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작가들의 말말말>

도서 「하나님이 어떻게 말씀만으로 만물을 창조할 수 있나?」

“하나님은 빛이시라”(요일 1:5)라는 선언은 하나님의 도덕적 거룩함을 넘어 우주의 통치 원리를 암시한다. 빛은 공간을 연속적으로 퍼져나가는 파동성과 특정 시점에 특정 장소에서 물질과 상호작용하는 입자성을 동시에 지닌다. 하나님은 파동처럼 우주에 편재하시면서 피조물을 유지시키는 일반 자연법칙을 주관하시며, 동시에 입자처럼 필요한 순간에 개별적으로 개입하시면서 기적이나 계시로 특별섭리를 드러내신다. 만물을 살리는 창조주의 능력과 신성(롬 1:20)을 상징적으로 드러내는 해는 광합성 작용으로 지구상의 온갖 식물들을 실제로 살리며 그것들로 때마다 모든 생물을 먹인다. 해는 어디서나 보일 만큼 무소부재하고, 만물을 살릴 만큼 전능해 보이며, 그 영광은 누구든 직시하면 실명할 만큼 밝다. “나를 보고 살 자가 없음이니라”(출 33:20).

안환균 - 하나님이 어떻게 말씀만으로 만물을 창조할 수 있나?

도서 「다시, 삶」

재의 수요일, 사순절이 시작되는 날입니다. 교회는 오늘 재를 이마에 바르며 말합니다. "너는 흙이니 흙으로 돌아갈 것을 기억하라." 얼핏 들으면 우울한 선언처럼 들립니다. 하지만 알고 보면 이 선언은 동시에 회망의 문을 엽니다.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을 의미하기 때문입니다. 창세기 2장을 보면, 하나님께서 땅의 흙으로 사람을 지으셨을 때, 그것은 그저 흙덩이에 불과했습니다. 형체는 있었지만 생명은 없었습니다. 움직이지 않고, 숨쉬지 않으며, 살아 있지 않은 존재였지요. 아무리 정교하게 빚어진 형상이라 해도 생명이 없으면 그저 흙일 뿐입니다.그런데 하나님이 생명의 숨을 그 코에 불어 넣으십니다. 바로 그 순간 놀라운 일이 일어납니다. 사람이 살아 있는 존재가 된 것입니다. 흙이 생명이 되고, 죽은 것이 산 것이 되었습니다. 하나님의 숨결 하나로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이것이 창조의 신비입니다. 하나님의 생명이 들어가는 순간, 흙이 인격체가 되고 생명이 됩니다.

김학중 – 다시, 삶

도서 「모음 속을 걷는 자음 처럼」

누군가에게 길을 일러 준다는 것은 결코 길 전체를 일러 주는 것이 아니었다. 그 길에 접어들 수 있도록, 거기까지만 도우면 된다. 전부를 말해야 한다는 부담으로 인해 길에 대해 말하기를 주저할 이유는 없는 것이었다. 인생의 짐도 마찬가지 아닐까. 메고 내릴 때에는 몸과 마음이 휘청거릴 만큼 무겁게 여겨져도 그것을 등에 지고 걷다 보면 무게감이 사라진다. 당연히 내 몫이라는 생각이 드는 순간, 내 삶의 한 부분이 된다. 무거운 짐일랑 원망할 것이 아니라 그 또한 내 삶을 이루는 한 부분으로 기꺼이 받아들일 일이었다. 희망은 그렇게 오는 것인지도 모른다. 생명의 기운을 찾아볼 수 없을 때, 뿌리마저 숨을 쉬지 못할 때, 다만 아픔과 절망으로 우두커니 서서 까만 눈물을 흘릴 때 가만히 곁으로 다가가는 것, 쉬운 것은 아니지만 고민 끝에 그 아픔을 내 방식대로 끌어안는 것, 마른가지를 물어와 둥지를 짓고 알을 까는 것, 새끼를 키워 내는 것, 그리고 시커먼 가지에 앉아 노래하는 것, 무의미해 보이고 무모해 보이지만 그것을 받아들이는 것, 그런 것들이 희망으로 가는 걸음일 것이다.

한희철 - 모음 속을 걷는 자음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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