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키스탄 10대 기독교 소녀 납치 후 강제 개종 의혹… 가족 “정의 실현 촉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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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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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성년 종교개종·아동결혼 논란 재점화… 소수종교 인권 문제 지속 제기
©Hamid Roshaan/ Unsplash.com

미국 크리스천데일리인터내셔널(CDI)은 파키스탄에서 10대 기독교 소녀가 납치된 뒤 이슬람으로 강제 개종됐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현지 기독교 공동체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4월 6일(이하 현지시각) 보도했다. 피해 가족은 딸이 강제로 개종된 뒤 무슬림 종교 지도자와 결혼했을 가능성이 있다며 당국의 철저한 수사를 촉구했다.

피해 소녀 네하 비비(16)의 아버지 파키르 마시(Faqeer Masih)는 펀자브주 카수르 지역 코트 라다 키샨 인근 한다알 마을에서 벽돌 가마 노동자로 일하고 있다. 그는 딸이 약 6개월 동안 지역 기도 지도자 사지드 이브라힘의 아내들이 운영하는 재봉 수업에 참여해 왔다고 설명했다.

네하는 지난 3월 24일 평소와 같이 수업에 참석했으나 집으로 돌아오지 않았다. 가족이 수업 장소를 찾아 행방을 묻자, 운영자인 루카이야와 나르기스는 이미 귀가했다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이후 연락이 끊기면서 가족은 경찰에 신고했다.

실종 이후 강제 개종 주장… 경찰 대응 지연 논란

가족은 딸의 실종 사실을 신고했지만 초기 수사 과정에서 경찰이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파키르 마시는 경찰이 사건 접수를 지연했고 실질적인 수색 조치도 즉각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후 가족은 재봉 수업을 운영하던 이브라힘과 그의 아내들 역시 거주지를 떠났다는 사실을 확인하며 사건 연루 가능성을 의심하고 있다.

경찰은 4월 2일 해당 인물들을 용의자로 특정해 사건을 접수했으나, 가족 측은 수사가 신속히 진행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후 조사 과정에서 네하가 라호르 법원에 출석해 자발적으로 이슬람으로 개종했다는 진술을 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가족은 충격을 받았다고 밝혔다.

가족은 미성년자인 딸이 결혼을 목적으로 강제 개종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또한 경찰 대응이 늦어지는 사이 개종 절차와 법적 진술이 이루어진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했다.

미성년 강제 개종 논란… 기독교 공동체 우려 확산

펀자브 주의회 기독교인 의원 에자즈 알람 어거스틴(Ejaz Alam Augustine)은 사건을 접한 뒤 가족을 방문하고 경찰에 철저한 수사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그는 관계 당국이 소녀의 행방을 파악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사건은 최근 미성년 종교개종 문제와 맞물려 기독교 공동체 내 우려를 더욱 키우고 있다. 특히 올해 2월 파키스탄 연방헌법재판소가 13세 기독교 소녀 마리아 샤바즈 사건에서 무슬림 남성과의 결혼을 인정한 판결 이후 유사 사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상황이다.

인권단체들은 이러한 사건이 경제적으로 취약한 소수 종교 가정의 미성년 여성에게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구조적 문제를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특히 기독교와 힌두교 공동체가 주요 피해 집단으로 언급되고 있다.

아동결혼 금지법 시행… 강제 개종 처벌 논의 확대

CDI는 이번 사건이 최근 개정된 아동결혼 금지 법률의 적용 여부와도 관련이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고 밝혔다. 펀자브주는 2026년 아동결혼을 금지하는 새로운 법령을 시행해 남녀 모두 법적 혼인 가능 연령을 18세로 규정했다.

새 법률에 따르면 미성년 결혼을 주선하거나 추진하는 행위는 최대 7년 징역형과 벌금형에 처해질 수 있다. 또한 결혼을 등록하는 종교 지도자 역시 미성년 결혼을 허용할 경우 형사 처벌 대상이 된다.

법률 개정은 기존 제도에서 남성과 여성의 혼인 가능 연령이 달랐던 기준을 폐지하고 동일하게 18세로 상향한 것이 특징이다. 미성년자와의 동거 역시 아동 학대로 규정돼 처벌 대상이 된다.

한편 펀자브 주의회에서는 강제 종교개종을 범죄로 규정하는 법안도 논의되고 있다. 해당 법안은 강압이나 위협, 영향력 행사 등을 통해 종교 변경을 강요할 경우 최대 5년의 징역형을 부과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국제사회, 종교 소수자 인권 문제 지속 제기

국제 인권단체들은 파키스탄에서 종교 소수자가 겪는 차별과 폭력 문제를 지속적으로 제기하고 있다. 오픈도어(Open Doors)가 발표한 2026 월드워치리스트에 따르면 파키스탄은 기독교인이 신앙생활을 하기 어려운 국가 순위 8위에 올랐다.

보고서는 종교적 차별과 강제 개종, 폭력 사건 등이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인권단체들은 취약 계층 보호를 위한 법적 장치 강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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