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예수님을 믿는데도 왜 여전히 목마른가?” 수많은 성도가 마음 깊은 곳에서 던졌지만, 쉽게 답을 얻지 못했던 질문이다. 요한복음 7장 38절, “나를 믿는 자는 그 배에서 생수의 강이 흘러나오리라”는 약속은 익숙하지만, 그 말씀이 실제 삶에서 흘러넘친다고 고백하는 이들은 많지 않다. 오히려 신앙생활을 오래 했음에도 내면의 갈증, 관계의 상처, 반복되는 죄의 문제 앞에서 멈춰 선 이들이 적지 않다.
이 같은 물음에서 출발한 책이 출간됐다. 30여 년간 국내외 치유집회를 섬겨 온 순복음대구교회 담임 이건호 목사의 첫 저서 <영혼의 공사>다. 이 책은 단순한 치유 간증집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한 사람의 영혼을 어떻게 다루시고, 깨뜨리시고, 다시 세워 가시는지를 기록한 ‘은혜의 공사 일지’다.
저자는 자신 역시 구원의 감격을 경험했지만, 마음의 병과 깨어진 관계, 설명하기 어려운 내면의 갈증 속에서 긴 시간을 보냈다고 고백한다. 그러던 중 하나님께서 그의 삶 가운데 시작하신 ‘영혼의 공사’를 통해, 말씀이 선언한 ‘생수의 강’을 실제로 경험하게 됐다는 것이다.
“내적 치유는 말씀으로 시작된다”
이건호 목사는 내적 치유가 감정적인 위로나 일회적 체험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고 강조한다. 그는 “내적 치유는 주로 주님의 말씀이 임할 때 일어난다”고 말한다. 말씀이 곧 하나님이시며, 하나님이 곧 말씀이기 때문이다. 성령은 추상적인 힘이 아니라, 구체적인 말씀을 통해 영혼 깊은 곳을 비추고 다루신다는 것이다.
책은 하나님이 사람을 다루시는 방식에 주목한다. 아브람에게 “너는 복의 근원이 되리라”고 약속하셨지만, 그를 기다린 것은 축복이 아니라 기근이었다는 성경의 장면을 저자는 ‘영혼의 공사’의 시작으로 해석한다. 하나님은 약속을 주신 뒤, 그 약속을 감당할 사람으로 빚기 위해 먼저 다루신다는 것이다.
성경에 등장하는 인물들도 예외가 아니었다. 아브라함, 야곱, 기드온, 다윗, 탕자, 바울까지 모두 ‘깨어짐’을 통과했다. 저자는 이를 ‘파상(破傷)’이라 표현한다. 하나님은 우리를 그대로 두지 않으시며, 깨뜨리심을 통해 다른 사람으로 빚어 가신다는 통찰이다.
겉사람을 벗기고, 속사람을 세우다
책에서 인상적인 대목은 ‘적신(赤身)’의 개념이다. 하나님께서 때로 성도의 겉사람을 벗기신다는 표현이다. 직분, 명예, 자존심, 의지하던 환경이 무너지는 순간을 통해 속사람을 돌아보게 하시고, 영적으로 성장시키신다는 설명이다. 그리고 때가 되면 성장한 속사람에 걸맞은 ‘다른 옷’을 입혀주신다는 것이다.
저자는 인생의 ‘벽(담)’ 역시 같은 맥락에서 바라본다. 인간의 힘으로는 넘을 수 없는 한계와 위기, 장애물은 절망의 끝이 아니라 성령의 역사로 도약하는 자리라는 것이다. 육신이 겸손해질수록, 내 안의 성령은 더 강하게 역사하신다.
그는 영적인 사람을 “도가 통한 사람”이 아니라 “늘 자신이 아닌 하나님을 의지하는 겸손한 사람”이라고 정의한다. 결국 성령충만은 특별한 체험의 문제가 아니라, 성령님이 나를 얼마나 다스리고 계시는가의 문제라는 것이다.
“내가 항복하는 만큼, 성령이 흐른다”
<영혼의 공사>는 성령충만의 본질을 날카롭게 짚는다. 성령은 이미 우리 안에 계신다. 문제는 성령님이 우리를 얼마나 소유하고 계시는가이다. 성령이 그리스도인의 배에서 흘러넘치려면, 내가 주도권을 내려놓고 항복해야 한다. 내가 내려놓는 만큼, 성령은 나를 통해 흘러가신다.
저자는 이를 “하나님이 우리 육체를 꺾고 낮추시는 작업”이라고 설명한다. 자랑이 그치고, 오직 예수님만 의지하게 될 때, 성령의 바람이 불어온다는 것이다. “풀이 마르고 꽃이 시들 때 여호와의 기운이 불어오듯, 내 자랑이 그칠 때 성령의 은혜가 임한다”는 고백은 책 전반을 관통하는 메시지다.
“밝은 색만으로는 명작이 나오지 않는다”
책에는 하나님이 저자에게 주신 인상 깊은 음성이 소개된다. “화가가 그림을 그릴 때 항상 밝은색만 쓰더냐? 때로는 어두운색도 써야 명작이 나오지 않느냐?” 인생의 어두운 시간 역시 하나님의 큰 그림 안에서 조화를 이루는 색이라는 해석이다.
<영혼의 공사>는 목마른 신앙에서 벗어나 실제로 생수의 강을 경험하기 원하는 이들을 향한 초대장이다. 상처, 죄, 깨어진 관계, 반복되는 실패 속에서 여전히 갈증을 느끼는 성도들에게 하나님이 어떻게 영혼의 공사를 시작하시고 완성해 가시는지를 구체적으로 보여 준다.
이 책은 단순히 “은혜를 받았다”는 간증을 넘어, 그 은혜가 어떻게 시작되고, 무엇이 막고 있었으며, 어떻게 뚫려 흘러나오기 시작했는지를 세밀하게 기록한다.
목마른 시대, 목마른 신앙 속에서 “생수의 강이 터졌다”는 고백은 더 이상 상징이 아니라, 오늘도 가능하다는 선언이다. <영혼의 공사>는 그 길을 찾는 이들에게 실제적이고도 도전적인 이정표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