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UAE), 카타르 등 걸프 국가들이 방공무기 확보를 위해 공급선을 다변화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2일(현지 시간) 이들 국가가 기존 주요 조달처였던 미국뿐 아니라 한국과 영국, 우크라이나 등으로 무기 공급망을 확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같은 변화는 이란의 보복 공격을 요격하는 과정에서 대공 미사일 등 방공무기 재고가 상당 부분 소진된 데 따른 대응 조치로 풀이된다.
◈이란 공격 이후 방공무기 재고 감소…긴급 확보 움직임
미군 기지가 주둔하고 있는 걸프 국가들은 최근 이란의 공격을 방어하는 과정에서 상당량의 방공무기를 사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기존 재고만으로는 추가적인 군사적 위협에 대응하기 어렵다는 판단이 확산되면서, 신속한 무기 확보 필요성이 커진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요격 미사일과 드론 대응 체계 확보가 핵심 과제로 부상하면서, 방공무기 확보를 위한 조달 경쟁이 본격화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 같은 흐름은 중동 지역의 군사적 긴장이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로 해석된다.
◈한국 천궁-II 관심 확대…공급선 다변화 본격화
관계자들에 따르면 사우디아라비아는 패트리엇 요격 미사일을 생산하는 일본과 접촉하는 동시에, 한국의 한화와 LIG넥스원에 천궁-II 지대공 미사일의 인도 일정을 앞당길 수 있는지 문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천궁-II는 UAE가 이란의 미사일을 요격하는 데 활용된 사례가 있어 성능이 검증된 방공 체계로 평가되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또한 우크라이나와 드론 생산 및 운용 경험을 공유하는 국방 협력 계약을 체결하며 협력 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카타르 역시 우크라이나와 협력 협정을 맺고, 자국 관계자들이 우크라이나의 드론 훈련 시설을 방문하는 등 실질적인 협력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중심 공급 구조 변화…글로벌 방산 시장 재편
걸프 국가들의 이러한 움직임은 미국 중심의 무기 공급 구조에 변화가 나타나고 있음을 보여준다.
UAE 측은 자국이 다층적 방공 체계와 충분한 군수품 비축량을 보유하고 있다고 설명하면서도, 다양한 공급망 확보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사우디 측 역시 미국과의 협력을 유지하면서도 다른 국가들과의 협력 확대 필요성을 언급하며 공급선 다변화 기조를 분명히 했다.
WSJ은 미국의 무기 생산 능력이 전 세계적으로 증가한 전쟁 수요를 충분히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점을 이번 변화의 핵심 배경으로 지목했다.
특히 저가 드론을 활용한 대규모 공격이 현실화되면서 기존 방공 체계의 한계가 드러났고, 이에 따라 새로운 대응 전략의 필요성이 부각된 것으로 분석됐다.
◈미국 무기 판매 확대 속 공급 압박 지속
한편 트럼프 행정부는 UAE와 쿠웨이트, 요르단 등을 대상으로 총 230억 달러 규모의 무기 판매를 추진해 왔다.
해당 계약에는 방공 체계와 레이더, 패트리엇 미사일 등이 포함돼 있으며, 이란의 공격에 대비한 방어 능력 강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그러나 수요 증가에 비해 공급이 충분히 뒷받침되지 못하는 상황이 이어지면서, 걸프 국가들의 공급선 다변화 움직임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