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한국 선박 호르무즈 해협 통과 가능”…비적대 국가 인정, 조건은 ‘미·이스라엘 무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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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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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르무즈 해협 통과 조건 구체화…통행료 부과설 부인·미국 불신 입장 표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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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이 비적대적 선박에 한해 호르무즈 해협 통과를 허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가운데, 주한 이란대사가 한국을 비적대 국가로 규정하며 통과 가능성을 공식적으로 언급했다.

사이드 쿠제치 주한 이란대사는 26일 서울 용산구 주한 이란대사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한국은 비적대 국가”라며 “한국이 미국이 제안한 연합에 참여하지 않은 점을 평가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란에 거주하는 한국 교민과 한국 선박의 선원들 역시 안전에 문제가 없다”며 “양측이 협력해 한국 선박들이 순차적으로 이동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다만 호르무즈 해협 통과는 일정한 조건이 충족될 경우에만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과 이스라엘, 또는 이들 국가에 이익이 되는 활동과 관련된 선박은 제재 대상이 될 것”이라며 “관련성이 없어야 통과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호르무즈 해협 통과 조건… 전시 상황 속 제한 적용

쿠제치 대사는 현재 상황이 전쟁 국면에 해당한다는 점을 언급하며 해협 통과 역시 통상적인 상황과는 다르게 관리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호르무즈 해협 역시 전쟁 상황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며 “선박 안전에는 문제가 없지만, 이란 정부와의 사전 협조가 있어야 통과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또한 “민간 지역이 공격을 받는 상황에서 특정 국가 기업이 자유롭게 경제활동을 하는 것은 정당하지 않다”며 “이를 제한하는 것은 자위권 차원”이라고 강조했다.

이 같은 입장은 비적대 국가 선박이라 하더라도 적대국과 경제적 연관성이 있을 경우 통과가 제한될 수 있음을 시사한 것으로 해석된다.

◈한국과 우호 관계 재확인… 제재 참여에는 유감 표명

쿠제치 대사는 한국과 이란의 관계에 대해 “양국은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고 있으며 적대감은 없다”고 밝혔다.

다만 “한국의 일부 대기업들이 미국의 대이란 제재에 동참한 점은 유감스럽다”고 언급했다.

이어 “이란은 한국 선박의 호르무즈 해협 통과에 대해 선의를 가지고 있다”며 “선박 관련 정보와 리스트를 제공받으면 이를 검토해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외교 채널을 통한 협력도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외교장관 채널과 대사관을 통해 지속적으로 소통하고 있으며, 한국 정부에 선박 관련 정보를 신속히 제공해 줄 것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통행료 부과설 부인… “재정 목적과 무관”

일부에서 제기된 통행료 부과설에 대해서는 사실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쿠제치 대사는 “선박 통과 시 비용을 부과한다는 이야기는 들은 바 없다”며 “현재 조치는 재정적 목적과는 전혀 관련이 없으며, 미국과 이스라엘의 조치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불신 입장… 핵협상·휴전 가능성 부정적 시각

쿠제치 대사는 미국과의 관계에 대해서는 강한 불신을 드러냈다.

그는 “지난 1년간 이란과 미국 사이에서 벌어진 일들은 배신과 기만이었다”며 “현재 논의되는 움직임 역시 군사적 준비를 위한 시간 확보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현재 이란과 미국 사이에는 어떠한 협상도 진행되고 있지 않다”고 강조했다.

그는 휴전 가능성에 대해서도 “가짜 휴전을 원하지 않는다”며 “휴전이 향후 공격을 위한 기회로 활용될 수 있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미국이 제시한 것으로 알려진 종전 조건에 대해서는 “불법적이며 수용할 수 없다”고 밝혔다. 특히 우라늄 농축 금지 요구와 관련해 “평화적 핵 활동은 국제원자력기구 회원국의 권리”라고 강조했다.

또한 이스라엘의 핵 보유 문제를 언급하며 “국제사회의 사찰을 받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호르무즈 해협 긴장 지속… 전쟁 변수 상존

쿠제치 대사는 호르무즈 해협 기뢰 설치 여부에 대해서는 부인했다.

그는 “해협에는 기뢰가 없다”고 밝히면서도 “일부 해안 지역에는 방어 목적의 조치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란은 오랜 기간 제재 속에서도 해협 통과를 유지해 왔지만 현재 상황은 과거와 다르다”며 “호르무즈 해협은 전쟁 이전 상태로 돌아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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