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전 쿠데타로 권력을 장악한 미얀마 군부가 주도하는 첫 총선거의 두 번째 순차 투표가 지난 11일 실시되었다. 이번 투표 지역 중 일부는 정부군과 반정부 세력 간의 내전이 격화된 곳으로, 불안정한 치안 속에서도 군부는 권력 합법화를 위해 선거 일정을 강행하고 있다.
전국 100개 지구에서 시작된 이번 투표는 사실상 군부의 계획대로 진행 중이다. 지난달 1차 투표에 이어 이번 2차 투표가 이어졌으며, 오는 25일 마지막 3차 투표가 예정되어 있다. 그러나 미얀마 전역 중 65개 지구는 치열한 교전으로 인해 투표 자체가 불가능한 상황이다. 총 664개 의석을 두고 치러지는 이번 선거는 양원 최대 의석 정당이 대통령을 선임하게 되지만, 국제사회는 이를 민주주의 회복으로 보지 않는 냉담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번 총선이 '그들만의 잔치'로 비판받는 핵심 이유는 군부의 기득권을 보장하는 헌법 구조에 있다. 미얀마 헌법은 군부에 양원 의석의 25%를 자동 할당하고 있어, 사실상 군부는 선거 전부터 전체 의석의 절반 가까이를 확보한 상태다. 이로 인해 이번 선거는 2021년 쿠데타를 형식적으로 정당화하려는 요식행위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잇따른다.
군사 정부가 발표한 유권자 수는 약 2,400만 명으로, 지난 2020년 선거 대비 35%나 급감했다. 그럼에도 군부는 1차 투표 당시 52%의 투표율을 기록했다며 선거가 성공적이라고 자평하고 있다. 이번 선거에는 57개 정당에서 4,800여 명의 후보가 출마했으나, 중앙 의회 의석을 다투는 정당은 6개에 불과해 사실상 군부 지지 세력 간의 내부 경쟁으로 흐르고 있다.
실제로 1차 투표 결과, 군부 지지 정당인 통합개발연맹(USDP)이 하원 경쟁 의석의 90%를 휩쓸며 영향력을 공고히 했다. 반면 민주화의 상징인 아웅산 수지 국가고문과 그녀가 이끌던 국가민주연합(NLD)은 선거에서 완전히 배제되었다. 수지 고문은 현재 27년 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며, NLD는 군부의 등록 요구를 거부했다는 이유로 2023년 강제 해산당했다.
쿠데타 이후 미얀마의 현실은 참혹하다. 저항 시위와 진압 과정에서 지금까지 7,600명 이상의 민간인이 살해되었고 2만 2,000명 이상이 투옥되는 등 심각한 인권 유린이 지속되고 있다. 이처럼 수많은 희생 속에 강행되는 총선은 분열을 심화시킬 뿐이며, 수지 고문의 석방과 진정한 민주적 절차가 전제되지 않는 한 미얀마를 둘러싼 혼란은 쉽게 종식되지 않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