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크리스천데일리인터내셔널(CDI)은 파키스탄 수도 이슬라마바드에서 결혼식을 마친 기독교인 가정의 주택에서 가스 폭발 사고가 발생해 신혼부부를 포함한 최소 8명이 숨지고 10여 명이 중상을 입는 참사가 벌어졌다고 12일(이하 현지시각) 보도했다. 이번 사고는 종교 공동체 전체에 큰 충격과 애도를 안겼으며, 가스 안전 관리의 허술함이 다시금 도마에 올랐다.
사고는 지난 11일 오전 7시 15분경 이슬라마바드 도심 인근 주거지역인 G-7/2 구역에서 발생했다. 전날 밤 샤룬 하니프와 메핵 마시의 결혼식을 축하하기 위해 친인척과 지인들이 모여 있었고, 대부분의 하객은 새벽까지 이어진 행사 이후 집 안에서 잠을 자고 있던 상태였다. 폭발로 주택 일부가 붕괴되면서 내부에 있던 사람들이 잔해에 갇혔고, 인접한 최소 네 채의 주택도 파손됐다.
구조 작업과 병원 이송…부상자 다수 위중
CDI는 이슬라마바드 경찰과 소방당국, 구급대, 구조대가 즉시 현장에 투입돼 중장비와 탐색 장비를 활용한 구조 작업을 벌였다고 밝혔다. 구조 당국에 따르면 잔해 속에서 총 19명이 구조됐으며, 이 가운데 8명은 병원으로 이송된 뒤 끝내 숨졌다. 나머지 부상자 10여 명은 중태로 분류돼 집중 치료를 받았다.
구조 작업은 이슬라마바드 부경찰청장 무함마드 자와드 타리크가 직접 현장을 지휘했으며, 경찰과 응급당국 관계자들이 잔존 피해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장시간 수색을 이어갔다. 부상자들은 파키스탄 의과학연구소(PIMS)와 캐피털 병원으로 이송됐다. PIMS 측은 골절, 심각한 열상, 화상 환자를 중심으로 비상 진료 체계를 가동했다고 밝혔다.
가스 누출 가능성에 무게…당국, 전면 조사 착수
당국은 초기 조사 결과 액화석유가스(LPG) 실린더에서 누출된 가스가 폭발의 원인일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이슬라마바드 최고행정관 무함마드 알리 란드하와와 부행정관 사히브자다 유수프는 가스가 어떻게 실내에 축적됐는지, 안전 수칙이 제대로 지켜졌는지를 확인하기 위한 정식 조사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파키스탄에서는 도시 지역을 중심으로 천연가스 공급이 불안정해 LPG 실린더 사용이 광범위하게 이뤄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오래된 실린더 사용, 환기 부족, 가스를 잠그지 않은 채 밤을 지내는 관행이 겨울철 폭발 사고 위험을 키운다고 지속적으로 경고해 왔다.
한순간에 무너진 가족…유가족 깊은 슬픔
신랑의 부친인 하니프 마시는 이번 사고로 사실상 직계 가족 대부분을 잃었다. 그는 본채 옆 작은 방에서 잠을 자다 폭발음을 듣고 달려왔으나, 이미 집은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무너져 있었다고 전했다. 그는 새로 결혼한 아들과 며느리, 아내, 또 다른 며느리를 잃었고 딸은 중상을 입었다고 말했다.
유족 소하일 로미는 결혼 행렬이 토요일 밤 늦게 도착했으며, 일요일 오후에 추가 피로연이 예정돼 있었다고 전했다. 그는 밤새 가스가 잠기지 않은 상태였고, 아침에 누군가 성냥을 켜면서 폭발이 발생했을 가능성을 언급했다.
인근 주택까지 희생…기독교 공동체 장례 이어져
이번 폭발로 인접 주택에 살던 기독교인 형제 와심 마시와 나임 마시도 목숨을 잃었다. 이웃 주민에 따르면 당시 두 형제의 부친은 외출 중이었으며, 폭발 충격으로 지붕이 무너지면서 두 아들이 현장에서 사망했다.
희생자 6명은 사건 당일 저녁 이슬라마바드 H-8 지역 기독교 묘지에 안장됐고, 나머지 2명은 다음 날 장례가 치러졌다. 장례식에는 지역 교회와 기독교 공동체 인사들이 대거 참석해 유가족을 위로했다.
국가 지도자들 애도…가스 안전 관리 강화 촉구
국가 지도자들도 잇따라 애도의 뜻을 밝혔다. 셰바즈 샤리프 총리는 유가족에게 깊은 위로를 전하며 부상자들에게 최선의 치료를 제공하라고 지시했다. 아시프 알리 자르다리 대통령은 이번 사고를 “비극적이고 참담한 사건”으로 규정하고 가스 안전 규정의 엄격한 집행을 촉구했다. 모신 나크비 내무장관도 책임 규명과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