰네스티는 북한의 인권 상황이 실질적으로 개선되기 위해서는 국제 인도주의 단체의 자유로운 활동 보장과 함께 주민들에 대한 전방위적 감시와 잔혹한 처벌이 즉각 중단되어야 함을 강력히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