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 사상가이자 소설가, 문학비평가로 20세기 지성사에 깊은 흔적을 남긴 C. S. 루이스의 사유를 ‘필사’라는 방식으로 만나는 책이 출간됐다. 는 루이스의 방대한 저작 가운데 신앙과 삶, 사랑과 인간 이해를 관통하는 문장 300여 편을 엄선해, 손으로 따라 쓰며 깊이 묵상하도록 구성한 명문 필사집이다.
이 책은 단순한 문장 모음집을 넘어, 읽는 이를 루이스와의 ‘대화의 자리’로 초대한다. <순전한 기독교>, <영광의 무게>, <헤아려 본 슬픔>, <예기치 못한 기쁨> 등 루이스의 대표 저작에서 발췌된 문장들은 짧지만 밀도 높은 통찰로 독자를 진리 앞에 세운다. “모든 그리스도인은 작은 그리스도가 되어야 한다”는 선언에서부터, 믿음의 진정성이 시험받는 순간을 ‘벼랑 끝의 밧줄’에 비유한 사유까지, 루이스 특유의 명징하고도 서정적인 문체가 그대로 살아 있다.
는 ‘쓰는 독서’의 힘에 주목한다. 저자는 손으로 문장을 옮기는 행위가 머리로만 이해하던 진리를 삶의 자리로 끌어오는 과정이라고 강조한다. 따라 쓰는 동안 독자는 신앙과 사랑, 고통과 은혜, 죄와 용서라는 주제 앞에서 자신을 돌아보고, 분주한 일상 속에서 놓치기 쉬운 질문들과 다시 마주하게 된다. 필사는 기록을 넘어 성찰이 되고, 문장은 점차 삶의 이정표로 자리 잡는다.
특히 이 책은 루이스가 일관되게 강조해 온 인간 이해를 선명하게 드러낸다. 인간은 본능적으로 무엇인가를 채우려는 존재이며, 그 갈망이 왜곡될 때 영혼은 ‘독일지라도 삼키게 된다’는 통찰은 오늘날의 소비 문화와 영적 공허를 정면으로 비춘다. 동시에 “우리를 하나님께 넘겨 드릴수록 우리는 더 자기다워진다”는 문장은 자아실현을 절대화하는 시대 담론에 대한 신학적 대안을 제시한다.
USA 투데이 베스트셀러로도 소개된 이 필사집은, 신앙의 깊이를 더하고 싶은 그리스도인뿐 아니라 루이스의 문학과 사상에 처음 입문하는 독자에게도 부담 없는 길잡이가 된다. 하루 한 문장씩 써 내려가며 읽는 동안, 독자는 지혜로운 친구와 동행하듯 루이스의 사유를 천천히 음미하게 된다.
는 빠르게 소비되는 말들 속에서, 오래 머물며 곱씹어야 할 문장의 가치를 다시 일깨운다. 손끝에서 시작된 사유가 마음에 새겨질 때, 루이스의 문장은 오늘을 살아가는 이들에게 여전히 유효한 신앙과 삶의 좌표가 된다.