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글라데시 기독교 지도자들, 새 정부 출범에 ‘조심스러운 기대’… 종교자유 향방 주목

국제
아시아·호주
최승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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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흐만 총리 취임 이후 종교자유 확대 기대와 우려 공존… 폭력·법적 보호 미비 문제 여전

미국 크리스천데일리인터내셔널(CDI)은 방글라데시에서 새 정부가 출범하면서 기독교 지도자들 사이에 종교자유 확대에 대한 기대와 동시에 신중한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고 18일(이하 현지시각) 보도했다. 최근 정치적 변화가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줄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되는 가운데, 여전히 치안과 사법 정의, 정치적 압력에 대한 불안이 남아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방글라데시국민당(BNP)의 압승과 타리크 라흐만 총리 취임 이후 기독교 공동체는 희망과 경계가 섞인 반응을 보였다. 일부에서는 종교 지도자에 대한 재정 지원 등 긍정적 신호를 평가했지만, 소수자 대상 폭력과 취약한 법적 보호 문제는 여전히 해결 과제로 지적됐다.

종교자유 확대 기대 속 엇갈린 반응

라흐만 총리는 취임 닷새 만에 내각 회의를 주재하며 모든 종교 성직자를 대상으로 월별 수당과 명절 보조금을 지급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는 이슬람 국가인 방글라데시에서 비무슬림 종교 지도자까지 포함한 첫 사례다.

다카 대교구 총대리 알버트 로자리오 신부는 이 조치를 환영하며 “정부가 조화롭고 공정하게 국가를 이끌기를 기도한다”고 밝혔다.

반면 디나즈푸르 교구의 세바스찬 투두 주교는 정부 지원금을 거부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가톨릭 성직자는 급여를 받는 직업이 아니라 하나님께 헌신된 삶을 사는 존재”라며 “정부 지원이 향후 정치적 영향력 행사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약속 아닌 실행 필요”…교회 지도자들 요구

기독교계는 단순한 정책 발표보다 실제 변화가 중요하다는 입장을 강조했다.

방글라데시 하나님의성회 총회장 아사 마이클 케인은 이번 선거 결과를 “교회의 기도에 대한 응답”이라고 평가하면서도, 정부가 종교자유 보장과 공정한 사법 체계 확립 약속을 반드시 이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가톨릭 주교회의와 교회 연합체들은 공동 성명을 통해 소수 종교인의 안전과 평등한 권리 보장을 최우선 과제로 삼을 것을 촉구했다.

방글라데시 국가기독교연합 의장 필립 아디카리 주교는 “헌법상의 권리가 실제 삶 속에서 보장되는 것이 중요하다”며 “안전과 정의, 차별 없는 환경이 실질적으로 구현돼야 한다”고 말했다.

종교자유 현실 한계…법적 보호와 제도 문제

방글라데시 헌법은 종교에 관계없이 평등권을 보장하고 있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충분히 작동하지 않는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토지 분쟁이나 이슬람 모독 혐의 사건에서 소수 종교인이 불리한 처우를 받는 사례가 반복적으로 제기됐다.

또한 사이버보안 관련 법령은 ‘종교적 감정 훼손’과 같은 모호한 표현을 포함하고 있어 종교적 표현을 제한하는 수단으로 사용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교계는 과거 폭력 사건에 대한 철저한 수사와 처벌이 이루어져야만 신뢰 회복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반복된 폭력과 불안…종교자유 위협 지속

CDI는 최근 몇 년간 방글라데시에서는 종교 소수자를 겨냥한 폭력이 이어졌다고 밝혔다. 관련 단체에 따르면 2024년 8월부터 2025년 11월 사이 최소 2,600건 이상의 공격이 발생했으며, 살해와 성폭력, 주택 및 교회 파괴 등이 포함된 것으로 보고됐다.

다카 지역에서는 성당과 기독교 학교를 겨냥한 폭발 사건이 발생했고, 크리스마스 전날에도 교회 관련 시설 인근에서 폭탄이 터지는 사건이 일어났다.

특히 이슬람에서 개종한 기독교인과 소수 민족 출신 신자들이 더 큰 위험에 노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슬람 정치세력 약진…종교자유 변수 부상

이번 총선에서는 이슬람 정당 자마아테이슬라미가 의석 68석을 확보하며 주요 야당으로 부상했다. 이 정당의 영향력 확대는 종교 다원주의에 대한 우려를 키우고 있다.

일부 이슬람 단체는 샤리아 법 도입과 종교 모독에 대한 강력한 처벌을 주장하며 사회적 긴장을 높이고 있다.

이에 대해 종교단체 관계자는 “이러한 움직임이 종교 공존 구조를 위협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기도 속 희망”…신중한 기대 이어져

새 총리 라흐만은 취임 연설에서 모든 시민을 위한 포용적 통치를 약속했다. 기독교 지도자들은 이러한 약속이 실제 정책으로 이어질지 주목하고 있다.

케인 총회장은 “성경의 가르침에 따라 지도자를 위해 기도하고 있다”며 “국가를 위한 용기 있는 결정을 내리도록 하나님께서 이끌어 주시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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