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고산지대 환경에 적응 가능한 새로운 옥수수 품종 ‘대홍단 강냉이’가 국제 공동연구를 통해 개발됐다. 이번 성과는 약 28년에 걸친 장기 연구의 결실로, 향후 북한 식량난 해소와 국제 종자시장 진출 가능성까지 제시하고 있어 주목된다.
국제옥수수재단(ICF) 설립자 겸 이사장인 김순권 박사는 한동대학교, 경북대학교, 몽골 재무부 산하 식물농업과학연구소(IPAS)와의 국제 공동연구를 통해 북한 고산지대에 적합한 옥수수 품종 개발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이번에 개발된 ‘대홍단 강냉이’는 북한의 대표적인 고산 농업지대인 대홍단(옛 개마고원) 환경에 맞춰 육종된 품종으로, 향후 현지에 보급될 경우 최대 100만 톤 규모의 식량 증산 효과가 기대된다.
연구는 1999년 평양 룡성리 북한농업과학원에서 확보한 대홍단 강냉이 유전자원을 토대로 시작됐다. 이후 2004년 몽골, 러시아, 미국, 캐나다 등지의 재래종 옥수수와 교배해 몽골 환경에 적합한 MCP(Mongolian Corn Population)를 육종하는 데 성공했다. 해당 품종은 2021년 몽골 정부로부터 공식 옥수수 품종으로 등록됐다.
2008년부터는 중국 동북 3성에 닥터콘유한회사를 설립해 북한 적응형 옥수수 개발을 이어왔으며, 연구 과정에서 MCP와 포항에서 개발된 검정옥수수를 교배하던 중 뛰어난 잡종강세(heterosis)가 확인됐다. 이를 바탕으로 새 품종은 ‘대홍단 강냉이’로 명명됐다.
김순권 박사는 “남북 관계가 개선될 경우, 새로 육종된 대홍단 강냉이가 북한의 식량과 가축 사료를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데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홍단 강냉이’는 자강도, 량강도, 함경북도, 평안북도 등 북한의 고산지대 재배 환경을 고려해 개발됐다. 저온 환경에서도 생육이 가능한 조생종으로, 가뭄 내성이 강화됐으며 깜부기병과 매문병 등 주요 병해에 대한 저항성도 확보했다.
특히 ‘대홍단 블랙콘’은 이삭 속심이 단단하고 안토시아닌 함량이 높은 것이 특징이다. 안토시아닌은 항산화 작용으로 알려진 성분으로, 대사 건강과 면역 기능 개선에 긍정적인 가능성이 제시되고 있다. 옥수수 부산물을 활용한 기능성 소재 개발도 가능해, 향후 당뇨 관리 식품이나 가축 면역력 강화 사료 등으로의 확장성도 기대된다.
연구진은 세계 최대 옥수수 재배국인 중국 시장에도 주목하고 있다. 약 4,300만 헥타르에 달하는 중국의 옥수수 재배 면적과 연간 3조 원 이상으로 평가되는 하이브리드 종자 시장에 남북한이 공동으로 진출할 경우 상당한 경제적 파급효과가 예상된다. 특히 계곡 지형이 많은 북한은 잡종 종자 생산에 유리한 자연 조건을 갖춘 지역으로 평가된다.
김순권 박사는 지난 58년간 한국을 비롯해 미국, 아프리카, 중국, 북한, 아세안 국가 등에서 친환경 옥수수 육종 연구를 이어온 세계적인 옥수수 육종가다. 이번 대홍단 강냉이 개발은 기후와 지형 조건이 열악한 지역에서도 안정적인 식량과 사료 생산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국제 농업 협력의 중요한 성과로 평가된다.
한편 한동대학교 석좌교수를 역임한 김 박사는 기근과 재난, 전쟁 피해 지역을 대상으로 옥수수 기반의 지속 가능한 생명 회복 모델을 제시해 온 공로를 인정받아, 최근 국가브랜드진흥원이 주관한 ‘제10회 2025 국가브랜드컨퍼런스’에서 글로벌 리더 인류공헌 리더십상 부문 대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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