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크리스천데일리인터내셔널(CDI)은 요르단을 비롯해 이스라엘 일부 지역과 서안지구의 교회들이 교단 구분 없이 같은 날짜에 부활절을 기념했다고 4월 12일(이하 현지시각) 보도했다. 가톨릭과 개신교, 정교회가 동일한 날에 부활절을 기념하는 사례는 전 세계적으로 드문 일로 평가된다.
기독교 전통에서는 오랜 역사 속에서 사용해 온 달력 체계 차이로 인해 부활절 날짜가 서로 다르게 정해져 왔다. 로마가톨릭교회와 대부분의 개신교는 1582년 도입된 그레고리력을 기준으로 부활절을 계산하는 반면, 많은 정교회는 여전히 율리우스력을 사용하고 있어 교단별로 부활절 날짜가 달라지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그러나 요르단에서는 수십 년 동안 가톨릭과 개신교, 복음주의 교회가 정교회와 함께 동일한 날짜에 부활절을 기념하는 전통이 이어져 왔다. 올해 역시 나사렛과 라말라 등 일부 이스라엘 및 팔레스타인 지역 교회들도 같은 일정에 따라 성금요일과 부활절을 기념했다.
세계복음연맹 관계자인 보트루스 만수르 목사는 소수 기독교 공동체가 존재하는 지역에서 교단 간 절기를 함께 지키는 것은 긍정적인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그는 기독교 공동체의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은 지역에서는 절기 분열이 공동체의 결속을 약화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예루살렘과 베들레헴에서는 오스만 제국 시대에 확립된 종교 일정 합의에 따라 교단별 예배 일정이 유지되고 있다. 이 협약은 성지 내 예배 시간과 공간 사용에 관한 교단 간 균형을 규정한 것으로 현재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1973년 합의로 이어진 부활절 통합 전통
CDI는 요르단에서 부활절을 공동으로 기념하는 전통은 1973년 체결된 합의에 기반을 두고 있다고 밝혔다. 당시 기독교 단체와 교회, 평신도 지도자들이 참여한 협약을 통해 크리스마스는 그레고리력 기준 12월 25일에 기념하고, 부활절은 정교회 달력에 따라 지키기로 합의했다.
합의에 참여한 인사들은 교단별로 다른 날짜에 절기를 지키는 관행이 기독교 공동체의 이미지와 결속력을 약화시킨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교단 간 연합을 강조하고 사회적 인식을 개선하기 위해 절기 통합 필요성이 제기됐다.
해당 합의는 이후 지속적으로 유지돼 왔으며 요르단 정부 역시 성탄절과 새해를 공식 공휴일로 인정하고 있다. 또한 종려주일과 부활절 기간에는 대학 시험 일정이 조정되는 등 기독교 절기를 존중하는 정책이 시행되고 있다.
당시 합의 과정에는 다양한 지역 기독교 가정과 단체들이 참여했으며 교단 지도자뿐 아니라 평신도들의 지지가 중요한 역할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공동체 내부에서 제기된 연합 요구가 합의 형성의 기반이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기독교 연합 상징으로 주목받는 공동 부활절
CDI는 요르단의 부활절 공동 기념은 기독교 연합의 상징적인 사례로 평가되고 있다고 밝혔다. 일부 기독교 지도자들은 절기 통합이 교리의 핵심이 아닌 달력 체계 차이에서 비롯된 문제였다고 설명하며 공동 기념이 신앙의 본질을 훼손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기독교 공동체 지도자들은 부활절 공동 기념이 사랑과 연합이라는 기독교 메시지를 보여주는 사례라고 강조했다. 특히 기독교 인구 비중이 상대적으로 낮은 지역에서 공동 절기 기념은 공동체 결속과 신앙 정체성 유지에 도움이 되는 요소로 평가된다.
최근에는 전 세계적으로 부활절 날짜를 통합하려는 논의도 이어지고 있다. 교회 지도자들은 부활절을 함께 기념하는 것이 기독교 연합을 강화하는 중요한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보고 협의를 이어가고 있다.
복음주의 교회들은 공식 합의가 없는 경우에도 지역 상황에 따라 정교회 달력에 맞춰 부활절을 기념하는 사례가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 가톨릭 공동체 역시 목회적 필요에 따라 동일한 날짜를 선택하는 경우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