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총연합(한교총)과 한국세계선교협의회(KWMA) 소속 교단들이 한국교회 선교 생태계를 건강하게 발전시켜 나가기 위해 자체적으로 노력하는 한편, 협력이 필요한 사안에 대해서는 함께 뜻을 모으기로 했다.
한교총이 주최하고 KWMA가 주관한 이날 모임은 30여 명의 한교총 소속 교단 총무 및 사무총장, KWMA 관계자 등이 참여한 가운데 통일 이후 북한교회 회복과 선교지 K-이단, 현지인 중심의 동반자 선교 등 주요 선교 현안을 집중적으로 다뤘다.
한교총 사무총장 김철훈 목사는 “한국교회를 대표하는 한교총과 협력기관이 이러한 정책 간담회를 통해 각 교단 정책이 이분화된 것이 아니라 하나의 방향으로 갈 수 있도록 만든 자리”라며 “많은 의견과 좋은 선교의 방향을 제안해 주시면 정책에 반영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인사말을 전했다.
김철훈 목사는 특히 “북한선교에서 많은 협력을 요하는 시점에 이러한 중요한 자리를 만든 것이 큰 변화”라며 “140년 전 동방의 예루살렘으로 불렸던 평양뿐만 아니라 압록강, 백두산 주변에 세워졌던 많은 교회가 사라진 지 오래고, 3,500개 교회 정도가 현재 이름만 남았으며 그 터 위에 이미 다른 건물이 세워져 있어서 통일 이후 어떻게 북한교회를 건립할 것인지 다양한 형태의 선교 제안이 나오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 목사는 “이런 가운데 한교총과 KWMA가 (작년에) 중요한 원칙들을 정하고, 각 교단의 선교 정책에 반영되어 큰 선교의 방향들을 나누는 귀한 자리가 될 줄 믿는다”며 “특별히 통일부에서 최근 교단뿐 아니라 사회단체를 통해 북한의 적대적 두 국가론이 실질적으로 부상하는 상황 속에서 한국교회가 어떤 선교 방향과 대책을 정해야 할지 중요한 제안을 해 줄 것이다. 그 제안을 통해 한국교회를 대표하는 선교 원칙과 내용을 잘 만들어 나가는 자리가 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예장합동 총회 총무이자 한교총 총무인 박용규 목사는 “선교의 패러다임이 서구 중심에서 점점 바뀌어져 가고 있는 시대에 (이 시간) 새로운 길을 제시해 줄 것”이라며 “간담회를 통해 선교에 대한 새로운 인사이트를 얻고 건강한 선교 전략을 세워 하나님의 나라를 이뤄가기를 바란다”고 인사했다.
◇“통일 후 북한교회 재건, 교단 확장이 되면 안 돼”
이날 통일 이후 북한교회 회복에 대해 논의하기에 앞서, 통일부 사회문화협력국 강연서 국장이 ‘최근 북한 동향 및 정책 추진 방향’에 대해 발제했다. 강 국장은 먼저 “김정은 위원장이 당대회·최고인민회의를 통해 장기 집권 기반을 공고화하고, ‘적대적 두 국가’ 기조를 견지하면서 남북 간 현안에 대해서는 비교적 유연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북한은 핵 보유 인정하에서 대미 협상을 지속할 것을 시사하고, 중동 상황에 대해서는 거리두기를 하고 있다”며 “중국과는 북중 여객열차, 중국 항공사 베이징-평양 노선이 6년 만에 재개되는 등 북중 협력을 강화하고 있으며, 러시아·벨라루스 등과도 연대하면서 북한이 다극 체제에서 핵을 가지고 국제사회에서 역할을 하겠다는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외에 북한에도 저출산 문제가 발생하고 있어, 남한과의 협력의 포인트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런 가운데 통일부의 정책 추진 방향은 한반도 평화공존 정책을 견지한다고 밝혔다. 강 국장은 “‘북 체제 존중, 적대행위 불추진, 흡수통일 불 추구’ 3대 원칙을 견지한 일관된 평화공존 정책을 추진하고, MDL 비행금지구역 설정 등 ‘9.19 군사합의’ 복원 추진, 무인기 침투 재발 방지를 위한 제도적 장치 등을 마련했다”며 “한반도 공동 성장을 위해 서울-베이징 고속철도 연결, 원산갈마 평화관광, 보건의료 협력 등 남북·다자 협력 분야의 발굴 및 준비를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한반도 평화 국면 전환을 위한 여건을 조성하기 위해 “피스메이커로서 북미대화 재개를 위한 주변국과 협력을 강화하고, 중동 정세가 한반도 문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적극 대응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반도 평화공존 정책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 및 소통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별도 조직을 신설해 국민의 의견을 듣기 위해 노력하고, AI 등을 통한 새로운 방식의 대화 방법도 강구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특히 “북한 자료 공개도 확대해 굳이 통일부나 간접 자료를 받는 것보다, 국민이 북한에 대한 궁금증을 직접 들어가서 해소할 수 있도록 노동신문을 개방하고 북한 사이트도 개방하여 국민이 장소에 구애받지 않도록 (북한 자료를) 볼 수 있도록 입법 개정 작업을 진행 중”이라며 “조금씩 국민 공감대, 북한에 대한 국민의 자유로운 접근 등 소통을 강화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강연서 국장은 과거 탈북민으로 불린 북향민 정착 지원 및 사회 통합 강화를 위한 MOU 체결 소식 등도 전하고 “국내에 들어와 있는 북한 주민들, 북향민들에 대한 많은 관심과 배려를 해주시면 통일을 준비하는 데도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를 전했다.
