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사망하거나 통치 불능 상태에 빠질 경우, 딸 김주애와 여동생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 사이에 권력투쟁이 벌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됐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14일(현지시간) 국가정보원 1차장 출신 라종일 전 주영 대사와의 인터뷰를 인용해 김정은 사망 이후 북한 권력구도에 중대한 변수가 발생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김정은 사망이라는 급변 상황이 현실화될 경우, 후계 구도가 단순한 세습 절차로 마무리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특히 최근 공개 활동에 잇따라 등장하며 후계자로 거론되고 있는 김주애와, 당과 군 내부에서 영향력을 확대해 온 김여정 사이의 역학관계가 핵심 변수로 지목됐다.
◈김주애 후계 가능성과 김여정의 잠재적 도전
라종일 전 대사는 인터뷰에서 김주애가 공식적으로 아버지의 뒤를 잇는 후계자로 지명될 경우, 김여정의 강력한 도전에 직면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김주애가 후계자로 공식화된다면, 야심차고 냉혹한 성향을 가진 고모 김여정이 이를 순순히 받아들이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라 전 대사는 김여정에 대해 “권력을 장악할 기회가 보인다면 자신의 정치적 야망을 억제할 이유가 없다”고 평가했다. 이어 “김여정은 냉혹한 인물로 평가받으며, 당과 군 내부에 일정한 기반을 확보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는 김여정이 단순한 보좌 역할을 넘어, 실제 권력 핵심에 접근할 수 있는 위치에 서 있다는 점을 시사한 발언으로 해석됐다.
김정은 사망 이후 권력 공백이 발생할 경우, 김여정이 주저 없이 권력 장악에 나설 가능성도 거론됐다. 라 전 대사는 “김정은이 사망하거나 통치가 불가능한 상황에 놓인다면, 김여정이 권력을 장악하는 데 머뭇거리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치적 기반 취약한 김주애…권력투쟁 현실화 우려
반면 김주애는 아직 10대 초반으로 알려져 있으며, 정치적 경험과 조직 장악력 측면에서 기반이 부족하다는 점이 지적됐다. 라 전 대사는 “김주애는 정치적 기반이 약한 상태이며, 실질적인 권력 운영 경험도 없다”고 말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김정은 사망이 현실이 될 경우, 후계 구도는 곧바로 권력투쟁 양상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북한의 권력 승계가 혈통 중심 구조를 유지해 왔다고 하더라도, 실제 권력 장악 과정에서는 당·군 엘리트들의 이해관계가 복합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김정은 사망이라는 돌발 변수가 등장할 경우, 내부 권력 균형이 단기간에 흔들릴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김주애가 상징적 후계자로 부각되더라도, 실질 권력은 다른 세력이 행사하는 이중 구조가 형성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 이어졌다.
◈장성택 처형과 김정남 암살…북한 숙청 전례 재조명
라 전 대사는 과거 북한 정권 내부 숙청 사례를 언급하며, 권력투쟁이 유혈 사태로 확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는 김정남 암살과 장성택 처형을 사례로 들며, 북한 체제의 권력 다툼이 극단적인 방식으로 전개된 전례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정은은 집권 2년 차였던 2013년, 고모부이자 후견인으로 평가받던 장성택을 ‘반당·반혁명적 종파 행위’를 이유로 공개 처형했다. 당시 장성택은 북한 권력 서열 상위권에 위치했던 인물로, 그의 처형은 권력 재편의 분수령으로 평가됐다.
또한 김정은의 이복형 김정남은 2017년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에서 신경작용제 VX에 노출돼 사망했다. 국제사회는 해당 사건을 북한 정권과 연관 지어 주목했다. 이러한 전례는 김정은 사망 이후 권력 공백이 발생할 경우, 권력투쟁이 단순한 정치적 경쟁을 넘어 강경한 방식으로 전개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로 거론됐다.
◈김정은 사망 이후 북한 권력구도 향방 주목
텔레그래프는 이번 인터뷰를 통해 김정은 사망이 북한 권력구도에 중대한 전환점이 될 수 있다고 전했다. 김주애가 공식 후계자로 지명되더라도, 김여정과의 권력투쟁 가능성이 상존한다는 분석이 이어졌다.
전문가들은 북한의 폐쇄적 정치 구조 특성상 외부에서 권력 승계 과정을 정확히 예측하기는 어렵다고 보면서도, 김정은 사망 이후 후계 구도가 불확실성에 직면할 수 있다는 점에는 공감하고 있다. 김정은 사망과 권력투쟁 가능성은 향후 한반도 정세와 국제 안보 환경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주요 변수로 평가됐다.
이번 보도는 김정은 사망을 가정한 권력 승계 시나리오와 권력투쟁 가능성을 집중 조명한 것으로, 북한 내부 권력구도 변화에 대한 국제사회의 관심이 지속되고 있음을 보여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