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취업 지연 1년마다 임금 6.7% 감소… 주거비 부담이 생애 전반을 흔든다

한은 “미취업 장기화 시 상용직 확률 50%대로 하락”… 고용·주거 구조개혁 시급
실업 급여 신청(사진은 기사와 무관) ©기독일보 DB

청년층의 노동시장 진입이 늦어질수록 임금 수준과 고용 안정성이 동시에 약화되고, 과도한 주거비 부담이 자산 형성과 인적자본 축적까지 제약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취업 지연과 주거 불안이 개인 차원의 어려움을 넘어 한국 경제의 성장 기반을 잠식하는 구조적 위험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취업 지연, 임금과 고용 안정성에 장기적 타격

한국은행은 19일 발간한 BOK이슈노트 ‘청년세대 노동시장 진입 지연과 주거비 부담의 생애 영향 평가’를 통해 청년층의 미취업 기간이 길어질수록 임금 수준과 고용의 질이 뚜렷하게 악화된다고 밝혔다. 이재호 한국은행 조사국 거시분석팀 차장은 최근 청년 고용률이 수치상으로는 개선됐지만, 고용 경직성과 기업의 경력직 선호가 맞물리며 구직 기간이 길어지고 노동시장 이탈 위험이 커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실증 분석 결과 미취업 기간이 1년일 경우 5년 후 상용직으로 근무할 확률은 66.1%였으나, 이 기간이 3년으로 늘어나면 56.2%로 하락했다. 노동시장 진입이 지연될수록 숙련 형성 기회를 상실하게 되고, 이는 생애 전반의 고용 안정성을 약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상흔 효과’ 확인…취업 빙하기 세대의 재현 우려

임금 손실도 뚜렷하게 나타났다. 미취업 기간이 1년 증가할 때마다 현재 실질임금이 평균 6.7%씩 감소하는 이른바 ‘상흔 효과(scarring effect)’가 확인됐다. 이 차장은 1990년대 일본의 ‘취업 빙하기 세대’를 언급하며, 고실업 시기에 노동시장에 진입하지 못한 세대가 장기적인 소득 감소와 고용 불안정에 직면했던 사례와 유사한 위험이 한국에서도 재현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소형 주택 공급 부족에 주거비 부담 가중

주거 여건 역시 청년세대에 불리하게 작용하고 있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1인 가구가 빠르게 증가하는 반면, 소형 비아파트 주택 공급은 원가 상승 등의 영향으로 위축되면서 월세 부담이 가파르게 상승했다.

고시원 등 취약 거처를 이용하는 청년 비중은 2010년 5.6%에서 2023년 11.5%로 두 배 이상 증가했다. 면적 14㎡ 이하의 최저주거기준 미달 가구 비중도 2023년 6.1%에서 2024년 8.2%로 상승하며 청년층의 주거 질이 전반적으로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주거비 부담, 자산 형성과 교육 투자까지 제약

과도한 주거비 부담은 청년층의 자산 형성과 소비 구조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주거비가 1% 상승할 때 총자산은 0.04% 감소했고, 주거비 지출 비중이 1%포인트 늘어날 때마다 교육비 비중은 0.18%포인트 줄었다. 주거비 부담이 인적자본 축적을 직접적으로 제약하고 있다는 의미다.

청년층의 부채 비중도 2012년 23.5%에서 2024년 49.6%로 급증하며 소비 여력을 약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한은 “노동시장 이중구조 개선·주거 수급 해소 병행해야”

보고서는 청년층의 고용 및 주거 문제가 개인의 선택이나 일시적 현상이 아니라 한국 경제의 성장 잠재력을 훼손하는 구조적 문제라고 지적했다. 해법으로는 노동시장 경직성 완화를 통한 이중구조 개선과 소형 주택 공급 확대를 통한 주거 수급 불균형 해소가 제시됐다. 단기적으로는 일경험 지원사업 확대와 주거 안정을 위한 금융 지원 강화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차장은 “중소기업에서 중소기업으로 이동할 확률은 71.5%인 반면, 중소기업에서 대기업으로 이동할 확률은 19.0%에 불과하다”며 “2차 노동시장에서 1차 노동시장으로의 상향 이동이 원활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노동시장 경직성을 완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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