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크리스천데일리인터내셔널(CDI)은 짐바브웨 무지(Mudzi) 지역 교회들이 종려주일 예배를 중단하고 여당 정치 집회에 참석하라는 요청을 받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종교 자유 침해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고 2일(이하 현지시각) 보도했다. 이번 사안은 짐바브웨에서 진행 중인 헌법 개정 논의와 맞물려 교회와 국가의 관계에 대한 우려를 더욱 키우고 있다.
현지 보도에 따르면, 지난 3월 25일자 공문을 통해 무지 지역 목회자들에게 3월 29일 주일 예배를 중단하고 코트와 고등학교(Kotwa High School)에서 열리는 집권당 ZANU-PF 정치 집회에 성도들이 참석할 수 있도록 협조해 달라는 요청이 전달됐다. 해당 공문은 “중요한 회의가 예정된 만큼 교인들이 참석할 수 있도록 당일 교회 예배를 중단해 줄 것을 권고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었다.
이에 대해 짐바브웨교회협의회(Zimbabwe Council of Churches, ZCC)는 3월 28일 공식 성명을 통해 강한 우려를 표명했다. 협의회는 해당 요청이 종교 자유를 침해하는 부적절한 행위라고 지적하며 깊은 유감을 밝혔다.
ZCC는 성명을 통해 교회는 예배와 영적 성장을 위한 거룩한 공간이며, 특정 정당의 정치 활동에 종속되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또한 교회의 사역과 예배를 방해하거나 개입하려는 시도는 종교의 자유뿐 아니라 시민의 존엄성까지 훼손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해당 일정이 전 세계 기독교인들에게 중요한 절기인 종려주일(Palm Sunday)과 겹친 점이 논란을 더욱 키우고 있다. 종려주일은 예수 그리스도의 예루살렘 입성을 기념하며 고난주간의 시작을 알리는 중요한 날로 여겨진다.
협의회는 짐바브웨 헌법 제60조를 언급하며 양심과 종교, 신념의 자유는 어떠한 상황에서도 보호되어야 하는 기본권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기독교인들에게 두려움이나 위협 없이 종려주일과 고난주간 예배를 지킬 것을 권고했다.
이번 정치 집회는 헌법 개정안인 ‘헌법 개정 법안 제3호(Constitutional Amendment Bill No.3)’에 대한 지지를 확보하기 위한 활동의 일환으로 알려졌다. 해당 개정안은 대통령과 의회의 임기 연장, 선거 일정 변경, 지도자 선출 방식 변경 등을 포함할 가능성이 제기되며 교계와 시민사회에서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일부 보도에 따르면 개정안은 대통령 선거 방식을 국민 직접 투표에서 의회 선출 방식으로 전환하고, 선거 주기를 기존 5년에서 7년으로 연장하는 내용을 포함할 수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교계 지도자들은 정치 권력이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민주주의 원칙이 훼손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짐바브웨 주요 교단 지도자들은 이번 헌법 개정 논의가 민주적 책임성과 시민 참여를 약화시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또한 의회는 국가 공동선을 위해 존재하는 기관이며 정치 권력 연장을 위한 도구가 되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번 사안은 단순한 일정 조정 문제가 아니라 종교 영역에 대한 정치적 개입이라는 점에서 더욱 큰 파장을 낳고 있다. 교회 지도자들은 예배를 정치 집회로 대체하도록 요청한 행위가 신앙 공동체의 독립성을 침해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짐바브웨 교회는 과거 2013년 헌법 제정 과정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며 기본권 보호와 민주주의 가치 확립에 기여해 왔다. 이러한 역사적 배경 속에서 이번 논란은 종교 자유와 정치 권력의 경계에 대한 중요한 논의를 촉발하고 있다.
최근 정치 동원 움직임이 예배와 신앙 활동의 영역까지 확장되면서 종교 자유 침해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일부 신앙인들은 예배 중단 요청이 단순한 행정적 조치가 아니라 교회의 자율성과 신앙의 본질에 대한 도전으로 받아들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