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순절을 그냥 지나치지 말라: 십자가를 향한 여정 속에서 살아내는 복음

사무엘 로드리게스 목사. ©Christian Post

미국 크리스천포스트(CP)는 사무엘 로드리게스 목사의 기고글인 ‘올해 사순절(Lent)을 그냥 지나쳐서는 안 되는 이유’(Why you shouldn't overlook Lent this year)를 18일(현지시각) 게재했다.

사무엘 로드리게스 목사는 미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대형교회 중 하나인 뉴 시즌 교회(New Season)의 담임목사이자, 전 세계 수백만 명의 그리스도인을 대표하는 전미 히스패닉 기독교 지도자 연합(NHCLC)의 회장으로 섬기고 있다. 다음은 기고글 전문.

전 세계의 그리스도인들이 사순절(Lent)에 들어서면서 우리는 복음이 단지 멀리서 감탄하며 바라보라고 주어진 것이 아니라, 살아내고 짊어지며 삶으로 구현하도록 주어졌음을 다시금 깨닫게 된다.

사람들이 예수님을 따르는 이들에게 중요한 시기나 사건을 떠올릴 때 보통 성탄절과 부활절을 먼저 생각한다. 그리스도의 탄생과 부활은 분명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 빈 무덤이 없다면 기독교 신앙은 무너지고, 그리스도의 탄생이 없다면 소망은 시작조차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 두 사건은 우리의 믿음을 굳건히 붙드는 중심이다.

그러나 우리는 사순절을 너무 자주 간과한다. 사순절은 화려하지도 않고 기분 좋은 시간도 아니다. 축제보다 고난에 더 가까우며, 즐거움보다 소망에 더 초점을 둔다. 그래서 사순절이나 대림절을 서둘러 지나가고 그 이후의 기쁨에만 도달하고 싶어질 수 있다. 그러나 우리가 잠시 속도를 늦추고 귀 기울일 준비가 되어 있다면, 하나님께서는 올해 우리 각자에게 놀랍고도 특별한 가르침을 주실 것이라 믿는다.

사순절의 대표적인 실천 가운데 하나는 어떤 것을 포기하는 것, 이른바 ‘사순절 희생(Lenten Sacrifice)’이다. 이것은 새해 결심이나 자기계발 방식과 같은 것이 아니다. 그것은 성례적이며 거룩한 실천이며, 깊은 참여를 요구하는 신앙 행위다.

사순절 동안 우리의 시선은 예수님께서 십자가를 향해 걸어가신 여정, 그리고 마침내 빈 무덤에 이르기까지의 길에 맞추어진다. 그 과정은 영광스럽거나 편안한 길이 아니었다. 그것은 투쟁과 고통, 그리고 자기 부인의 연속이었다. 이러한 모습은 겟세마네 동산에서 드린 예수님의 기도에서 분명히 드러난다. 성경에서 가장 깊은 장면 가운데 하나인 그 순간, 예수님은 엄청난 고통과 십자가의 참혹한 죽음을 앞두고도 하나님의 뜻에 자신을 온전히 맡기셨다.

사순절 희생은 종려주일의 환호와 비통함에서부터 십자가의 어둠과 절망에 이르기까지 그리스도와 함께 걷도록 초대하는 여정이다. 우리가 무엇을 내려놓기로 선택하든, 그것은 이 여정과 우리를 위해 예수께서 이루신 놀라운 희생을 기억하게 하는 표지가 되어야 한다.

우리는 종종 사순절을 건너뛰고 곧바로 부활절로 가고 싶어 한다. 그러나 기억해야 할 것이 있다. 사순절은 부활절 이전에 끝난다는 사실이다. 오늘날 우리는 부활 이후의 관점에서 결과를 알고 있지만, 사순절 동안에는 그 지식을 잠시 내려놓고 예수님의 제자들이 경험했을 절망과 무너진 소망 속에 머무른다.

재의식에서 시작되는 상징들, 의도적인 자기 절제, 어두운 색과 장중한 찬송의 강조 등은 초기 그리스도인들이 경험했던 상실감과 혼란을 우리에게 상기시킨다. 이 모든 것은 단순한 관습이 아니라 성경의 이야기 속으로 우리를 깊이 참여시키기 위한 것이다.

우리는 신앙의 일상 속에서도 이러한 참여가 더 필요하다. 신앙은 특정한 절기 동안만 경험하는 것이 아니라 삶 전체에 걸쳐 살아내야 하는 것이다. 무엇보다 신앙은 관계다. 단순한 신념 체계나 삶의 방식이 아니라, 몸으로 경험하는 살아 있는 관계다. 그 안에는 보고, 듣고, 대화하는 실제적 경험이 있다. 하나님의 임재는 특정 시기에만 제한되지 않는다. 하나님은 지금 이 순간, 우리의 삶 속에서 우리와 함께하기를 원하신다.

사순절을 맞이할 때 단지 무언가를 포기하는 데서 그치지 말라. 하나님께 더 많은 자리를 내어 드리라. 더 많은 공간을 드리고, 더 깊이 자신을 맡기라. 사순절을 통해 하나님에 대한 갈망을 무디게 하는 것들을 내려놓고, 하나님께 자신을 온전히 내어 맡겨 보라. 그리고 하나님께서 이루실 일을 기대하며 기다리라. 부활의 능력은 먼저 예수님과 함께 십자가를 향해 걸어본 사람만이 온전히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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