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핵 무장한 北, 위태로운 한반도 ‘평화 공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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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정보당국이 최근 발표한 위협 평가 보고서에서 북한의 군사 전략이 단순한 핵 억지 수준을 넘어 장기적 경쟁 체제로 이동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북한이 핵과 미사일 능력에 있어 한국을 이길 거라는 자신감과 함께 러시아 등 외부 협력 확대가 맞물리며 위협의 성격이 달라지고 있다는 게 이 보고서가 내린 냉철한 진단이다.

보고서가 평가한 북한의 군사 능력은 핵과 미사일 능력뿐 아니라 재래식 전력과 비대칭 수단까지 동시에 확장되고 있다는 거다. 이런 군사 능력을 갖춘 북한 때문에 한반도의 안보 환경이 단기간에 안정되기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우려한 건 북한의 핵전력이 수량과 구조 모두에서 확장되는 흐름을 보인다고 한 지점이다. 핵탄두 수 증가 가능성을 더해 전술핵과 전략핵을 구분한 운용 개념도 발전하고 있다는 거다. 이는 다양한 상황에서 핵을 선택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기반을 의미하는 것으로 결국 북한의 핵전략이 점점 더 세분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진단했다.

최근 북한 김정은은 노동당 제9차 당대회에서 남북 관계의 성격을 ‘동족이 아닌 별개의 민족’이라고 공식화하면서 더는 상론할 일이 없고, 과거로 돌아갈 의사도 없다고 못 박았다. 현 정부의 유화적 대북 정책을 “기만”이라고 평가절하한 것도 눈에 띈다.

당대회에서 김정은이 강조한 핵심은 따로 있다. 북한의 핵보유국 지위를 “불가역적”이라고 언급한 부분이다. 그 어떤 비핵화 협상도 용납하지 않겠다는 뜻이다. 다만 미국과의 관계에 있어선 적대시 정책을 철회하고 현 지위를 인정한다면 관계를 개선할 수 있다고 여지를 남겼다. 이는 향후 미국과의 대화에서 비핵화가 전제될 수 없음을 분명히 한 거다.

핵을 보유한 북한의 군사 능력은 이미 그 어떤 나라도 감히 건드릴 수 없는 수준에 도달했음을 보여준다. 그러니 관계개선을 위한 대화에 매달리는 한국 정부가 눈에 들어올 리 없을 것이다. 북한이 미국의 이란 공격을 보면서도 꿈쩍도 하지 않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북한은 미국의 공격 목표가 이란 다음에 북한이 될 거란 일부의 분석을 비웃기라도 하듯 이전과는 다른 자신감에 차 있다. 정례 한미군사훈련인 ‘자유의 방패’훈련을 축소 또는 아예 중단하는 방법으로 북한에 접근하려는 우리 정부와 확연히 대비되는 모습이다. 이는 새 정부 들어 한미동맹에 균열 조짐이 일고 있는 것과도 무관치 않을 것이다.

언제든 핵으로 쓸어버리겠다고 벼르는 북한을 상대하는 우리가 오직 ‘평화 공존’이라는 구호에 매달려 국가와 국민의 안위를 맡기려는 건 어리석은 도박이다. 사드에 이어 주한미군 병력까지 이동하면 그땐 국민의 생명을 ‘핵우산’으로 쓸 건가. 냉엄한 국제질서를 보고 판단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