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복지전문기관 초록우산(회장 황영기)이 한국자선단체협의회 및 유관기관들과 함께 유산기부 활성화를 위한 ‘한국형 레거시 10(Legacy 10)’ 제도 도입 필요성을 강조했다. 해당 제도는 기부 문화를 확산하고 공익적 가치 실현을 촉진하기 위한 정책적 기반으로 주목받고 있다.
초록우산에 따르면 ‘한국형 레거시 10 도입’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상속세 및 증여세법 일부개정법률안은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 여야 간사인 정태호 의원과 박수영 의원이 공동 발의했으며 현재 국회 논의가 진행 중이다. 법안은 상속재산 가운데 공익법인 등에 기부된 재산이 일정 기준을 초과할 경우 상속세 일부를 공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번 개정안은 기존 과세가액 불산입 방식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가 기부 효과를 체감할 수 있는 직접적인 세액공제 혜택을 포함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기부자가 유산의 일부를 사회에 환원할 경우 세제 혜택을 제공함으로써 유산기부 참여를 확대하겠다는 취지다.
또한 공익법인을 통한 편법 상속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해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과 특수관계에 있는 공익법인은 세제 혜택 대상에서 제외하도록 했다. 공익법인의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한 기준과 운영 요건도 대통령령으로 규정하도록 해 제도의 신뢰성을 높이도록 했다.
유산기부 제도 확대 필요성… 기부 문화 성장 기대
그동안 국내 유산기부 규모는 전체 기부의 약 1% 수준에 머물러 제도적 지원 필요성이 제기돼 왔다. 이러한 배경 속에서 ‘한국형 레거시 10’과 같은 세제 기반 정책이 기부 문화 활성화 방안으로 거론됐다.
유산기부는 개인 자산을 사회적 가치로 전환하는 방식으로 평가받으며 복지 재정 부담 완화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영국 등 해외에서는 이미 관련 제도가 활성화돼 있으며 제도 도입 이후 기부 규모가 크게 증가한 사례가 보고되고 있다.
영국의 경우 레거시 10 제도 도입 이후 유산기부 규모가 도입 당시 약 23억 파운드에서 최근 약 45억 파운드 수준까지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세수 감소 우려가 있었으나 실제 민간 기부 증가 규모가 더 크게 나타나 기부 문화 확산 효과가 확인됐다는 평가가 이어졌다.
우리나라에서도 유산기부에 대한 인식이 점차 확대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부 현장에서 유산기부 관련 상담 문의가 증가하고 있으며 사회에 의미 있는 자산을 남기려는 기부 사례 역시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상속세 부담과 제도적 한계로 인해 실제 기부 실행까지 이어지는 과정에는 어려움이 있다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제도 도입 시 기부 증가 효과 기대
여론 조사 결과에서도 제도 도입 시 기부 참여 의향이 크게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갤럽이 실시한 유산기부 인식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53.3%가 유산의 10%를 기부할 경우 상속세율을 인하하는 제도가 도입된다면 기부할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이는 현행 제도에서 기부 의향을 보인 응답 비율보다 두 배 이상 높은 수치다.
특히 응답자의 상당수는 기부금이 아동과 노인, 장애인 등 취약계층을 위한 복지사업에 사용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이는 유산기부가 사회적 약자를 위한 공익적 재원으로 활용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결과로 해석된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제도 도입 시 세수 감소 규모보다 기부 증가 효과가 더 클 것으로 전망됐다. 관련 연구에서는 유산기부액 증가 규모가 세수 감소 규모 대비 약 두 배 이상 클 수 있다는 분석이 제시됐다. 이는 일정 비율의 납세자가 제도를 활용할 경우를 가정한 추산이다.
유산기부 입법화 위한 협력 확대
현재 유산기부 활성화를 위한 입법은 초록우산을 포함한 200여 개 자선단체가 함께 추진하고 있다. 초록우산은 한국자선단체협의회 이사장 기관으로서 관련 정책 논의 과정에 참여하며 입법 필요성을 강조해 왔다.
초록우산 황영기 회장은 유산기부 활성화를 위한 법안 발의를 환영하며 국회 논의를 통해 제도화로 이어지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또한 시대 변화에 맞는 다양한 기부 방식이 확산될 수 있도록 지속적인 노력을 이어가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