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 시대, 교회와 신학의 역할은 무엇인가?

한신대 ‘인공지능의 종교와 과학’ 학술대회 개최
학술대회에 참석한 주요 인사들과 참석자들이 한신대학교 서울캠퍼스 채플실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장지동 기자

한신대학교(총장 강성영 총장) 종교와과학센터와 신학사상연구소는 7일 오전 서울캠퍼스 채플실에서 ‘인공지능의 종교와 과학: 생명과 사물의 관계론’을 주제로 학술대회를 개최했다. 이번 학술대회는 인공지능 시대를 둘러싼 인간과 생명의 문제를 다각도로 조명하기 위해 마련됐으며, 공학·뇌과학·법학·철학·종교학·윤리학·신학 등 다양한 분야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초학제적 논의의 장으로 진행됐다. 행사는 총 3개 세션으로 구성되어 인공지능의 현재와 미래, 그리고 인간 존재에 대한 질문을 심도 있게 다뤘다.

강성영 총장은 환영사에서 종교와과학센터의 설립 배경과 연구 성과를 소개하며, 인공지능 시대를 둘러싼 학문적 과제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해당 센터가 서울대학교와 카이스트 등 국내외 연구기관과 협력하며 종교와 과학의 접점을 지속적으로 탐구해 왔다”며 “인공지능 기술이 공학과 자연과학을 넘어 철학, 신학, 윤리학 등 다양한 영역과 맞닿아 인간 존재와 생명의 의미에 대한 새로운 질문을 던지고 있다. 특히 인간과 기계, 생명과 사물의 관계를 어떻게 이해할 것인지가 오늘날 학문과 사회가 함께 고민해야 할 핵심 과제”라고 했다.

아울러 “이번 학술대회가 기술 문명의 방향을 성찰하고 인간성과 생명의 가치를 재확인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평가하며, 인공지능 시대에 요구되는 새로운 인간 이해와 공동체적 가치에 대한 논의가 더욱 풍성해지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 인공지능 시대와 인간 가치 재조명… 종교·윤리적 성찰 강조

한신대학교 종교와과학센터와 신학사상연구소가 공동 주최한 학술대회에서 참석자들이 ‘인공지능의 종교와 과학: 생명과 사물의 관계론’을 주제로 발제와 토론을 진행하고 있다. ©장지동 기자

백중현 문화체육관광부 종무관은 축사에서 인공지능이 산업과 경제를 넘어 인간의 삶과 문화 전반을 재편하고 있다”며 “이러한 변화 속에서 기술 발전이 인간의 존엄성과 문화적 가치와 함께 나아가기 위해서는 인문학적·신학적 성찰이 더욱 활발해져야 한다”고 했다.

아울러 “이번 학술대회가 다양한 분야 전문가들이 함께 모여 인공지능이 가져온 문명적 전환을 진단하고, 인간 정신과 생명의 가치를 어떻게 보전할 것인지 모색하는 의미 있는 자리”라며 “이러한 논의가 학문적 경계를 넘어 사회 전반으로 확산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첫 번째 발제자로 나선 이상철 원장(크리스챤아카데미)은 ‘인공지능 시대의 기독교 윤리’를 주제로 발표했다. 그는 “인공지능과 신유물론이 인간중심주의를 해체하고 물질의 능동성을 인정한다는 점에서 공통점을 지닌다”며 “특히 인간과 기계, 환경의 상호 얽힘이라는 관점이 인공지능 시대의 새로운 존재론적 틀을 제공한다”고 했다.

