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세기 말 조선의 생활상과 의료 현실을 담은 두루마리 형태의 장문 편지가 복원을 거쳐 처음으로 공개됐다.
국가기록원은 제54주년 보건의 날을 맞아 양화진기록관이 소장한 ‘로제타 셔우드 홀의 두루마리 기행편지’를 복원해 공개했다고 6일 밝혔다.
이번에 공개된 두루마리 편지는 미국인 의료선교사 로제타 셔우드 홀이 1890년 9월 미국을 출발해 조선에 도착하기까지 약 4개월간의 여정을 가족에게 전하기 위해 작성한 기록이다.
해당 편지는 낱장 94매를 이어 붙인 두루마리 형식으로 제작됐으며, 전체 길이는 약 31.8m에 달한다.
◈항해 여정과 조선 생활상 생생 기록
두루마리 편지에는 샌프란시스코를 출발해 호놀룰루와 일본을 거쳐 조선에 도착하기까지 약 40일간의 항해 과정이 상세하게 담겼다.
특히 조선 도착 이후 약 3개월 동안의 기록에는 당시 열악했던 의료 환경과 주민들의 생활상이 구체적으로 묘사돼 있어, 한국 근대 의료사를 이해하는 중요한 사료로 평가된다.
또한 전통 한옥 형태의 진료소인 보구녀관의 모습과 가마, 혼례 장면, 고종 사절단 행렬 등 로제타 홀이 직접 촬영한 사진 59점이 함께 포함돼 당시 사회상을 입체적으로 보여준다.
◈훼손된 기록물 18개월 복원 작업
해당 두루마리 편지는 희귀 자료임에도 불구하고 심각한 훼손 상태에 놓여 있었다.
아이언 겔 잉크의 부식과 비닐테이프 변색으로 종이가 바스러지는 등 손상이 진행됐으며, 기록물이 지름 0.3cm의 나무축에 약 32m 길이로 말려 있어 꺾임과 접힘이 반복된 상태였다.
이에 국가기록원은 약 18개월에 걸쳐 오염물질 제거와 탈락된 글씨 보강 작업을 진행하고, 말림 횟수를 최소화하는 방식으로 안정성을 확보했다.
또한 향후 열람과 연구, 전시 활용을 위해 고해상도 스캐너를 활용한 디지털화 작업도 병행했다.
한편 복원된 두루마리 편지 원문은 소장처인 양화진기록관과 국가기록원 누리집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