KWMA 사무총장 강대흥 목사는 ‘통일 이후 북한교회 회복’에 대해 작년에 한교총 소속 교단들과 ‘통일 이후 북한교회 회복을 위한 7원칙(안)’을 결의하기까지 과정을 소개하며 “북한에서 교회를 개척할 때 과열되고 불미스러운 모습을 보이면 기독교 선교는 어렵다고 생각하므로 (통일 이후) 북한 지하교회의 생각을 존중하고 한교총이 한국교회 북한 사역의 중심 창구가 되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총무님들이 교단 산하 교회와 북한 선교 관심자들에게 잘 말씀해 달라”고 당부했다.
또 강 목사는 “(통일 이후 북한에서) 무슨 일을 할 때 교단 이름보다 한국교회 이름으로 들어가는 것이 좋다. 교단 확장 정책으로 가면 안 되고, 선교 브로커가 나오고 돈으로 경쟁하는 일이 없도록 한국교회가 지금부터 의논해야 한다”며 “이것을 한교총에서 의논해 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이와 함께 북한선교를 위해 KWMA가 NCCK와도 MOU를 체결했다고 전하고 “아주 최소한도라도 공통분모를 가지고 통일된 의견을 갖고 지켜 나가야 될 것”이라고 요청했다.
◇K-이단 정보, KWMA 홈페이지에 다국어로 공개 준비
해외 선교지에서 심각한 현안으로 떠오르고 있는 한국발 이단인 K-이단 문제도 다시 한번 중요 이슈로 다뤄졌다. 강대흥 사무총장은 “우리는 예수 안 믿는 사람을 전도하려는데, 이단들은 예수 믿는 사람을 데려가려 한다. 요즘에는 (이단들이) 새신자, 예수 안 믿는 사람도 전도를 많이 하고 있다”며 “한국교회는 앞으로 교회로 회귀하게 될 이들을 다시 받을 때, 그들의 잘못된 교리에 대한 이해가 있어야 하므로 더욱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당부했다.
또한 “하나님의 교회, 신천지 같은 단체들은 이미 전 세계적인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활발히 활동 중”이라며 “이들의 가장 큰 특징은 초기에 정체를 드러내지 않고 문화 행사, 자원봉사, 청소년 및 청년 캠프로 위장하거나 대규모 은사 집회를 개최하며 현지 사회에 침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뿐 아니라 선교사들이 피땀 흘려 개척한 현지 교회들이 이단의 전초기지로 전락하고 있는 현실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강 사무총장은 “K-팝, K-컬처의 인기와 함께 K-이단도 현지인들에게 환영받고, 풍부한 재정 지원까지 더해져 현지 교회 입장에서 이들을 거부할 이유를 찾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의 선교지 이단 피해 사례들도 소개했다. 캄보디아에서는 만민중앙교회 이재록 휘하에 있던 이희선 목사가 대규모 집회를 추진하면서, 캄보디아 현지 목회자 세 명이 ‘아시아 연합 평화 축제를 열자’는 명분에 속아 공동 주최자로 서명하는 일이 있었다.
