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자가의 비밀로 보는 선교의 길

[신간] 약함으로부터의 선교
도서 「약함으로부터의 선교」

성과와 규모, 영향력과 권력 중심으로 흐르기 쉬운 오늘날 선교 현실 속에서, 복음의 본질을 십자가의 자리로 되돌리는 신간 <약함으로부터의 선교>가 개정증보판으로 출간됐다. 2009년 초판 이후 오역을 바로잡고 내용을 보완해 새롭게 출간된 이번 판은, 선교의 방향을 다시 성찰하도록 이끄는 신학적 안내서로 주목받고 있다.

이 책은 선교의 참된 능력이 인간의 전략이나 조직력, 자원 동원이 아니라 하나님께 전적으로 의지하는 ‘약함’에서 흘러나온다는 점을 강조한다. 저자는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를 중심으로 한 ‘약함의 신학’을 토대로 누가복음-사도행전과 바울 서신을 비롯한 성경적 근거를 분석하고, 세계 선교 역사와 현대 선교학 담론, 그리고 한국교회의 선교 역사를 아우르며 선교의 본질을 재조명한다.

십자가, 선교의 출발점

저자는 인류의 죄가 선교 방식을 왜곡해 왔다고 진단한다. 예수님의 선교는 십자가의 가장 낮은 자리에서 완성되었지만, 역사 속 많은 선교는 강함과 권력의 논리를 따랐다는 것이다. 이에 반해 ‘약함으로부터의 선교’는 겸손과 희생, 순종이라는 십자가의 길을 따른다.

특히 바울이 고린도 교회에서 경험했던 오해와 배척을 통해, 하나님의 능력이 세상의 어리석음과 약함 속에서 드러나는 역설을 설명한다. 십자가는 패배의 상징처럼 보이지만, 바로 그 자리에서 구원의 위대한 역전이 이루어졌다는 것이다.

힘의 논리를 넘어, 하나님 중심의 선교로

책은 교회가 세상의 힘의 방식으로 하나님 나라를 설명하려 할 때 이미 본질을 잃게 된다고 경고한다. 선교가 군사력이나 정치적 영향력과 결합될 때, 복음의 본질은 왜곡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실제로 역사 속 일부 선교 모델이 강함의 논리에 기대었을 때 더 큰 박해와 갈등을 불러왔음을 사례를 통해 짚는다.

반면, 저자는 선교의 주체가 하나님이심을 분명히 하며, 선교사를 중심에 두는 사고를 경계한다. 약함으로부터의 선교는 인간 중심이 아닌 하나님 중심의 선교(God-centered mission)이며, 현지 동역자와 복음 전도자의 역할을 존중하는 겸손한 접근을 요구한다.

보냄 받은 공동체로 살아가는 일상 선교

<약함으로부터의 선교>는 목회자와 선교사만을 위한 책이 아니다. 저자는 모든 성도가 ‘보냄 받은 공동체’로서 일상 속에서 약함의 영성을 살아가야 한다고 강조한다. 하나님 나라의 통치는 힘의 과시가 아니라 낮아짐과 섬김을 통해 드러난다는 것이다.

특히 한국 선교 역사 속에서 선교사들이 한국인들과 동일시하며 고난을 함께 나눈 사례를 언급하며, 진정한 선교는 약자의 자리에서 연대하고 함께 고통을 감당하는 삶이라고 설명한다.

십자가 중심으로 선교를 재정렬하다

이 책은 선교를 전략이나 확장 중심의 프로젝트가 아니라, 십자가 중심의 하나님 나라 참여로 재정의한다. 약함은 실패나 무능의 다른 표현이 아니라, 하나님의 전능하심이 드러나는 통로라는 통찰을 제시한다.

<약함으로부터의 선교>는 교회의 본질과 사명을 다시 묻고자 하는 목회자와 선교사, 그리고 선교적 삶을 고민하는 모든 그리스도인에게 깊은 도전과 성찰을 제공한다. 복음의 참된 능력이 어디에서 시작되는지, 그 질문 앞에 교회를 다시 세우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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