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에서 미국과 그 지지국 선박의 통항을 차단한 가운데, 위안화로 거래되는 원유를 실은 선박에 대해서는 통과를 허용하는 방안을 검토하며 새로운 해상 통제 전략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치는 단순한 군사·해상 통제 수준을 넘어 글로벌 에너지 흐름과 결제 구조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변수로 주목되고 있다.
17일(현지 시간) CNN은 이란 정보 소식통을 인용해, 이란 당국이 위안화 결제 국가 소속 선박의 호르무즈 해협 통과를 허용하는 방안을 두고 중동 외 8개국과 협의를 진행 중이라고 보도했다. 다만 구체적인 협의 대상 국가는 공개되지 않았으며, 논의는 비공개로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위안화 원유 통과 논의는 호르무즈 해협 통제 정책의 변화 가능성을 보여주는 사례로, 국제 사회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란이 위안화 원유를 기준으로 선박 통과를 허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관측은 이전부터 제기돼 왔다. 그러나 이번에는 협의 대상 국가 수가 구체적으로 언급되면서 논의가 보다 현실화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위안화 원유 통과가 실제로 허용될 경우, 기존 달러 중심의 원유 거래 구조에 일정 부분 변화를 줄 수 있다는 분석도 이어졌다. 특히 에너지 결제 방식이 일부 다변화될 가능성이 제기되며, 국제 금융 질서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다만 현재까지는 정책 확정 여부가 공개되지 않은 만큼, 실제 시행 여부와 범위는 추가 협의 결과에 따라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이란은 현재 자국과 우호적인 국가 선박에 대해서는 제한적으로 통항을 허용하는 ‘선별 통제’ 방식을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전면 봉쇄가 아닌 선택적 허용을 통해 전략적 영향력을 극대화하려는 접근으로 해석된다.
실제로 지난 15일부터 16일까지 이틀 동안 최소 5척의 선박이 이란 해역을 경유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한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선박들은 이란을 비롯해 중국, 인도, 파키스탄, 튀르키예 등 비교적 우호적인 국가 소속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흐름은 호르무즈 해협 통제가 단순한 군사적 대응을 넘어 외교·경제적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로 분석됐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원유와 가스 물동량의 약 20%가 통과하는 핵심 해상 통로로, 통제 방식 변화는 곧 글로벌 에너지 시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특히 위안화 원유 통과 방안이 현실화될 경우, 에너지 공급망뿐 아니라 결제 시스템 전반에도 새로운 변수가 형성될 가능성이 제기됐다. 일부 국가를 중심으로 에너지 거래 구조가 재편될 수 있다는 관측도 이어졌다.
국제 사회는 이러한 변화가 장기적으로 원유 거래 질서와 지정학적 균형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시하고 있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