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선교신학회(회장 허준)가 18일 오전 인천 주안대학원대학교에서 ‘AI와 선교’를 주제로 2026년 제2차 정기학술대회를 개최했다. 이번 학술대회는 주안대학원대학교와 세뛰세 코리아의 후원으로 진행됐으며, 인공지능 기술과 선교의 접점을 다각도로 조명하는 자리로 마련됐다.
행사는 유근재 총장(주안대)과 최동규 교수(서울신대)가 좌장을 맡아 진행됐으며, 선교와 AI 기술의 융합 가능성을 중심으로 다양한 학문적 논의가 이어졌다. 이날 발표에서는 인공지능 기반 선교상담, 생성형 AI의 목회 적용, 디지털 선교 전략, 그리고 가상세계 속 선교 가능성 등 폭넓은 주제가 다뤄졌다.
◇ AI 기반 선교상담과 인간 내면 회복의 신학적 접근
박한나 교수(주안대)는 ‘인공지능(AI) 기반 감정구조상담(ESCT)의 선교상담학적 적용 연구’를 통해 인간 내면의 감정 구조와 신앙 회복 과정을 조명했다. 그는 “인간의 타락을 단순한 도덕적 실패가 아닌 존재 인식의 왜곡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성경 속 하나님의 질문이 인간 회복의 출발점”이라고 했다.
특히 “‘네가 어디 있느냐’라는 하나님의 질문은 단순한 정보 확인이 아니라 인간 존재를 향한 영적 부르심”이라며 “이 질문을 통해 인간은 자기 은폐에서 벗어나 하나님 앞에 서게 된다”고 덧붙였다.
박 교수는 이러한 맥락에서 “AI 기술이 선교상담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며 “AI가 인간을 변화시키는 주체는 아니지만, 선교사가 자신의 감정 구조와 방어 기제를 인식하도록 돕는 도구로 활용될 수 있다”고 했다.
아울러 “AI 기반 선교상담은 성령의 사역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이 하나님 앞에 서도록 돕는 ‘전이적 장치’로 이해되어야 한다”며 “기술은 길을 제시할 수 있지만, 궁극적인 변화는 은혜의 영역에 속한다”고 덧붙였다.
◇ 생성형 AI와 목회 효율성…“행정 부담 줄이고 사역 집중 높인다”
김은하 교수(서일대)는 생성형 AI가 여성 목회자의 사역에 미치는 영향을 실증적으로 분석했다. 연구 결과, AI 기술에 대한 수용 태도는 행정 효율성과 사역 집중도 모두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행정 효율성이 사역 집중도 향상에 중요한 매개 역할을 하는 것으로 분석되며, AI의 핵심 가치가 행정 업무 경감을 통해 본질적 사역에 집중하도록 돕는 데 있음을 보여줬다.
김 교수는 “생성형 AI가 여성 목회자에게 ‘디지털 사역 파트너’로 기능할 수 있다”며 “다만 기술 도입은 신학적 성찰과 균형 잡힌 접근이 필요하며, 교육과 제도적 지원이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고 했다.
또한 “기술은 목회의 인간적 본질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강화하는 방향으로 활용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 AI 시대 선교 패러다임 전환…“도입이 아닌 구조 재설계 필요”
정용구 선교사(KWMA AI, 디지털선교 실행위원회 부위원장)는 AI 시대를 맞은 교회와 선교계가 중요한 전환점에 서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현재 선교 현장이 기술 확산이 정체되는 ‘AI 케즘’ 구간에 진입했다”며 “일부만 활용하는 구조로는 변화가 어렵다”고 지적했다.
정 선교사는 “앞으로 AI가 단순한 콘텐츠 생성 도구를 넘어 실제 현장에서 활동하는 ‘피지컬 AI’로 발전할 것”이라며 “이에 따라 선교 방식 자체가 변화할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그는 “교회와 선교계가 기술 도입 여부를 고민하는 단계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고 말하며, 실제 적용과 실행이 중요하다”며 “특히 작은 성공 사례를 만들고 이를 확산하는 것이 변화의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AI를 특정 전문가의 영역에 제한하지 않고, 평신도까지 활용할 수 있도록 일상화해야 한다”며 “더 나아가 기존 사역 구조에 기술을 덧붙이는 것이 아니라, 사역 자체를 재설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정 선교사는 데이터 기반 사역, 플랫폼 중심 연결, 신학적 윤리 정립, 단계적 교육 체계 구축의 필요성도 제시했다. 그는 “향후 5년이 교회와 선교 현장의 방향을 결정짓는 중요한 시기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 가상세계와 AI NPC… 새로운 선교지 가능성 제시
송용섭 교수(서울기독대)는 시뮬레이션 게임 속 AI NPC를 선교적 관점에서 분석하며, 가상세계의 선교 가능성을 제시했다. 그는 “인간과 AI NPC가 상호작용하는 공간을 새로운 선교지로 이해할 수 있다”고 했다.
특히 “가상세계 역시 하나님의 통치 영역 안에 포함될 수 있으며, 인간은 디지털 환경 속에서도 하나님과의 만남을 경험할 수 있다”며 이를 바탕으로 AI NPC를 선교의 도구이자 동역자로 이해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했다.
다만 이러한 관점에 대해 인간 고유성 왜곡이나 현실과 가상의 혼동이라는 비판이 존재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이에 대해 송 교수는 “AI NPC를 인격적 존재로 보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선교가 비인간 도구를 통해서도 이루어질 수 있음을 표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가상세계 활용에 따른 위험성은 교회의 신학적 분별과 책임 있는 관리로 해결해야 할 과제”라고 밝혔다.
아울러 “AI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며 사회와 인간 삶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만큼, 교회가 AI 에이전트에 대한 신학적 이해를 심화하고 선교적 대응을 모색해야 할 시점”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