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도심에서 주최 측 추산 약 10만 명이 운집한 가운데, 포괄적 차별금지법안 철회를 촉구하는 대규모 집회가 열렸다. ‘거룩한방파제 통합국민대회’는 28일 오후 서울시의회 앞에서 대한문 일대까지 이어지는 구간에서 집회를 개최하고, 22대 국회에 발의된 차별금지법안의 즉각 철회를 요구했다.
이번 집회는 최근 국회에서 발의된 차별금지법안이 헌법상 보장된 자유를 침해할 수 있다는 문제의식 속에서 마련됐다. 주최 측은 손솔 진보당 의원과 정춘생 조국혁신당 의원이 각각 발의한 법안에 대해 “2007년 이후 발의된 법안 중 가장 강력한 규제와 처벌 조항을 포함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날 행사에는 전국 각지에서 참여한 시민들이 모였으며, 1부 기도회와 2부 예배, 3부 국민대회, 4부 퍼레이드 순으로 진행됐다. 참가자들은 서울시청 일대에서 집회를 가진 뒤 광화문과 경복궁 일대를 거쳐 행진을 이어갔다.
“깨어 일어나 어둠의 일 벗고 악에 대항해야”
이날 기도회에서 ‘자다가 깰 때가 벌써 되었다’(로마서 13:11~12)라는 제목으로 말씀을 전한 박한수 목사(거룩한방파제 특별위원장, 제자광성교회 담임)는 “우리가 왜 이 자리에 나와야만 했나. 그것은 악한 법을 끊임없이 시도하려는 무책임한 정치인들, 나라의 안위와 미래엔 별 관심을 두지 않고, 자신의 기득권과 정치권력을 어떻게든 유지하려는 속물 정치인들이 너무 많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어 “동성애자들을 소수로 둔갑시키고 미풍양속과 상식을 깨트리는 자들이 마치 우는 사자처럼 으르렁거리는 시대에 맞서기 위해 오늘 우리는 이 자리에 모였다”고 했다.
박 목사는 “그러나 대한민국과 세상이 점점 어두워가는 것은 비단 악한 자들의 소행 때문만은 아니”라며 “악이 아무리 기승을 부려도 선한 자들이 많다면 악은 힘을 쓰지 못할 것이기 때문이다. 마땅히 깨끗해야 할 이 시대 그리스도인들이 깨끗하지 못하고, 어둠을 빛보다 더 사랑한 결과 이 지경에 이르렀음을 솔직히 인정하자”고 했다.
그는 “제22대 국회에서 발의된 두 개의 포괄적 차별금지법안은 역대 유례를 찾기 어려운 역차별과 비상식적 내용, 그리고 엄청난 규제를 기술하고 있다”며 “이 법이 통과되면 성경의 진리와 상식에 입각한 설교, 강연, 소신에 의한 자유로운 집회는 혐오표현과 괴롭힘으로 정죄되고 범죄가 되어 막대한 벌금과 배상금을 물고, 사회적 비난을 받게 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이로 인해 교회 강단은 극도로 사람들의 눈치를 보게 될 것이고 위축되고 말 것”이라며 “기업의 경쟁력은 떨어지고 교육현장에서 자녀들은 영문도 모른 채 성오염 교육을 받게 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 세상은 지금 당장 멸망해도 할 말이 없을만큼 악하고 음란하고 거짓된 세상”이라며 “그러므로 이제라도 우리 온 성도들, 그리고 이성과 양심을 가진 국민들이 깨어 일어나 어둠의 일을 벗고 악에 대항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차별금지법, 이름은 좋지만 그 속엔 강한 독성이”
이어 예배에서는 김운성 목사(거룩한방파제 대표회장, 영락교회 담임)가 ‘이 시대 칠천 명처럼’(열왕기상 19:18)이라는 제목으로 설교했다. 김 목사는 “차별금지법의 이름은 좋지만 그 속에 들어있는 것이 얼마나 독성이 강한지를 모르는 국민들에게 알려야 한다”고 호소했다. 그는 “한국교회가 다 같이 깨어서 거룩한 방파제가 될 때 하나님께서 우리를 통해 역사하실 것을 믿는다”고 강조했다.
축도를 맡은 박조준 목사(국제독립교회연합회 설립자)는 차별금지법의 본질을 창세기 선악과 이야기에 빗대어 설명했다. 그는 “‘차별금지’라는 말은 듣기에 달콤하다. 하와가 선악과를 보니 먹음직하고 지혜롬직하니 따 먹었다. 차별금지법도 얼마나 듣기 좋은 말인가. 그러나 그 뒤에 악법이 있다”고 경고했다.
제3부 국민대회에서는 박소영 대표(교육바로세우기운동본부)의 사회로 전문가 발언이 이어졌다. 이용희 교수(거룩한방파제 준비위원장, 에스더기도운동)가 차별금지법과 젠더사상의 문제점에 대해 발표했고, 길원평 교수(거룩한방파제 공동준비위원장, 진평연)는 차별금지법의 폐해를 지적했으며, 조영길 변호사(거룩한방파제 전문위원장, 법무법인 I&S)와 지영준 변호사(법무법인 저스티스)는 차별금지법에 대한 법률적 비판을 가했다. 주요섭 목사(반동성애기독시민연대 공동대표)는 악법에 대응하기 위한 한국교회 연합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국가와 미래 세대 망치는 위헌적·반민주적 악법”
주최 측은 성명서를 통해 차별금지법안의 내용을 강하게 비판했다. 이들은 “차별금지법은 동성애, 성전환 등 사회적 논쟁 사안에 대해 비판하거나 우려를 제기하는 표현까지 ‘차별’로 규정함으로써 표현의 자유를 심각하게 제한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신앙·양심·학문·언론의 자유를 박탈하는 독재적 성격을 가진 법안”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법안에 포함된 제재 조항에 대해서도 우려를 표했다. 주최 측은 “국가인권위원회의 시정명령과 이행강제금, 손해배상 책임 등이 도입될 경우 개인과 종교단체에 과도한 부담이 될 수 있다”며 “반복적인 소송이 제기될 경우 경제적 파산 위험까지 초래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이들은 “동성애, 성전환 등에 대한 찬반의 자유가 박탈되고 지지나 침묵만 강요되는 상황이 초래될 수 있다”며 “이는 자유민주주의 헌법 질서에 정면으로 위반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고용·교육 등 사회 전반에서 관련 사안에 대한 비판적 의견조차 표현하거나 가르칠 수 없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주최 측은 그간 전국 순회 집회를 이어왔다는 점도 강조했다. 이들은 “지난 2월부터 광주, 부산, 대구, 대전, 전주 등 주요 도시에서 집회를 개최해 왔다”며 “2024년 10월에는 서울 도심과 여의도 일대에서 100만 명 이상이 참여한 집회를, 2025년 6월에는 30만 명 규모의 집회를 진행한 바 있다”고 밝혔다.
주최 측은 향후 대응 방침도 분명히 했다. 이들은 “국민의 건강과 가정, 사회 질서를 지키기 위해 관련 입법 시도에 지속적으로 대응해 나갈 것”이라며 “같은 취지의 정책과 법률이 추진될 경우 끝까지 저항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