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크리스천데일리인터내셔널(CDI)은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교회 규제 문제를 둘러싼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고 11일(이하 현지시각) 보도했다. 남아공 CRL권리위원회(CRL Rights Commission)가 기독교 부문을 대상으로 한 ‘Section 22 자율규제 프레임워크 초안’을 추진하는 가운데, 기독교 시민단체 남아공교회수호연대(South African Church Defenders, SACD)가 이를 사실상의 국가 규제 시도라고 비판하고 나섰다.
이번 논쟁의 핵심은 CRL권리위원회가 마련한 ‘Section 22 Draft Self-Regulatory Framework for the Christian Sector’이다. 위원회는 해당 초안이 교회를 직접 규제하려는 것이 아니라 자발적이고 협의적인 자율규제 체계를 구축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해 왔다. 그러나 SACD는 위원회의 공식 입장과 초안 내용 사이에 모순이 존재한다고 주장했다.
SACD “입법 추진 의도 부인, 자체 문서와 배치” 주장
SACD는 지난 1월 22일 발표한 성명에서 CRL권리위원회의 최근 언론 브리핑 내용이 위원회 공식 문서와 상충된다고 밝혔다. SACD는 브리핑에서 위원회가 교회에 대한 법제화를 추진하지 않는다고 설명했지만, 초안 조항에는 전국적 협의를 통해 기독교 부문에 대한 입법적 틀을 마련하겠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SACD는 초안 2.3항을 문제 삼았다. 해당 조항은 기독교 부문에 대한 입법 프레임워크 개발을 위한 전국적 협의를 언급하고 있으며, 이는 위원회가 입법을 추진하지 않는다고 한 공개 발언과 직접적으로 충돌한다고 주장했다.
SACD는 성명에서 “CRL권리위원회가 기독교 부문에 대한 법적·입법적 체계를 추진하지 않는다는 주장은 허위이자 오해를 불러일으킨다”고 밝혔다. 이어 위원회가 자율규제라는 표현을 사용하고 있으나, 실제 내용은 교회와 지도자 등록 의무화, 분야별 규제기구 설립, 구속력 있는 행동강령 도입 등을 포함하고 있어 실질적인 규제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법제화 절차 가능성 두고 긴장 고조
SACD는 만약 입법 초안이 마련될 경우, 이후 공청회와 국회 권고 절차를 거쳐 법제화 단계로 나아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 과정에서 광범위한 참여와 동의가 있었던 것처럼 기록이 형성될 수 있으며, 이는 입법 통과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SACD는 최근 사임한 무사 줄루 전 위원장의 발언과 관련한 위원회의 대응 방식에도 문제를 제기했다. 위원회는 줄루 전 위원장이 종교 활동을 국가가 통제하려는 사전 기획이 있었다고 주장한 데 대해 반박했으나, SACD는 이러한 해명이 오히려 불신을 키웠다고 밝혔다.
SACD는 헌법상 종교의 자유는 국가 통제 구조에 종속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단체는 Section 22 특별위원회 해산과 CRL위원장 사퇴를 촉구하며, 기독교 신앙과 교회 운영에 대한 어떠한 입법적 규제에도 반대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CRL위원회 “신도 보호 위한 조치” 입장 유지
한편 CRL권리위원회는 별도의 보도와 공식 입장을 통해 해당 프레임워크가 신도 보호와 종교 공동체 내 윤리적 리더십 강화를 위한 것이라고 설명해 왔다. 위원회는 참여가 자발적이며 교리나 신앙을 직접적으로 통제하려는 의도는 없다고 밝혔다.
남아공교회협의회(SACC) 등 일부 교회 단체는 종교 공간 내 학대와 착취 문제에 대한 우려를 인정하면서도 대화를 통한 해결을 촉구하는 신중한 입장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CRL권리위원회 교회 규제 논란은 남아공 내 종교자유와 국가 권한의 경계를 둘러싼 논쟁으로 확산되고 있다. 케냐와 르완다 등 일부 아프리카 국가들이 종교 단체 등록과 운영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거나 검토 중인 상황에서, 남아공의 움직임 역시 지역적 흐름과 맞물려 주목받고 있다.
SACD는 성명에서 “남아공 시민은 정직과 명확성, 헌법적 원칙 준수를 요구할 권리가 있다”고 밝혔다. CRL권리위원회와 교회 단체 간 갈등은 향후 입법 절차 여부에 따라 더욱 확대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