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개발연구원(KDI)이 올해 우리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1.9%로 상향 조정했다. 반도체 경기 회복과 민간소비 개선이 국내총생산(GDP) 증가를 이끌 것으로 전망됐다. 다만 지방 부동산 경기 부진에 따른 건설투자 회복 지연은 성장의 제약 요인으로 지목됐다.
11일 발표된 ‘경제전망 수정(2026년 2월)’에 따르면 올해 GDP 성장률은 1.9%로, 기존 전망치 1.8%보다 0.1%포인트 높아졌다. 이는 지난해 성장률 1.0%를 웃도는 수준이다.
정규철 KDI 경제전망실장은 “최근 우리 경제는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완만한 개선세를 보이고 있다”며 “작년 4분기 역성장은 기저효과 영향으로, 경기 흐름 자체가 바뀐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KDI는 올해 수출 물량이 2.1%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 관세 인상 등 대외 여건은 녹록지 않지만, 반도체 경기 회복이 수출 감소 압력을 완화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정 실장은 “미국향 수출은 감소하지만 미국을 제외한 지역은 증가하고 있으며, 증가분의 상당 부분이 반도체 영향”이라며 “반도체를 제외하면 증가세는 미미하다”고 밝혔다.
반도체 가격 상승과 원유 수입가격 하락에 따른 교역조건 개선도 반영됐다. KDI는 올해 경상수지가 1500억 달러 내외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지난해 1231억 달러보다 확대된 수준이다.
건설투자는 올해 0.5% 증가에 그칠 것으로 전망됐다. 지난해 -9.9% 급감에 따른 기저효과가 있지만 회복 폭은 제한적일 것으로 봤다. 지방 인구 감소와 착공 지연 등이 건설투자 부진의 배경으로 지목됐다.
민간소비는 1.7%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금리 인하와 실질소득 증가가 소비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설비투자는 반도체 관련 투자를 중심으로 2.4%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물가 상승률은 소비자물가 2.1%, 근원물가 2.3%로 제시됐다. 정 실장은 “2.3% 수준이면 물가안정목표 범위 내로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대외 리스크로는 미국 관세 정책과 불확실성이 지목됐다. 그는 “관세 수준뿐 아니라 정책 불확실성도 설비투자에 영향을 준다”며 “AI 붐 기대가 조정될 경우 반도체 수요가 감소할 수 있고, 환율 상승은 물가에 부담을 줄 수 있다”고 밝혔다.
KDI는 이번 경제전망 수정에서 반도체 경기 회복과 소비 개선을 긍정 요인으로 평가하면서도, 건설투자 부진과 대외 불확실성이 한국 경제의 하방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을 함께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