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크리스천데일리인터내셔널(CDI)은 미국 교회가 심화되는 정신건강 위기에 보다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기독교 지도자와 의료인, 상담가들 사이에서 제기됐다고 24일(이하 현지시각) 보도했다. 최근 열린 ‘내셔널 릴리저스 브로드캐스터스 인터내셔널 크리스천 미디어 컨벤션(National Religious Broadcasters International Christian Media Convention)’ 패널 토론에서 참석자들은 교회가 신학적 명확성과 실천적 훈련, 그리고 연민을 갖고 정신건강 문제에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신건강 위기에 대한 성경적 응답: 디지털 시대의 인간 번영과 웰빙’이라는 제목으로 진행된 이번 포럼은 자살률 증가, 소셜미디어의 심리적 영향, 트라우마 기반 사역, 목회자 번아웃, 신앙과 임상치료의 통합 문제 등을 다뤘다. 참석자들은 교회가 낙인과 단순한 해법을 거부하고, 불안과 우울, 절망에 대해 성경적 토대 위에서 전인적 대응을 제시해야 한다고 밝혔다.
■ 자살 사망 역대 최고치…“국가적 비상 상황”
패널들은 2024년 미국 내 자살 사망자가 약 5만 명에 달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는 연방 정부 자료를 인용했다. 자살은 여전히 청소년과 청년층 주요 사망 원인 중 하나이며, 중장년층과 노년층에서도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Healthy Faith 설립자 캐리 셰필드는 이를 두고 “국가적 비상 상황”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신앙 공동체 참여가 자살률 감소와 회복탄력성 증진에 긍정적 상관관계를 보인다는 연구 결과를 언급하면서도, 많은 교회가 정신질환을 어떻게 신학적으로 다뤄야 할지 확신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기독교상담가협회 회장 팀 클린턴 박사는 도움을 필요로 하는 이들과 이를 제공할 수 있는 그리스도 중심 상담가 사이에 큰 간극이 존재한다고 밝혔다. 그는 트라우마와 정신건강을 이해하는 인력 양성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 팬데믹 이후 불안과 고립 심화…디지털 과부하 문제 제기
패널들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사회적 불안과 정서적 피로가 가중됐다고 분석했다. 지정학적 긴장, 학교 총격 사건, 경제 불확실성, 스마트폰을 통한 지속적 뉴스 노출이 불안을 증폭시킨다고 설명했다.
국립히스패닉기독교리더십컨퍼런스 정신건강이니셔티브 디렉터 레이나 올메다는 불안과 우울, 번아웃이 새로운 현상은 아니지만, 정보와 자극이 과잉 공급되는 현대 환경이 신앙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100명 이상의 목회자들과 대화한 경험을 소개하며, 많은 이들이 정치·사회적 혼란 속에서 분노와 두려움을 느끼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기도뿐 아니라 서로 곁에 머무는 ‘임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 소셜미디어와 정체성 형성…청소년 영향 우려
패널들은 소셜미디어가 특히 청소년 정서 형성에 미치는 영향을 우려했다. 셰필드는 과도한 SNS 사용이 불안과 우울, 섭식장애와 연관된 연구를 언급하며, 비교 문화가 뇌에 부정적 경로를 형성한다고 설명했다.
올메다는 교회가 고통에 대한 성경적 내러티브를 제시하지 않을 경우, 온라인 문화가 그 공백을 채운다고 말했다. 그는 “교회가 침묵하면 세상이 말한다”고 밝혔다.
내과 전문의 파멜라 파일 박사는 현대 사회가 내적 갈등에 대해 외적 해결책을 찾는 경향이 강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르완다 공동체 방문 경험을 언급하며, 공동체와 신앙에서 비롯된 희망이 회복의 핵심 요소였다고 설명했다.
■ 트라우마·낙인 극복과 목회자 돌봄 필요성
토론에서는 트라우마 기반 사역의 필요성도 강조됐다. 클린턴 박사는 교회가 상담을 세속적 영역으로 오해해 온 역사적 한계를 지적하며, 상담을 제자훈련의 일부로 이해해야 한다고 밝혔다.
셰필드는 종교 환경에서 트라우마를 무시하는 태도가 생명을 위협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올메다는 죄책감과 수치심을 구분하며, 상처를 이름 붙일 때 수치심이 약화된다고 설명했다.
패널들은 목회자들의 정서적 부담도 언급했다. 교회 지도자들이 초인적 기준에 놓이면서 취약성을 드러내기 어려운 현실을 지적했다. 교회 차원의 정신건강 팀 구성과 평신도 훈련, 강단에서의 공개적 논의 필요성이 제안됐다.
■ 신앙과 임상 통합 돌봄 강조…“빛이 어둠을 이긴다”
패널 토론의 핵심은 신앙과 임상 치료를 이분법적으로 나누지 말아야 한다는 점이었다. 파일 박사는 의료계가 영성을 치유 요소로 인식하기 시작했지만 더 깊은 통합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올메다는 엘리야가 탈진과 절망 가운데 있을 때 하나님이 먼저 먹이고 쉬게 하신 성경 장면을 언급하며, 생물학과 신학이 함께 작동하는 돌봄 모델을 제시했다.
셰필드는 자신의 회복 과정에서 약물 치료와 영적 회복이 함께 이루어졌다고 밝혔다. 클린턴 박사는 “빛은 어둠을 몰아낸다”고 말하며, 교회가 성령과 말씀에 뿌리내린 희망을 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패널들은 교회가 침묵에서 참여로, 낙인에서 연민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촉구했다. 미국 교회 정신건강 위기 대응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로 제시됐다. 참석자들은 교회가 마음과 몸, 영혼을 아우르는 통합적 돌봄을 통해 어둠 속에 빛과 희망을 전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