이 원장은 “기독교 윤리가 인공지능을 향유하는 인간에 대한 찬사보다, 여전히 고통 속에 있는 타자에 주목해야 한다”며 본회퍼의 사상을 인용하며 “교회는 타자를 위해 존재할 때 비로소 교회가 된다. 인공지능 시대에도 다양한 형태의 고통이 존재하는 만큼 그 현실에 귀 기울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 자율살상무기·AI 교육·행위자성… 인공지능 쟁점 다각적 논의

김성호 교수(한신대, 종교와과학센터)는 자율살상무기체계를 중심으로 인공지능과 전쟁 윤리를 다뤘다. 그는 인간의 개입 없이 작동하는 ‘킬러로봇’이 빠르게 개발되고 있는 현실을 언급하며 “이를 위험한 기술로 보는 시각과 전쟁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기술로 보는 시각이 공존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자율무기체계가 어떤 효용성을 주장하더라도, 인간의 생사여탈권을 기계와 알고리즘에 맡기는 상황은 심각한 윤리적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며 “기독교적 관점에서 전쟁 자체가 그리스도의 가르침과 어긋난다”며 자율무기체계에 대한 반대 입장을 밝혔다.

김학철 교수(연세대, 기독교교양학)는 ‘인공지능과 교양교육’을 주제로 발표하며, 생성형 AI 시대에 필요한 인재상으로 ‘AI Conductor’를 제안했다. 그는 “기존 AI 교육이 기술 활용에 초점을 맞추고 있지만, 인간이 어떤 존재로 형성될 것인가에 대한 근본적 질문에는 답하지 못한다”며 “전통적 교양교육의 맥락 속에서 인간 형성의 원리를 재정립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양권석 교수(성공회대 명예교수)는 인공지능의 행위자성 문제를 중심으로 인간과 기술의 관계를 분석했다. 그는 “인공지능이 단순한 도구를 넘어 독자적인 의사결정과 영향을 행사하는 존재로 인식되고 있다”며 “그러나 이러한 변화 속에서 인간과 인공지능 간 관계는 쉽게 조화되기 어려우며, 신학적 인간학은 인간의 존엄을 지키는 방향으로 재정립되어야 한다”고 했다.

◇ 종교·뇌과학·노동까지 확장된 논의… 인공지능 시대 새로운 인간 이해 모색

정재승 교수(KAIST 뇌인지과학)는 종교와 도덕적 판단의 관계를 뇌과학적 관점에서 분석했다. 그는 인간의 도덕적 판단이 특정 뇌 영역의 상호작용 속에서 형성된다고 설명하며, 종교는 보이지 않는 관찰자를 내면화함으로써 도덕 판단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요소라고 밝혔다.

또한 인간이 점차 인공지능을 또 하나의 사회적 타자로 인식하고 있으며, 이는 도덕적 판단에 영향을 미치는 새로운 축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장병탁 교수가 ‘휴머노이드 AI 시대의 노동 변화’라는 주제로 발제를 하고 있다. ©장지동 기자

장병탁 교수(서울대 컴퓨터공학)는 ‘휴머노이드 AI 시대의 노동 변화’를 주제로 발표했다. 그는 “인공지능 발전이 단순한 기술 혁신을 넘어 인간의 역할과 노동의 의미를 재구성하는 변화”라며 “미래 사회는 인간과 AI가 역할을 분담하는 ‘하이브리드 사회’로 전환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장 교수는 “이 과정에서 AI는 반복과 실행, 최적화를 담당하고 인간은 판단과 의미, 책임을 맡게 되며, 노동은 생존을 위한 수단에서 가치 있는 참여와 기여의 형태로 재해석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이 외에도 △김필성 변호사(법무법인 양재, 법학)가 ‘규범적 판단과 인공지능’ △박찬국 교수(서울대 철학)가 ‘인공지능은 인간이 될 수 있는가? - 인간과 인공지능의 존재론’ △채수일 교수(크리스챤아카데미)가 ‘인공지능 종교와 인간의 종교’ △신익상 교수(성공회대 종교철학)가 ‘인공지능과 깊은 문해력’ △임영섭 목사(경동교회)가 ‘인공지능 시대의 목회’ △한경미 교수(한신대 기독교교육)가 ‘인공지능 시대, 학습자 주체성과 기독교교육의 방향’ △이현주 박사(한신대 초빙교수)가 ‘자율살상무기(LAWS) 규제의 최소 원칙과 신약성서’ △이주형 연구원(종교와과학센터)이 ‘ANT와 과정철학 관점에서 본 자율살상무기의 행위자성과 신학적 인간학’이라는 주제로 각각 발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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