온두라스에서는 부친이 30년간 사역하며 세운 현지 교회들을 돌보기 위해 선교사 자녀(MK) 출신 P 선교사가 부임했는데, 현지 교회들이 만민교회, 구원파 등 한국발 이단과 대형집회 및 문화 행사를 통해 깊은 교류를 맺고 있는 것을 알게 됐다. P 선교사는 한국에서 이단 전문 사역자를 초청해 문제를 제기했으나, 오히려 현지 교회 측은 선교사들을 향해 ‘당신들이 이단 아니냐’고 반문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페루 및 남미 전역에서는 평강제일교회(구 대성교회, 박윤식 목사) 측이 출판한 ‘구속사 시리즈’가 현지 교회와 성도들 사이에 활발히 유통되고 있었고, 2013년 한기총의 이단 결의 해제 사실을 자신들의 방어 논리로 적극 활용하고 있다고 했다.
강 사무총장은 이러한 사례들이 현지 교단, 교회들에 한국발 이단에 대해 선제적으로 정보를 전달하지 못한 결과이고, 한국 선교사들도 최신 동향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며, 2025년 ‘KWMA선교지이단대책실행위원회’를 조직해 선교지 보호를 위한 실질적인 대응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이단 정보 공문 제작 및 배포, 현장 이단 세미나 지원, KWMA 홈페이지에 예장합동의 이단 백서 중 K-이단 자료를 발췌해 다국어로 공개할 준비 등을 하고 있다고 보고했다. 또한 △각 교단 선교국을 통해 현지 지부에 KWMA의 이단 대책 세미나 프로그램을 널리 공지해 적극 활용하고 △교단 소속 선교사 전체에 이단 관련 공문과 최신 동향 정보를 정기적이고 의무적으로 전달하는 체계를 구축하고 △선교사 후보생 교육 과정에 이단 대응 커리큘럼을 필수 과목으로 반드시 포함시켜 파송 전부터 영적 무장을 갖도록 독려했다.
◇“건물 그만 세우고 사람 세우는 동반자 선교 해야”
‘선교지 현지인 중심의 동반자 선교’에 대해 강대흥 사무총장은 기존 글로벌 노스의 서구 교회가 쇠퇴하고, 글로벌 사우스의 아프리카, 라틴아메리카, 아시아가 빠르게 부상하는 전환기에 현지 교회와 함께 사역하는 동반자 선교로 패러다임이 전환되고, 한국교회의 선교 생태계가 바뀌는 일에 뜻을 모을 것을 역설했다.
강 사무총장은 “브라질은 선교사를 35,000명 내보냈고, 몽골은 인구 대비 선교사를 가장 많이 파송한 나라이다. 이집트 카이로에서 12,000명이 모이는 교회는 50년 전부터 중동 전역에 선교사를 보내 복음을 전했다”고 말했다. 또 “전 세계에서 가장 부흥하는 나라는 나이지리아, 네팔, 이란 등”이라며 “나이지리아는 하루 순교자가 8명이지만, 한 나이지리아 교단은 1,100명의 선교사를 파송했고 이들에게 한 달에 2억 원 정도의 선교비를 스스로 내서 돕고 있다”고 덧붙였다.
강 사무총장은 이날 “선교사는 언젠가는 선교 현지를 떠나야 하는 태생적 한계가 있어, 본인이 평생 노력해 이룩한 사역이 현지에 잘 남기 위해 처음부터 현지 교단과 관계 없는 독립 사역이 아니라, 현지 교회의 리더십 아래에서 동역하는 사역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선교사와 파송교회, 곧 외부자는 그 땅의 주인이 될 수 없다”며 “선교사는 건물을 그만 세우고 사람을 세우는 일을 해야 한다. 아이를 직접 낳는 산모가 아니고 아이를 낳게 해 주는 산파로서 현지 교회가 교회 개척을 할 수 있도록 훈련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강 사무총장은 현지인 중심의 동반자 선교에 대해 많이 이야기하고 언론에 보도돼도, 실제 변화가 더디고 한국선교가 아직 건강하지 못한 상황에 안타까움을 전하면서 “좀 더 건강하고 좀 더 건설적으로 나갈 수 있도록 선교 방향을 바꾸는 일에 교단 총무님, 사무총장님들이 협력해 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질의응답 시간에 참석자들은 “총회에서도 KWMA가 계속 이런 주제들을 말씀해 주면 영향을 받는다. 다만 (정책 반영에까지) 시간이 걸리지만 잘 진행되고 있다”고 피드백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